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년' 가는 반도체 온실가스, KAIST·삼성전자 공동 연구진이 잡았다

조형준 2026. 9. 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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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기사

'무질서의 힘'으로 6천 배 강력한 온실가스 잡는다
KAIST·삼성전자 공동 연구진, 반도체 온실가스 CF₄ 분해할 고성능·장수명 촉매 개발

사불화탄소(CF₄)를 효율적으로 없앨 수 있는 촉매 개발에 성공한 국내 연구진(AI 생성 이미지)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최민기 교수 연구팀이 삼성전자 연구진과 함께 반도체 건식 식각 공정에 쓰이는 강력한 온실가스인 사불화탄소(CF₄)를 장기간 고효율로 없앨 수 있는 혁신적인 촉매를 개발했습니다.

사불화탄소(CF₄)는 반도체 건식 식각 공정에 널리 사용되는 과불화탄소계 화합물입니다. 자연적으로 거의 분해되지 않으며, 이산화탄소보다 6,000배 이상 높은 지구온난화지수와 약 5만 년의 대기 수명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따라서 반도체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공정에서 발생한 CF₄를 대기 중으로 방출하기 전에 효과적으로 분해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혀 왔습니다.

◆ '무질서의 힘'으로 촉매 부식과 변형 극복

반도체 현장에서는 수증기와 고온을 활용해 CF₄를 분해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화수소(HF)와 수분이 촉매를 부식시켜 성능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작은 입자들이 뭉쳐 덩어리가 되면 표면적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연구팀은 여러 금속 원자를 균일하게 섞어 구조를 안정화하는 '엔트로피 안정화' 원리를 도입했습니다. 알루미늄, 아연, 갈륨, 니켈, 코발트 등을 알루미네이트 결정구조 안에 골고루 섞어 가혹한 환경에서도 변형되지 않는 고내구성 촉매를 완성했습니다.
반도체 온실가스인 사불화탄소(CF₄)를 안정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촉매 개발

◆ 기존 대비 뛰어난 분해 성능과 내구성 입증

새롭게 개발된 엔트로피 안정화 알루미네이트 촉매는 기존 알루미나 촉매보다 CF₄ 분해 활성이 약 2.3배 뛰어납니다. 특히 800도의 고온에서 150시간 동안 진행된 가혹 조건 테스트에서 기존 촉매의 전환율은 93%에서 48%까지 급감한 반면 신규 촉매는 98%에서 92%로 높은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장기 사용 가능성을 증명했습니다.

◆ 세계 최초로 규명한 CF₄ 분해 반응 메커니즘

연구팀은 산소 동위원소 추적 기법을 활용해 CF₄의 분해 과정을 실험적으로 밝혀냈습니다.

촉매가 자체 구조 속 산소를 이용해 CF₄를 먼저 분해하고, 주변의 수증기가 소모된 산소 자리를 다시 채워주는 일종의 '산소 충전 시스템'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론으로만 제시되던 분해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실증한 것입니다.

이번 성과는 고성능과 장수명을 동시에 충족하는 새로운 촉매 설계 기준을 마련했으며, 향후 다양한 반도체 공정가스 저감 기술로 확장될 것으로 기대를 모읍니다. 특히 산업적으로 수분과 불소가 공존하는 가혹한 반도체 배출가스 환경에서도 촉매의 장기 성능을 유지함으로써 촉매 교체 주기와 설비 정지 시간을 줄이고, 유지관리 비용과 폐촉매 발생량을 감소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사진=KAIST)

조형준 취재 기자 | brotherjun@tj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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