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묶이고 정원 줄고, 지자체 공무직 차별 여전

엄재희 기자 2026. 9. 3.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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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을 올려주고 싶어도 기준인건비 제도 때문에 인상해 줄 수 없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직 노동자들이 임금교섭 때마다 사용자인 지자체에서 되풀이해 듣는 답변이라고 한다. 조성한 공공운수노조 자치단체공무직본부 예천군지회장은 "행정안전부는 기준인건비가 가이드라인일 뿐이라고 하지만 지자체에서는 임금을 묶는 상한선처럼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기준인건비를 초과하면 교부세 산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일수록 공무직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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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직위 출범 앞두고 저임금·인력 부족 증언 … 정부·지자체·노조 공동교섭 틀 마련해야
▲ 민주노총 지자체분야협의회와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지자체 분야 현장 증언대회'를 열었다. <엄재희 기자>

"임금을 올려주고 싶어도 기준인건비 제도 때문에 인상해 줄 수 없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직 노동자들이 임금교섭 때마다 사용자인 지자체에서 되풀이해 듣는 답변이라고 한다. 조성한 공공운수노조 자치단체공무직본부 예천군지회장은 "행정안전부는 기준인건비가 가이드라인일 뿐이라고 하지만 지자체에서는 임금을 묶는 상한선처럼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기준인건비를 초과하면 교부세 산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일수록 공무직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공무직 임금·수당·복지에서 차별 여전

이달 18일 공무직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민주노총 지자체분야협의회와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지자체 분야 현장 증언대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지자체 공무직이 겪는 저임금과 각종 차별을 털어놓았다. 이번 대회는 공무직위원회 논의를 내실화하기 위해 민주노총이 분야별로 진행한 연속 증언대회의 마지막 순서다.

대구 달서구청에서 통합사례관리사로 일하는 김현 민주연합노조 대구지부 대의원은 별도의 승진제도가 없는 공무직의 생애 연평균 임금이 약 3천860만원이라고 밝혔다. 9급 공무원이 한 차례도 승진하지 않고 정년까지 근무한다고 가정했을 때의 연평균 임금 약 4천940만원과 비교하면 78% 수준이다. 김 대의원은 "공무원은 근속을 하면 정근수당과 정근수당 가산금을 받지만 공무직은 적용받지 못한다"며 "공무원에게 지급하는 가족수당과 정근수당, 민원업무수당, 위험수당도 같은 업무를 하는 공무직에게는 지급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줄어드는 공무직 정원, 인력 부족에 안전도 위협

공무직 결원을 기간제 등 다른 고용형태로 대체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산시는 2018년 공무직 정원을 815명으로 정했지만 현원은 약 640명이다. 정원보다 175명 적다. 반면 기간제 노동자는 약 500명이다. 연종흠 공공연대노조 경기본부 안산지부장은 "퇴직한 동료의 자리가 비어도 업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공무직 결원을 기간제나 임기제, 민간위탁 노동자로 대체하는지 조사하고 상시·지속업무에 필요한 적정인력과 안정적인 고용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인력 부족은 안전 문제로도 이어졌다. 김호현 공공운수노조 전국자치단체공무직본부 서울지역지부 노동안전국장은 도로보수와 녹지·하천 관리, 환경미화 노동자들이 도로 위 여러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차량이 달리는 도로에서 작업하고 무거운 장비를 다루지만 현장에서는 '사람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2인1조가 아니라 혼자 작업에 나서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며 "인력 부족 자체가 사고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력 부족은 업무와 권한이 어긋나는 문제도 낳았다. 문화현 공공연대노조 지자체분과장은 공무원 정원 부족으로 일부 행정업무를 공무직에게 맡기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전했다. 문 분과장은 "공무원 담당 업무인 여권과 인감증명 관련 업무를 공무직에게 맡기기도 한다"며 "업무는 맡기면서 권한은 주지 않는 공무직 활용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무직위가 '정부·지자체·노조 공동교섭' 마련해야

노동계는 개별 지자체와의 교섭만으로는 임금·처우 격차를 해소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법정 기구로 출범하는 공무직위원회가 교섭구조와 임금, 노동시간 단축, 정년연장, 공무직 법제화, 안전, 고용, 제도개선 등 7개 분야를 내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선 정부와 지자체, 노조가 참여하는 공동교섭 체계를 만들고 공무원과의 격차를 줄일 통일적인 호봉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가족수당과 정근수당 등 지자체별로 다른 수당과 복리후생에도 공통된 지급 기준을 필요하다고 했다. 공무직의 법적 지위와 채용·인사관리 기준을 정한 법률이 없는 만큼 지방자치법을 개정해 공무직 근거규정을 명시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주훈 민주연합노조 정책실장은 "지자체 분야에서 임금·고용·안전·처우의 모범적인 기준을 마련해 다른 공공부문으로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국 한양대 겸임교수(경영학)는 "공무직위원회가 임금과 노동조건 격차를 줄이도록 수당 및 복리후생 등의 공통 기준을 세우고 다층적 초기업교섭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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