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함’을 측정하는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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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의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를 인수할 예정인 우버는 어떤 기업일까.
나중에는 음식배달 서비스인 우버이츠, 화물운송 서비스인 우버 프레이트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거대 플랫폼 기업이 됐다. 딜리버리히어로를 인수할 경우 우버는 99개국에 진출하게 된다.
우버 기사로 4년간 일했던 콜로라도주 하원의원 스테파니 비질은 2024년 초 플랫폼 기업들의 요금 투명성을 의무화하는 법안들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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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의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를 인수할 예정인 우버는 어떤 기업일까. 우버의 창업 스토리는 2008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된다.
눈이 내린 겨울날, 트래버스 칼라닉과 개럿 캠프는 파리에서 택시를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이날의 경험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두 사람은 이듬해인 2009년에 버튼 하나로 고급 차량을 호출하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나중에는 음식배달 서비스인 우버이츠, 화물운송 서비스인 우버 프레이트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거대 플랫폼 기업이 됐다. 딜리버리히어로를 인수할 경우 우버는 99개국에 진출하게 된다.
초창기 우버는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승차 비용의 약 40퍼센트를 투자자가 부담하는 구조였다. 승객은 택시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차량을 이용할 수 있었고, 기사들도 괜찮은 보상을 받는 것처럼 보였다. 승객과 기사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만들고 시장을 독점하려는 우버의 계산이었다.
초창기 계약은 단순했다. 승객이 내는 요금에서 고정된 비율의 수수료를 우버가 가져갔고, 나머지는 기사에게 지급됐다. 수수료율은 20퍼센트였다가 나중에 25퍼센트로 올랐다. 수수료율이 낮지는 않았지만 일정한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은 있었다.
그 모델은 이제 없다. 우버는 미국에서 2022년, 영국에서 2023년부터 사전 확정 요금제를 도입했다. 기사들은 보수를 미리 보고 일감 수락 여부를 결정할 수 있지만, 승객이 얼마를 내는지는 알지 못한다. 승객의 요금과 기사의 보수는 비밀스러운 알고리즘에 따라 결정된다. 그 알고리즘이 어떤 변수들을 고려하는지도 공개되지 않는다. 그런데 우버가 가져가는 몫은 커졌다. 콜롬비아 경영대학원 렌 셔먼 교수가 발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초 우버의 평균 수수료율은 약 35퍼센트였고 2023년에는 40퍼센트를 넘어섰다.
현장의 기사들은 이런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우버가 요금의 60퍼센트 이상을 가져가는 경우도 많다고 그들은 증언한다. 2023년 우버는 33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누적 적자를 극복하고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옥스퍼드 대학 연구자들은 영국 우버 기사 258명이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주행한 기록을 분석했다. 사전 확정 요금제와 복잡한 알고리즘이 도입된 이후 기사들의 평균 실질임금은 시간당 22.2파운드에서 19.6파운드로 감소했다. 반면 우버가 가져간 몫의 중윗값은 25퍼센트에서 29퍼센트로 늘어났다. 승객은 더 많이 내고 기사는 더 적게 가져간 것이다.
문제는 그게 다가 아니다. 로스앤젤레스의 우버 기사인 벤 발데즈는 동료 기사들과 주행기록을 비교해 본 결과, 시간과 경로가 동일한 경우에도 기사마다 서로 다른 보수가 제시된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 노동계와 연구자들은 알고리즘이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해 노동자 개개인이 수락할 가장 낮은 임금을 찾아내고 있다고 판단한다. 기사들 각자의 주행 이력, 호출 수락 패턴, 앱 접속 시간 등을 모두 추적해서 '누가 더 절박한지'를 예측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개개인의 패턴과 이력을 분석해 최저 수락 임금을 추정하는 방법은 다른 업계로도 퍼져 나가고 있다.
'감시 임금'이라고도 불리는 이런 보수 책정 방식을 용인한다면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무너지게 된다. 또 개별 노동자의 보수를 최대한 낮추도록 설계된 알고리즘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동자를 먼저 겨냥한다. 우버는 기사 개개인의 성향에 따른 보수를 책정하지 않고 수요와 공급을 기준으로 한다고 주장하지만, 우버가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이 주장은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주에서는 플랫폼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입법 활동이 이뤄졌다. 우버 기사로 4년간 일했던 콜로라도주 하원의원 스테파니 비질은 2024년 초 플랫폼 기업들의 요금 투명성을 의무화하는 법안들을 발의했다. 그해 5월 통과된 운송 네트워크 회사 투명성 법안(SB23-098)에 따르면 플랫폼 기업은 승객에게 승차요금 중 얼마가 기사에게 돌아가는지를 알려주고 기사에게는 승객이 지불한 요금 총액과 수수료율을 실시간으로 통지해야 한다.
꼭 우버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노동자의 임금을 결정하는 데이터에는 투명성이 요구되며, 임금을 결정하는 알고리즘은 적절한 규제를 받아야 한다.
독립연구자(livewithal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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