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위성락 “中 ‘두 국가’ 표현은 北의 입장…필요한 조치 다 했다”

강윤서 기자 2026. 9. 3. 11:4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최근 중국 외교부 발표문에 등장한 '한·조(한국과 북한) 두 국가' 표현과 관련해 "두 국가론은 우리 정부 입장이 아니라 북한의 입장"이라며 "중국 정부에 필요한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최근 방한 당시 조현 외교장관과 만나 남북관계를 이례적으로 '두 국가'로 언급하고 중국 발표문에도 해당 표현이 잇따라 담기자, 한국 정부의 입장을 중국 측에 제기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위 실장은 시사저널에 "중국 측 보도자료에 두 국가 또는 두 국가와 유사한 표현이 나왔다"며 "두 국가론은 우리 정부 입장이 아니고 북한의 입장이므로 우리 정부가 중국 정부에 제기하고, 해야 할 필요한 조치를 다 했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中, 왕이 방한 당시 이례적 ‘두 국가’ 명시…안보실 “우리 입장 아냐”
위성락 “중국 측에 필요한 조치”…표현 정정 요청 여부 등엔 말 아껴
외교부 “中 표현 주시 중”…정동영 ‘평화적 두 국가’ 논란 속 입장차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4월23일 베트남 하노이 한 호텔의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최근 중국 외교부 발표문에 등장한 '한·조(한국과 북한) 두 국가' 표현과 관련해 "두 국가론은 우리 정부 입장이 아니라 북한의 입장"이라며 "중국 정부에 필요한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최근 방한 당시 조현 외교장관과 만나 남북관계를 이례적으로 '두 국가'로 언급하고 중국 발표문에도 해당 표현이 잇따라 담기자, 한국 정부의 입장을 중국 측에 제기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3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19일 왕 부장의 방한 후 중국 외교부가 '한·조 두 국가'라는 표현을 쓴 것 관련해 외교당국 간 필요한 소통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위 실장은 시사저널에 "중국 측 보도자료에 두 국가 또는 두 국가와 유사한 표현이 나왔다"며 "두 국가론은 우리 정부 입장이 아니고 북한의 입장이므로 우리 정부가 중국 정부에 제기하고, 해야 할 필요한 조치를 다 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측에 항의 또는 표현 정정 요청 여부 등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위 실장은 왕 부장이 방한 당시 자신과의 면담에서도 남북 두 국가 표현을 언급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 같은 주장은 야권 일각에서 제기됐다. 아울러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왕 부장이 지난달 20일 위 실장과 가진 전략대화에서 "한반도가 한국과 북한 양국이 평화 공존하고, 최종적으로 한반도의 정전 평화 메커니즘 전환과 장기적인 안정을 실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외교당국에서는 중국의 이번 '두 국가' 언급에 대한 대응을 두고 미묘한 온도차도 감지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통화에서 "중국 측이 (두 국가)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서 우리 측이 별도로 설명하는 것은 자제하고자 한다"면서도 "중국 측의 관련 표현 사용에 대해선 계속 주시 중"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 공존을 위한 일관된 노력을 지속해 나가면서 한반도 문제 관련 한중 간 전략적 소통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측은 지난달 중국 외교부의 발표문이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중국 측이 '두 국가' 표현을 사용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과거에도 사용한 적이 있다"며 "중국의 표현이 북한의 '두 국가론'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은 과거에도 상황에 따라 '한조(남북)' '조한(북남)' '양국' 등의 표현을 사용한 적이 있다. 이번 중국 측 표현이 곧 북한의 두 국가론을 인정하려는 기조라고 해석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중국 외교 사령탑이 한국 외교 사령탑과 대면한 자리에서 남북 관계를 '별개 국가'라고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19일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왕 부장이 이날 조 장관과 만나 "한국과 조선(북한) 두 국가가 공존의 기회를 따라가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자국의 근본적인 이익에 따라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방식으로 외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8월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악수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두 국가론 띄운 정동영, 中에 빌미 제공 논란도

중국 측은 그동안 공식 회담이나 대변인 논평 등에서 한반도 문제를 언급할 때 '관련 모든 당사자' '쌍방' '남북 양측' '한·조(북한) 관계' 등의 표현을 주로 써왔다.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공동성명 제5항에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한반도가 조기에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이 한민족의 염원임을 존중하고, 한반도가 한민족에 의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나와 있다. 이는 중국이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우리 헌법이 남북을 '통일 지향' 관계로 규정한 것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혀온 근거로 활용됐다.

대한민국 헌법은 제3조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4조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명시돼 있다. 반면 북한은 지난 3월 헌법에 남북 간의 휴전선을 사실상 '국경선'으로 설정하는 영토 조항을 신설하고, '통일' 관련 조항과 표현은 삭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3년 말부터 제시한 남북 '두 국가 관계' 노선을 명문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김 위원장이 예고했던 '제1적대국' 등 적대적 표현은 헌법에 담기지 않았다.

최근 두 국가론 논쟁이 새 국면을 맞은 건 정동영 통일장관이 '평화적 두 국가'를 주장하면서다. 지난 5월 발간된 이재명 정부 첫 '2026 통일백서'에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관계' 주장에 대해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두 국가관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통일부의 입장이 담겼다. 또 "남북이 사실상 두 국가로 존재한다는 현실을 고려"하고,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관계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적혔다. 이에 정 장관은 "각각의 주권국가는 맞는데 남과 북의 관계는 국가 간의 관계가 아니라는 관계성을 정돈한 것"이라고 했지만, 헌법을 무시하고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를 동의하는 취지를 담은 것 아니냐는 야권의 비판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왕 부장이 전례없이 남북관계를 '별개 국가'라고 언급한 배경에는 사실상 통일부가 그 빌미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중국이 그동안 자국 내에서 일방적으로 '두 국가'를 사용한 것과 한국 정부를 마주한 공식 회담에서 해당 표현을 거론한 것은 엄연히 무게가 다르다는 것이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지난달 회담 성명에 대한 표현이 그대로 명시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표현 정정을 요구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위 실장이 이번 사안을 두고 "두 국가론은 북한의 입장이고 중국 정부에도 필요한 조치를 했다"고 밝힌 것은 두 국가론에 명확히 선을 그겠다고 재차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앞서 위 실장은 지난해 정 장관이 '평화적 두 국가론'을 정부 입장이라고 주장했을 당시에도 "남북 관계는 통일될 때까지 잠정적인 특수관계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히며 두 국가론에 반대 입장을 펼쳤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