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 하차로 숨돌린 ‘중증’, ‘승산’은 ‘디어엠’ 되나[스경연예연구소]

[스포츠경향 김원희 기자] 하영 품은 ‘승산 있습니다’가 승부를 볼 기회를 얻을까.
배우 하영의 증조부 친일 논란이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SBS 새 드라마 ‘승산 있습니다’와 달리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는 한숨 돌렸다.
지난 1일 넷플릭스는 “배우의 입장을 존중해 하영은 ‘중증외상센터’ 후속편에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영은 지난달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4대째 의사 집안이라는 가족사를 소개했다. 이후 해당 증조부가 일제강점기 의사로 활동한 안상호로 알려졌고, 그가 친일 단체인 대정친목회 평의원으로 활동했다는 사실 등이 밝혀지면서 친일 행적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했다.

논란 초반 증조부의 친일 의혹을 부인했던 하영은 이내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됐다. 증조부의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사죄한다”고 전했으나,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하영의 가족사 관련 내용이 계속 파묘 되면서 논란은 번졌고, 이는 하영의 활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하영이 주연으로 참여한 SBS ‘승산 있습니다’와 시즌2·3 출연이 예정됐던 ‘중증외상센터’의 행보에 시선이 쏠렸다. 당시 ‘승산 있습니다’는 이미 촬영이 진행된 상황이었고, ‘중증외상센터’는 후속편 촬영을 앞둔 단계였으나, 시청자들의 하차 요구가 빗발쳤다.

결국 ‘중증외상센터’는 하영의 하차로 원성을 피하게 됐으나, ‘승산 있습니다’는 “사안의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만 반복하며, 하영의 출연을 그대로 이어가 촬영 막바지에 들어섰다.
촬영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배우 교체나 대규모 재촬영을 결정하기 쉽지 않았을 터다. 그러나 재촬영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자 떠안게 된 것은 편성 문제다.
‘승산 있습니다’는 2027년 상반기 방송 예정작이다. 하지만 친일 문제는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씻어지지 않을 논란이다. 더불어 하영이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편집을 통해, 혹은 해가 바뀐다고 해서 편성 부담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보기 어렵다.

이에 ‘승산 있습니다’가 ‘디어엠’처럼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디어엠’은 2021년 2월 KBS에서 첫 방송을 앞두고 있었지만, 주연 배우 박혜수를 둘러싼 학교폭력 의혹이 제기되면서 방송 편성이 무기한 연기됐다.
사전 제작된 작품이었지만 시청자들의 반발이 커졌고, ‘디어엠’은 4년여간 표류했다. 일본에서는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2022년 공개되기도 했으나, 국내에서는 눈치 보기 끝에 지난해 4월 KBS Joy를 통해 처음 방송한 후 같은 해 7월 KBS2 수목드라마로 다시 편성됐다.
tvN 개국 20주년을 맞아 제작된 ‘두 번째 시그널’ 역시 애초 올해 상반기 방영 예정이었으나, 주연 배우인 조진웅의 소년범 등 과거사 논란으로 편성이 보류된 상태다. 오는 11월에 편성 확정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tvN 측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런 전례가 있음에도 ‘승산 있습니다’가 하영의 출연을 유지하면서, 작품의 완성과 별개로 또 다른 과제를 안게 됐다. 벌써 보이콧 목소리가 있는 만큼, 예정대로 방송된다면 비난을 정면으로 감수해야 한다.
편성을 미룬다고 해도, 친일 논란이 몇 년 안에 잠잠해질 문제인지 의문이다. 그렇게 되면 케이블이나 비인기 시간대로 조용히 ‘도둑 편성’ 할 수밖에 없는데, 이번 작품으로 ‘SBS 연기대상’ 3관왕을 노리던 주연 배우 이제훈에게는 수치가 아닐 수 없다.
OTT 플랫폼을 통한 해외 진출을 노린다고 해도, 이 또한 비난을 피해가기는 어렵다. 현재 일본 넷플릭스에서 하영의 출연작 하이라이트를 공개하면서 대중의 분노가 뜨거운 만큼, OTT 전략은 논란을 다시 들끓게 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하영의 출연 여부가 변하지 않는 이상, 진퇴양난이다. 어떤 선택지든 오답인 상황, 향후 SBS의 편성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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