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오픈AI 손들어줬다… “저작권 콘텐츠 AI 학습은 공정 이용” [이규화의 글로벌AI]

이규화 2026. 9. 3.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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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뉴욕타임스(NYT)와 오픈AI 사이의 저작권 소송에 개입해 오픈AI의 손을 들어줬다.

인공지능(AI) 모델 학습을 위해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를 사용하는 것이 일정한 조건에서 저작권법상 '공정 이용'(fair use)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 정부가 AI 기업과 콘텐츠 창작자 사이의 저작권 분쟁에 공식적인 입장을 낸 것은 이번 사안의 의미를 더욱 키우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AI 학습을 둘러싼 핵심 법적 쟁점에서 명확한 입장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향후 판결과 미국의 AI·저작권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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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 대기자.


미국 정부가 뉴욕타임스(NYT)와 오픈AI 사이의 저작권 소송에 개입해 오픈AI의 손을 들어줬다.

인공지능(AI) 모델 학습을 위해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를 사용하는 것이 일정한 조건에서 저작권법상 '공정 이용'(fair use)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 법무부는 2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 20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NYT는 오픈AI가 자사 기사를 비롯한 저작권 콘텐츠를 허가나 적절한 보상 없이 챗GPT 학습에 사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미국 정부가 AI 기업과 콘텐츠 창작자 사이의 저작권 분쟁에 공식적인 입장을 낸 것은 이번 사안의 의미를 더욱 키우고 있다.

미 정부는 의견서에서 미국이 전 세계 AI 활용의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강력하고 경쟁력 있는 산업을 발전시킬 이해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AI 관련 행정명령을 언급하며 미국이 AI 분야의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쟁점은 AI 모델이 책·신문기사·웹 콘텐츠 등 방대한 저작물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저작권자의 사전 허가를 반드시 받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챗GPT·클로드·제미나이와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은 방대한 텍스트를 학습하면서 언어와 지식의 패턴을 익힌다. AI 업계는 이러한 학습이 특정 작품을 그대로 복제해 판매하는 행위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며,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변혁적 이용'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NYT를 비롯한 언론사와 작가·출판업계는 AI 기업이 자신들의 콘텐츠를 이용해 막대한 상업적 가치를 창출하면서도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다면 기존 창작 생태계가 붕괴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미 정부는 이에 대해 저작권법의 공정 이용 원칙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해 LLM 개발을 제약할 경우 미국의 과학·기술 발전과 경제적 번영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픈AI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특히 AI 기술 경쟁이 중국 등 다른 국가와의 전략적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가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앞선 판례에서도 AI 기업에 반드시 불리한 결과만 나온 것은 아니다. 지난해 윌리엄 앨섭 판사는 앤트로픽에 저작권 침해와 관련해 작가들에게 15억달러 규모의 합의를 요구했지만, 핵심은 AI 학습 자체보다는 불법적인 '그림자 도서관'을 통해 책을 확보한 행위에 있었다. 즉 합법적으로 확보한 콘텐츠를 AI 학습에 이용하는 것과 불법적인 방식으로 콘텐츠를 취득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다만 이번 정부 의견서는 법원의 판결이 아니다. 사건을 심리하는 곳은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이며, 행정부의 의견이 재판부의 판단을 직접 구속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정부가 AI 학습을 둘러싼 핵심 법적 쟁점에서 명확한 입장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향후 판결과 미국의 AI·저작권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부는 AI 시대의 산업정책 측면에서 현실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AI 모델은 수많은 인간의 지식과 창작물을 학습하지 않고서는 고도화되기 어렵다. 모든 학습 데이터에 사전 라이선스를 요구한다면 자본력이 큰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최첨단 AI 개발에 접근하기 어려워질 수 있고, 미국이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에 AI 주도권을 내줄 가능성도 커진다. 공산당 일당 지배국가인 중국에서는 이러한 논란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번 미국 정부의 입장이 "AI 학습이 공익적이므로 저작권자의 권리는 무시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AI 기업이 콘텐츠를 학습할 수 있다는 것과 그 콘텐츠를 사실상 무상으로 영구 이용할 권리가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제 논의는 '어떤 조건에서 허용하고 창작자에게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에 맞춰져야 한다. 언론사·작가·출판사 등 원천 콘텐츠 생산자에게 일정한 보상과 협상력을 보장하는 새로운 시장 질서를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다.

이번 소송의 결말은 AI 산업의 혁신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서 인간의 창작 생태계가 붕괴하지 않도록 새로운 '학습 데이터 경제'를 설계할 수 있느냐로 모아진다고 할 수 있다. 법원이 이 두 가치 사이의 경계를 어디에 그을지 주목된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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