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 수십년 제재 버텨”…美 ‘이란 돈줄 죄기’ 실효성 의문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2026. 9. 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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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의 돈줄을 끊기 위한 초강력 경제 압박 작전에 나섰지만, 북한과 러시아, 쿠바, 베네수엘라 등의 전례를 볼 때 이란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 시간) '미국의 대이란 경제적 디데이가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란 기사에서 권위주의 정권들이 폭력과 경제적 적응, 정치적 탄압 등을 통해 수년, 때로는 수십 년간 서방의 경제적 압박을 견뎌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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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의 돈줄을 끊기 위한 초강력 경제 압박 작전에 나섰지만, 북한과 러시아, 쿠바, 베네수엘라 등의 전례를 볼 때 이란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 시간) ‘미국의 대이란 경제적 디데이가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란 기사에서 권위주의 정권들이 폭력과 경제적 적응, 정치적 탄압 등을 통해 수년, 때로는 수십 년간 서방의 경제적 압박을 견뎌왔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이란에 막대한 경제적 고통을 가하더라도 정권의 양보나 협상 복귀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단 지적이다.

● “北 주민들, 위기 대응 능력은 세계 최고”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이란을 상대로 ‘경제적 왕따 작전(Operation Economic Outcast)’을 개시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고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정권을 지탱하는 경제적 생명줄을 끊겠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를 미국이 적대국을 상대로 벌인 사상 최대 규모의 금융 공세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WSJ는 제재가 경제 활동을 지하로 밀어내 암시장을 키우고, 권위주의 지도자들이 외부 압박을 내부 결속에 활용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란 역시 수십 년간 제재에 적응해 국경을 맞댄 국가들과 교역을 늘려 왔다. 특히 중국과는 미국 주도의 금융 시스템을 우회하는 별도의 금융망을 구축하면서 미국의 제재 집행력을 약화시켜 왔다고 WSJ는 전했다.

북한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WSJ는 북한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포기를 압박하기 위한 세계 최고 수준의 제재를 수십 년간 받아왔지만 다양한 생존 수단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특히 최근에는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하고 대가를 받는 한편, 정예 사이버 조직을 동원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까지 탈취하고 있다. 과거에는 경제적 압박 속에 제재 완화를 대가로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의향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더 이상은 그렇지 않다”고 WSJ는 진단했다. 지난해 탈북한 양일철 씨는 식량과 연료, 전력난 등에 오랫동안 적응해온 북한 주민들에 대해 “위기에 대응하는 능력은 세계 최고”라고 말했다.

러시아 역시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대적인 서방 제재를 받았지만 첫해 국내총생산(GDP)은 1.4% 감소하는 데 그쳤고 이후 빠르게 회복했다. 중국 등 비서방 국가로 교역 방향을 돌렸고, 4년 넘게 제재가 이어진 지금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권력 기반은 견고하다.

● 제재만으론 정권 태도 바꾸기에 한계

베네수엘라와 쿠바도 경제적 압박만으로 정권의 변화를 끌어내기가 어렵단 점을 보여준 사례다. 베네수엘라 경제는 니콜라스 마두로 집권기에 약 75% 위축됐지만 마두로는 미군에 체포될 때까지 권력을 유지했다. 쿠바 역시 60년 넘는 미국의 금수조치와 심각한 경제난에도 지도부가 버티고 있다.

WSJ는 경제적 압박이 성과를 거둔 사례도 있지만 외교적 압박이나 군사적·정치적 변화가 함께 작용한 경우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과거 유엔 대북제재 이행 감시 전문가였던 애런 아널드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은 “이런 (경제적) 지렛대는 그 자체만으로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버지니아공대의 경제학자 자바드 살레히이스파하니도 “미국이 고통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면서도 “이런 압박이 이란 정부에 더 큰 타협 압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내다봤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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