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부발전 노조 “두 번의 사고, 직원들 트라우마…태안 IGCC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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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은 한때 석탄으로 가스를 만들어 발전하는 꿈의 설비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직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피 시설이 됐습니다."
김동규 한국서부발전노동조합 중앙위원장은 최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충남 태안 IGCC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기존 직원들이 IGCC 근무를 꺼리다 보니 신입이나 저연차 직원, 다른 사업소에서 태안으로 이동한 직원들이 배치되는 경우가 있다"며 "두 차례 사고를 겪은 설비에 경험이 부족한 직원들이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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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화탄소 누출 위험 있어…누출 지점 즉각 파악 어려워”
잔존가치 8000억원·내용연수 20년…노조 “정부가 결단해야”

“태안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은 한때 석탄으로 가스를 만들어 발전하는 꿈의 설비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직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피 시설이 됐습니다."
김동규 한국서부발전노동조합 중앙위원장은 최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충남 태안 IGCC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에는 IGCC에서 근무한 익명의 서부발전 관계자도 함께했다.
노조는 2023년 1월과 지난해 12월 두 차례 발생한 폭발 사고 이후 현장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졌으며 IGCC 근무를 기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IGCC는 처음 도입될 당시만 해도 가스화를 통해 단순 석탄발전보다 청정한 발전 방식으로 탈석탄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책임질 수 있는 기술로 기대를 받았다"며 “그러나 국내에 운영 경험과 기술 노하우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실증과 상업운전을 거치면서 크고 작은 시행착오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두 차례 폭발에 무너진 신뢰…“IGCC 근무 원하지 않아"
하지만 최근 들어 안전 문제가 반복됐다. 2023년 1월 첫 폭발 사고가 발생했고 지난해 12월 다시 폭발 사고가 발생해 협력업체 직원 2명이 화상을 입었다. 두 번째 사고 이후 IGCC는 지금까지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두 차례의 폭발은 직원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았다고 김 위원장은 주장했다.
그는 “사고가 난 뒤 '그 시간에 내가 감독 업무를 했을 수도 있었다'고 이야기한 직원들이 적지 않았다"며 “사람이 언제든 오갈 수 있는 공간에서 폭발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가 직원들에게 큰 충격이었다"고 밝혔다.
익명의 관계자는 “특히 IGCC에서 1~5년가량 실제 근무해 설비를 경험한 직원들은 다시 IGCC에서 근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국내에서 IGCC를 운영하는 곳이 태안밖에 없어 다른 사업소에서 관련 경험자를 데려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저연차 직원들이 IGCC에 배치되는 상황을 문제로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기존 직원들이 IGCC 근무를 꺼리다 보니 신입이나 저연차 직원, 다른 사업소에서 태안으로 이동한 직원들이 배치되는 경우가 있다"며 “두 차례 사고를 겪은 설비에 경험이 부족한 직원들이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폭발 사고가 대형 사고로 확대될 가능성도 우려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IGCC에는 공기분리장치(ASU)와 고압 산소 관련 설비가 있는데, 당시 폭발이 이 설비 인근에서 발생하지 않은 것도 굉장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사고가 이곳까지 영향을 미쳤다면 단순한 사고를 넘어 대형 참사로 번질 수 있다는 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현장 직원들이 화재와 함께 우려하는 부분은 합성가스 누출 가능성이다. 합성가스에는 일산화탄소(CO)가 포함돼 있다. CO는 색깔과 냄새가 없어 사람이 누출 여부를 곧바로 인지하기 어렵다.

안전 때문에 멈추자니 8000억원 부담…노조도 회사 '딜레마' 공감
다만 IGCC를 당장 폐지하기는 게 쉽지 않다는 회사 입장에 노조도 공감했다. 노조가 추산하는 IGCC의 회계상 잔존가치는 약 8000억원이다. 내용연수도 약 20년 남아 있어 지금 폐지할 경우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터뷰에서 회사를 걱정하는 이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이들은 이번 사안을 서부발전의 책임으로 돌리기보다 IGCC를 둘러싼 구조적인 문제가 공론화돼 합리적인 해법이 마련되기를 바랐다.
김 위원장은 “회사가 안전 문제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며 “그러나 지금 폐지하면 약 8000억원의 잔존가치를 처리해야 하고 이는 회사의 재무상태와 경영평가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부발전은 지난해 말 IGCC 폭발 사고 여파로 약 90억원을 연결 재무제표상 손상차손으로 반영했다. 이날까지 IGCC 발전량은 없는 상태다. 서부발전은 내년 말 정상화를 목표로 설비 상태진단과 건전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진단 결과에 따라 보강 작업과 시운전, 안전성 검증을 거칠 예정이다.
노조는 IGCC가 애초 정부 주도의 실증사업으로 추진된 만큼 재가동 또는 폐지 여부를 발전사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회사가 단독으로 '위험하니 폐지하겠다'고 결정하면 수천억원의 손실과 경영평가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는 구조"라며 “누구도 쉽게 폐지를 결정할 수 없다. 그렇다고 직원들에게 안전하게 운영할테니 다시 현장 근무를 요구하는 것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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