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입도 노조 합의 필요하나…통신업계 노사 갈등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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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들이 고객 상담과 품질관리 등 기존 인력이 담당하던 영역으로 인공지능(AI) 활용을 확대하면서 AI 도입 절차와 고용 보장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노동조합은 AI가 고용과 인사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도입 전 노사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KT는 2026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상담부터 판매와 개통을 거쳐 사후 고객만족(CS) 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 AI를 도입해 운영 효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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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 민주유플러스노조는 최근 회사에 AI 도입과 관련해 사전 노사합의를 요구했다. 노조 측은 "AI 도입이 고용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고용안정을 요구한다"며 "AI 활용에 따른 직무 재교육 및 평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KT 제2노조인 새노조도 AI 전환에 따른 노동자 보호를 교섭안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통신사 노조들이 AI 도입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기한 것은 기존에 사람이 맡던 업무까지 AI가 빠르게 파고들고 있기 때문이다. AI 고객센터(AICC)를 넘어 네트워크 관제와 마케팅·개통·품질관리 등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AI를 상담 품질관리와 상담사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월평균 150만건에 달하는 상담을 품질관리자가 모두 평가할 수 없어 일부 상담만 추려 점검했다. LG유플러스는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상담사 코칭 설루션 'AI Auto QA'를 도입한 뒤 모든 상담 내용을 AI로 검수하고 있다. AI는 상담 내용을 분석한 뒤 상담사에게 직접 개선점을 알려준다. 상담사가 "5G 요금제가 있으십니다"라고 말하면 "5G 요금제가 있습니다"가 올바른 표현이라고 알려주는 방식이다.
KT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KT CS는 2026년 6월 기준 AI 보이스봇이 전체 인입콜의 약 30%인 월 150만콜을 자동으로 처리한다고 밝혔다. AI가 상담사의 업무를 돕는 수준을 넘어 과거 상담사가 직접 받던 전화를 대신 처리하는 것이다.
KT는 2026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상담부터 판매와 개통을 거쳐 사후 고객만족(CS) 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 AI를 도입해 운영 효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AI 적용 범위를 고객센터 상담과 교육에서 판매·개통·CS 업무까지 넓히겠다는 의미다.
SK텔레콤은 올해 AI 에이전트에 사번과 소속·직무·권한을 부여했다. SK텔레콤은 AI를 단순한 업무 보조 도구가 아니라 구성원과 함께 일하는 새로운 업무 주체로 정의했다.
한 통신사 노조 관계자는 "AI가 통신산업의 업무를 빠르게 바꾸고 있는 만큼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통신사 관계자는 "노조가 AI 도입에 따른 불안을 의제로 제기할 수는 있지만 AI 도입으로 인위적인 인력 감축이 이뤄진 적은 없다"며 "고객 상담은 이직률이 높은 직군이기 때문에 인력 변동을 AI 도입과 직접 연결하기도 어렵다"고 반박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AI를 도입할 때마다 노조와 사전 합의를 거치는 것은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등장한 지 오래되지 않은 생성형 AI가 이미 일상에 자리 잡을 정도로 발전 속도가 빠르다"며 "산업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AI를 도입할 때마다 노조와 사전 합의를 거치면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는 AI 도입에 따른 고용 불안이 이미 예견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AI 활용이 확산할수록 비슷한 갈등이 반복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노동자 보호와 기업의 AI 활용 사이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장은 "정부와 산업계가 AI 발전 속도를 높이는 데 집중한 반면 AI 도입에 따른 노동자의 고용 불안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며 "정부 부처가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기업의 AI 도입과 활용에 관한 기준을 명확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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