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350곳 지방이전 확정.. '주거·교육·생활대책' 과제
지역 대학·산업 연계 강화…공공기관이 성장 거점으로
주거·교육·의료 지원 확대…지방 정착 기반 확충
기관 이전만으론 한계…지역 일자리·인재 정착이 관건
[지데일리] 수도권에 몰려 있던 공공기관 350여 곳의 지방 이전이 다시 본격적인 속도를 낸다.

정부가 올해 4분기까지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을 확정하고 2027년부터 선도 이전에 착수하기로 하면서 지역 균형발전 정책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중앙행정기관도 2027년 상반기부터 세종시 이전을 추진할 예정이어서 수도권 집중을 완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핵심 방향은 수도권 잔류 기관을 최대한 줄이고 기능이 연관된 기관을 기존 혁신도시에 집적하는 것이다. 기관을 여러 지역에 흩어 배치하기보다 업무 연계성이 높은 기관을 한곳에 모아 지역 산업과 대학, 연구기관의 협력 기반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지역인재 채용을 확대하고 지역 대학과의 산학연 협력을 강화해 이전 기관이 지역 경제의 성장 거점으로 자리 잡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주 여건 개선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공공기관 직원과 가족이 지방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교통·교육·의료·문화 시설을 확충하고 주거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먼 지역으로 이전하는 직원에게는 이전 거리에 따른 우대책이 검토되며, 원거리 우대수당은 2년간 월 최대 20만원, 조기 이전 수당은 2년간 월 최대 50만원 수준이 거론됐다. 이주 비용과 이사비 지원 확대, 자녀 교육과 돌봄 지원책도 마련될 전망이다.
이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청사 건립을 기다리지 않고 민간 건물을 임차하는 방식도 활용된다. 반면 검찰청과 경찰청처럼 별도 청사가 필요한 기관은 신축 이후 이전을 추진할 예정이다. 중앙행정기관 가운데서는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대검찰청, 경찰청 등이 우선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기관별 업무 특성과 준비 상황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이동하면서 행정 공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지방 이전이 곧바로 지역 균형발전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과거 혁신도시에서도 기관 이전 이후 가족 동반 이주율, 생활 인프라 부족, 지역 내 소비와 고용 효과의 한계 등이 과제로 지적됐다.
기관만 옮기고 직원과 가족이 수도권에 머문다면 인구 분산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전 기관과 지역 대학·기업의 협력 체계가 형식에 머물거나 지역인재 채용이 충분히 늘지 않는 점도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특히 지역별 배정 기준과 기관 선정 과정에서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어느 지역에 어떤 기관이 배치되느냐에 따라 경제적 파급력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전 숫자와 속도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기관의 기능, 지역 산업 구조, 대학 역량, 인구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수도권 집중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완화할 중요한 정책 수단으로 평가된다. 다만 성패는 이전 기관의 숫자보다 지방에서 얼마나 지속 가능한 일자리와 생활권을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에 기관 건물을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인재와 기업, 대학, 가족이 함께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향후 정책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