위헌? 권한?…초유의 서면제청·재제청 ‘논란’ [뉴스in뉴스]

김우준 2026. 9. 3.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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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대법관 후보자 '서면 제청'과 '재제청 요구'를 둘러싸고 대법원과 청와대가 정면충돌하고 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낙점하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습니다.

그렇다고 대법관을 계속 공석으로 둘 수 없자, 대법원장으로선 '제청 의무'를 다하기 위해 서면 제청을 했다는 겁니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재제청을 거듭 요구하면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사실상 무효화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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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상 초유의 대법관 후보자 '서면 제청'과 '재제청 요구'를 둘러싸고 대법원과 청와대가 정면충돌하고 있습니다.

정치권 공방이 가세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회부 법조팀 김우준 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본격적인 쟁점을 짚어보기 전에, 이번 논란이 어떻게 시작된 건지부터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후보자 '서면 제청'이라는 게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시작은 지난달 18일이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낙점하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습니다.

그런데 그간의 관행과는 그 방식이 달랐습니다.

서류만 청와대로 보내는 이른바 '서면 제청'을 한 겁니다.

[앵커]

그간 해오던 관행은 어떤 거였죠?

[기자]

현행 헌법 체제에서 수많은 대법관 인선이 있었죠.

그동안은 대법원장이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물밑에서 사전 조율을 충분히 거친 뒤, 특정 후보자에 대한 공감대를 마련하고 직접 만나 '대면 제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 대면 과정이 완전히 생략된 겁니다.

[앵커]

조 대법원장은 왜 이런 선택을 한 거죠?

[기자]

대법원은, 그동안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와의 '협의'를 시도해왔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청와대가 원하는 인물과 대법원장이 제청하고자 하는 인물이 달랐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거죠.

그렇다고 대법관을 계속 공석으로 둘 수 없자, 대법원장으로선 '제청 의무'를 다하기 위해 서면 제청을 했다는 겁니다.

또 대법관 제청권이 헌법상 대법원장의 고유 권한인 만큼, '사전 합의' '대면 제청'이 법적 조건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앵커]

하지만 여권은 크게 반발하고 있죠.

[기자]

네, 여권은 '대통령 패싱'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대법원장이 노 전 대법관 자리를 반년 넘게 비워둔 것 자체가 문제인데, 사전 조율조차 없이 서면으로 통보한 건 사법 행정을 정치화한 직무유기이자 사법농단이라며 거센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앵커]

법적으로 따지면 어떤가요.

[기자]

헌법 제104조는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장은 제청권을, 대통령은 임명권을 갖고 있을 뿐 사전에 합의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밀실에서 후보자를 사전에 조율해오던 관례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앵커]

청와대가 결국 '재제청'을 요구하면서 갈등의 수위는 더 높아졌는데요.

[기자]

네 청와대는 노 전 대법관 후임을 '재제청' 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올렸던 후보군 중 손 후보자를 제외하고 남은 3명 중에서 신속히 다시 제청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손 후보자를 거부한 이유로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이라는 국민적 요청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이 다양성이라는 표현에 주목하면요,

기존 추천 후보 4명 가운데 유일한 여성 법관이 김민기 고법 판사인데요.

사실상 청와대가 1순위로 원했던 김 판사를 제청하라는 우회적 요구라는 해석이 나오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대법원장은 김 판사의 남편이 오영준 헌법재판관으로, 이해충돌 문제가 있어 제청할 수 없다는 입장인 거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이를 두고 또 여야가 맞붙었죠.

[기자]

네, 야당은 대통령이 원하는 인사를 올릴 때까지 퇴짜를 놓겠다는 식이라며 명백한 삼권분립 침해라고 비판했습니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재제청을 거듭 요구하면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사실상 무효화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앵커]

결국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로 공은 다시 사법부로 넘어왔습니다.

어떻게 될까요.

[기자]

조 대법원장이 검토할 수 있는 건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처음부터 새로 꾸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방안입니다.

현행 법원조직법상 추천위는 추천을 마치면 해산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인데요.

여기에 기존 후보들 또한, 손 후보자가 제청되면서 '후보 자격'이 끝났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다만 추천위를 다시 꾸리고, 검증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해서, 이미 반년 넘게 이어진 대법관 공석이 더 길어지는 부담이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청와대 요구대로 기존 후보 3명 가운데 제청하는 방안입니다.

갈등을 신속히 봉합하고 재판 공백을 빠르게 메울 수 있겠지만, 대법원장의 제청 권한 등에 대한 논란도 남길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조 대법원장, 언제쯤 결정을 내릴까요.

[기자]

당초 조 대법원장은 검토 뒤 이번주 중에 그 결과를 알리겠다고 했는데요.

지난 월요일 부친상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조 대법원장의 출석을 압박하던 국회 법사위 긴급현안질의도 취소됐고, 여야 공방도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다만, 장례 절차가 끝났고, 조 대법원장은 오늘부터 다시 업무에 복귀했습니다.

오늘 출근길에 '재제청에 대한 입장' 등을 묻는 질문에 그간 경과를 들어보고, 공식적인 입장을 내겠다고 답했습니다.

조 대법원장이 입장을 내놓는 순간 '2라운드'가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김우준 기자 수고했습니다.

촬영기자:선상원/영상편집:신선미 강지은/그래픽:조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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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준 기자 (universe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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