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일본 투자 검토" 최태원…4000억 투입 SK 첫 현지 투자법인은 청산 수순

김종성 기자 2026. 9. 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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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일본에서의 신규 투자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정작 SK그룹이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처음 설립했던 현지 전담 투자법인은 대규모 손실을 낸 채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신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SK그룹이 2021년 설립한 첫 일본 투자 전담 법인 'SK 재팬 인베스트먼트(SK Japan Investment)'는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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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투자전문 일본법인' SK재팬 인베스트먼트, 사명 바꿔 해산
1400억 투입 친환경 유니콘 TBM 투자 실패…1500억대 손절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달 31일 일본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제15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일본에서의 신규 투자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정작 SK그룹이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처음 설립했던 현지 전담 투자법인은 대규모 손실을 낸 채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신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SK그룹이 2021년 설립한 첫 일본 투자 전담 법인 'SK 재팬 인베스트먼트(SK Japan Investment)'는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이 법인은 본격적인 청산에 앞서 '로카캐피탈(Roca Capital)'로 사명을 변경했다. 자산 정리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최종 소멸할 예정이다.

로카캐피탈(옛 SK 재팬 인베스트먼트)은 2021년 SK그룹이 일본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친환경 사업 투자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세운 첫 현지 전담 투자법인이다. 설립 당시 지주사인 SK㈜와 SKC, 이후 합병·매각 절차를 밟은 SK머티리얼즈와 SK실트론 등 4개 계열사가 각각 1000억원씩 총 4000억원을 출자했다. 이후 SK머티리얼즈가 지주사에 흡수합병되면서 현재 지분은 SK(주)가 50%, SKC와 최근 두산으로의 매각이 결정된 SK실트론이 각각 25%를 보유하고 있다.  

로카캐피탈의 대표적인 투자처는 일본의 친환경 신소재 유니콘 기업으로 주목받았던 'TBM'이었다. TBM은 석회석을 주원료로 플라스틱 대체 소재인 '라이멕스(LIMEX)'를 개발하는 벤처기업이다. 로카캐피탈은 2021년 TBM 지분 약 13.3%를 확보하기 위해 1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둔화와 신소재 상용화 지연 등으로 실적 악화가 이어지면서 추진했던 도쿄 증시 상장도 요원하다. 결국 로카캐피탈은 지난해 보유 중이던 TBM 지분 13.3%를 전량 처분하며 투자 실패를 공식화했다.

로카캐피탈은 법인 해산에 앞서 단계적인 청산 수순을 밟아왔다. 일반적인 법인 청산 절차와 마찬가지로 본격적인 해산 전에 유상감자를 단행해 덩치를 줄인 뒤 남은 자산을 정리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번 유상감자는 그동안 출자했던 SK㈜, SKC 등 주주 계열사들에게 잔여 자본금을 돌려주기 위해 진행됐다.

다만 투자 실패로 인해 원금 회수는 불가능했다. SK그룹 계열사들은 TBM 지분 투자 실패분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 자산만 유상감자 형태로 돌려받았다.

각 사별 회수 현황을 보면, 2000억원을 출자했던 SK㈜는 유상감자와 잔여 지분 처분 등을 통해 약 1235억원을 회수하는 데 그쳐 약 76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1000억원씩을 투입했던 SKC와 SK실트론 역시 각각 약 618억원가량만 회수하고 약 382억원씩의 손실을 장부에 반영했다.

결과적으로 SK그룹은 일본 전담 투자법인에 투입한 총 4000억원 중 약 153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안고 사업을 접게 됐다.

일본 투자법인의 청산은 SK그룹이 수년 전부터 강도 높게 추진 중인 '리밸런싱(구조조정)' 작업의 일환이다. 과거 공격적으로 늘려왔던 해외 투자 중 성과가 저조하거나 비핵심으로 분류된 자산을 속도감 있게 정리해 왔다. 이를 통해 확보한 현금을 반도체·AI 등 핵심 신성장 동력에 재투입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최태원 회장은 일본 현지 기업들과의 협력과 투자 검토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법인 청산은 과거의 투자 실패를 확실히 털어내고 체질 개선을 이루기 위한 '선제적 손절' 조치로 풀이된다.

SK 관계자는 "로카캐피탈은 SK그룹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투자한 일본 투자법인이다. 해외 투자법인은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많다"며 "청산 결정은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과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 작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종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