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우회하세요”… 중동 ‘핵심 석유 수송로’ 노리는 시리아

김송이 기자 2026. 9. 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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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시리아의 항구가 새로운 우회 석유 수송로로 주목받고 있다. 지중해와 맞닿은 지리적 이점을 내세운 시리아는 자국을 안정적인 육상 석유 수송로이자 호르무즈 해협의 대안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자 이라크 석유 수출업자들이 해협을 우회하는 수송로를 시험하기 시작한 것이다.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시리아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육상 수송로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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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접한 시리아, 유럽 수출 관문 부상
호르무즈 막히자 바니야스行 트럭 운송
美·佛 기업 참여한 대규모 송유관 추진
IS 테러 등 안보 위험 해결이 관건

이란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시리아의 항구가 새로운 우회 석유 수송로로 주목받고 있다. 지중해와 맞닿은 지리적 이점을 내세운 시리아는 자국을 안정적인 육상 석유 수송로이자 호르무즈 해협의 대안으로 홍보하고 있다.

지난 5월11일(현지 시각) 이라크에서 출발해 시링ㅏ 바니야스 석유 터미널로 향하는 유조차들이 시리아 카미실리에 도착했다. / 로이터=연합

2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시리아는 국제 제재 해제와 페르시아만에서 계속되는 전쟁을 기회로 삼을 태세”라며 “시리아는 지중해에 위치한 바니야스 항구를 통해 유럽으로의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으며, 이미 여러 국가 정부와 에너지 공급업체들이 관련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이라크 남부 정유시설과 시리아 바니야스 항구를 오가는 트럭 운송이 시작됐다.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자 이라크 석유 수출업자들이 해협을 우회하는 수송로를 시험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도 페르시아만에서 생산된 석유를 실은 약 5000대의 대형 트럭이 밤낮으로 사막을 가로질러 지중해를 향하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도 지난 7월 “불과 몇 달 만에 시리아는 중동 전체 연료유 수출량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로 변모했다”며 “시리아는 이라크에서 오는 에너지 수송의 관문으로 점점 더 인식되고 있으며, 특히 이란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요 해상 통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원유 송유관 건설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시리아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육상 수송로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트럭에 의존하는 수송 체계를 대규모 송유관으로 대체해 시리아를 중동의 주요 석유 수출 통로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송유관 운영을 맡게 될 국영 시리아석유공사는 미국 석유기업 셰브론과 프랑스 토탈에너지, 시리아·카타르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이달 최종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카타르도 이 사업에 관심을 보이면서, 송유관을 카타르까지 연장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서 시리아 바니야스 항구로 이어지는 육상 운송로 / 그래픽=챗GPT

미국도 시리아를 통한 석유 수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서 시리아 바니야스까지 하루 최대 200만배럴의 원유를 수송할 수 있는 셰브론 주도의 새 송유관 건설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송유관은 현재 연료유를 실은 트럭들이 사막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것과 비슷한 경로를 따라 건설될 예정이다.

약 57억달러가 투입되는 1000마일(약 1600㎞) 길이의 송유관 건설에는 최소 2년 반이 걸릴 전망이다. 송유관이 완공되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해상 운송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석유 수출국들이 운송 경로를 다변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WP는 전했다.

백악관이 시리아·이라크 고위 관리들과 함께 송유관 프로젝트를 공개했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특사인 톰 바라크는 성명을 통해 이 프로젝트가 호르무즈 해협을 “뒷전으로 미뤄두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시리아를 통한 우회 수송에도 위험 요소가 있다.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진 뒤 시리아 정세가 과거보다 안정됐지만, 아흐메드 알샤라 대통령이 아직 국토 전역에 대한 통제력을 완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리아에서는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의 산발적인 테러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송유관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라크 서부 지역도 통과해야 한다.

미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의 객원 연구원이자 에너지 전문가인 가브리엘 미첼은 “모든 종류의 송유관 인프라에 대한 물리적 보안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유관이 무장세력의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이 사업이 향후 30년을 내다본 장기 투자라는 점도 강조했다.

아흐마드 쿠바지 시리아석유공사 부사장은 컨소시엄이 드론을 비롯한 첨단 감시 기술을 활용해 송유관을 보호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미국도 안보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매일 5000대의 트럭이 이라크에서 이곳으로 오고 있지만 지금까지 보안 사고는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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