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열어놓고 사지 말라?"…석 달 만에 거래 92% 날린 규제 [증시는 왜]

최두선 2026. 9. 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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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주가에 두 배로 베팅할 수 있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석 달 만에 급격히 얼어붙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지난 7월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9629억원으로 집계됐다.

규제 강화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가 급감하면서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급 변동성을 키웠던 리밸런싱 압력도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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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일평균 거래 11.7조→1조
3000만원 예탁금·3시간 교육에 5일 모의거래까지
코스피가 전날 대비 273.08p(3.99%) 하락한 6562.72로 마감한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돼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주가에 두 배로 베팅할 수 있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석 달 만에 급격히 얼어붙었다. 하루 평균 10조원이 넘던 거래대금은 1조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앞다퉈 상품을 사들이던 개인투자자들은 매도세로 돌아섰다.

■규제 이후 거래대금 91.8% 급감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지난 7월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9629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품 상장일인 5월 27일부터 규제 강화 직전인 7월 30일까지의 하루 평균 11조6787억원과 비교하면 91.8% 급감했다.

하루 거래 규모는 더 가파르게 줄었다. 규제 강화 첫날인 7월 31일 3조1518억원으로 내려앉은 뒤 지난달 28일 5370억원, 이달 1일에는 4364억원까지 감소했다. 6월과 7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각각 11조4251억원, 12조2735억원에 달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개인투자자의 움직임도 정반대로 돌아섰다. 개인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상장된 5월 27일부터 규제 강화 직전인 7월 30일까지 관련 ETF 16종을 15조2876억원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 관련 상품을 9조9365억원, 삼성전자 관련 상품을 5조3511억원어치 사들였다. 이후 규제 강화와 맞물려 개인 수급은 순매도로 돌아섰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 신규 투자하는 개인 일반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높였다. 사전교육도 기본교육 1시간과 심화교육 2시간 등 총 3시간을 이수하도록 했다.

여기에 지난달 19일부터 모의거래까지 의무화했다. 신규 투자자는 총 5거래일 이상, 거래일별 1시간 이상, 총 5시간 이상 모의거래를 해야 실제 투자가 가능하다. 가상 투자금으로 레버리지 상품을 직접 사고팔면서 기초자산이 횡보하더라도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음의 복리효과를 체험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예비투자자가 해당 효과를 온전히 체험하고 투자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모의거래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지금은 상품을 허용해 놓고 거래는 사실상 막는 모양새"라며 "위험을 감수할지 판단하는 것까지 당국이 대신하는 게 맞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 주식시장 정상화를 위한 모임이 설치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폐지를 촉구 근조화환이 설치돼 있다. 뉴스1 제공

■거래 급감한 레버리지 ETF…변동성도 줄어들까
규제 강화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가 급감하면서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급 변동성을 키웠던 리밸런싱 압력도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7월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리밸런싱에 따른 순매도 규모는 6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추산됐다.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200 내 합산 시가총액 비중이 55%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반도체주가 흔들리자 ETF의 기계적인 매도 물량도 크게 늘어났다.

단일종목 ETF의 영향은 더 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리밸런싱은 5월 27일부터 6월 말까지 각각 3000억원, 2조1000억원 순매수였지만 7월 1~30일에는 각각 4조2000억원, 10조2000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한 달 동안 두 종목에서만 14조4000억원의 리밸런싱 순매도가 발생했다.

문제는 레버리지 ETF가 주가 하락기에 매도 물량을 추가로 내놓는 구조라는 점이다. 반대로 규제 이후 거래대금과 운용자산이 줄어들면 같은 폭의 주가 조정이 발생하더라도 리밸런싱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매 규모는 이전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 위축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단기 수급 변동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쏠림은 여전히 변수다"라면서 "국내 상장 레버리지·인버스 ETF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섹터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은 운용자산(AUM) 기준 절반에 달한다. 향후 반도체주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경우 관련 ETF의 리밸런싱이 현·선물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재차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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