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배터리 준비됐나, 서울관광재단 추천 서울 인생샷 종일코스

양형모 기자 2026. 9. 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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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하루에도 몇 번씩 표정을 바꾼다. 아침엔 기와가 빛나고, 점심엔 철공소 골목의 색이 살아난다.

아침부터 밤까지 카메라를 들고 서울의 변신을 따라가보자.

하루 종일 걷고 나면 사진폴더에는 서울 다섯 곳이 아니라, 다섯 개의 서울이 저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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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경복궁부터 밤 을지로까지, 빛 따라 달라지는 서울의 표정 문래동 철공소·청계천 윤슬·낙산 성곽길…시간마다 달라지는 포토 스폿 외국인 여행자 겨냥한 서울관광재단의 ‘시간대별 감성 스냅 명소’ 5곳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경복궁 근정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 |서울관광재단
[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서울은 하루에도 몇 번씩 표정을 바꾼다. 아침엔 기와가 빛나고, 점심엔 철공소 골목의 색이 살아난다. 오후에는 물빛이 반짝이고, 해 질 무렵엔 성곽이 붉어진다. 밤이 오면 네온사인이 배턴을 넘겨받는다. 여행 인생샷 한 장 건지려면 장소만큼 시간도 중요하다는 얘기다.

서울관광재단이 9월을 맞아 외국인 여행자에게 추천한 ‘시간대별 서울 감성 스냅 명소’는 경복궁, 문래동 창작촌, 청계천, 낙산공원, 을지로다. 하루 일정에 그대로 ‘쏙’ 넣어서 숙소를 나서면 된다. 아침부터 밤까지 카메라를 들고 서울의 변신을 따라가보자. 카메라나 스마트폰에 배터리 밥만 든든히 먹여두면 된다.

첫 타자는 경복궁. 문을 연 직후가 좋다. 사람이 몰리기 전이라 궁궐의 여백이 넉넉하고, 비스듬히 들어오는 아침 햇살은 한복의 색을 부드럽게 살린다. 근정전 앞도 좋지만 붉은 기둥이 나란히 선 행각은 실패 확률이 낮은 포토 스폿이다. 기둥 사이에 사람을 세우면 화면에 깊이가 생긴다.

연못에 비친 누각까지 사진에 담을 수 있는 경회루. 사진제공 |서울관광재단
경회루에서는 연못에 비친 누각까지 한꺼번에 노릴 수 있다. 촬영을 마친 뒤 서촌이나 삼청동으로 슬쩍 빠지면 아침 코스가 자연스럽게 완성된다. 통인시장까지 내려오면 ‘엽전 도시락’이 기다린다. 경복궁 사진 몇 장 찍고 끝낼 생각이었다면 계산이 틀렸다. 골목 하나 지나면 카페가 나오고, 시장에 들어서면 또 먹을 게 보인다. 서울은 여행자를 좀처럼 곱게 놓아주지 않는다.

해가 머리 위로 올라오면 문래동 창작촌 차례다. 철공소와 공방, 카페가 한 골목 안에서 잘도 공존하고 있다. 1960년대부터 형성된 철강 골목인데 2000년대 들어 예술가들이 하나 둘 자리 잡으면서 지금의 독특한 풍경이 만들어졌다. 한낮의 강한 빛이 좁은 골목으로 떨어지면 명암이 확 살아난다.

옛 철공소와 감성가게들이 셔터를 누르게 만드는 문래동 창작촌. 사진제공 |서울관광재단
철제 구조물과 오래된 셔터, 벽화가 강한 명암을 만든다. 잘만 잡으면 도심 풍경이 아니라 영화 세트처럼 보인다. 다만 이곳은 실제 작업장과 생활 공간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좋은 사진보다 먼저 필요한 건 예의다.

골목을 더 천천히 걷고 싶다면 공방의 금속·도자기 원데이 클래스를 넣어도 좋다. 찍는 여행에서 만드는 여행으로 잠깐 방향을 바꾸어 보는 거다. 손에 남는 기념품도 생긴다.

오후에는 청계천으로 내려가보자. 빌딩 사이로 기울어진 햇살이 물 위에서 반짝인다. 이른바 윤슬 타임. 징검다리와 수변 산책로에 서면 빌딩 숲 한가운데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된다. 사진도 덩달아 느긋해진다.

청계천 징검다리와 수변 산책로도 기념사진을 남기기 좋은 스폿이다. 사진제공 |서울관광재단
다리 아래 그늘과 햇빛이 드는 구간을 번갈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광통교 일대에서는 돌다리의 옛 모습과 현대적인 도심 풍경을 한 화면에 담을 수 있다. 해가 더 기울면 광교 아래 ‘청계 소울 오션’이 장관이다. 연말까지 ‘인어가 헤엄치는 밤’ 콘텐츠가 운영된다. 세운상가 공중보행길 쪽으로 발을 돌리면 오래된 전자상가와 카페, 독립서점, 빈티지 LP숍도 만날 수 있다.
성곽과 노을을 동시에 잡고 싶다면 낙산공원을 적극 추천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나오는 낙산 성곽길도 가보자. 사진제공 |서울관광재단
이제 카메라는 낙산공원으로 올라간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성곽 너머로 서울의 불빛이 하나둘 켜진다. 노을이 남아 있는 ‘골든아워’와 해가 진 직후 푸른빛이 감도는 ‘블루아워’를 함께 노리기 좋은 곳이다. 노을을 제대로 노린다면 조금 일찍 올라가 구도를 잡아두는 편이 낫다. 서울관광재단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배경으로 등장한 낙산 성곽길도 해외 팬들이 즐겨 찾는 촬영 장소로 소개했다.
낮에는 ‘을지로’, 밤에는 ‘힙지로’. 렌즈가 어디로 향하든 영화 포스터 같은 사진이 나오는 곳이다. 사진제공 |서울관광재단
마지막은 을지로다. 낮에는 공구상과 인쇄소 간판이 도드라지지만 밤이 되면 네온사인이 주인공이 된다. 오래된 간판, 좁은 골목, 원색의 네온이 한 화면 안에서 뒤섞인다. 괜히 ‘힙지로’가 아니다. 네온사인을 인물 뒤에 두면 불빛이 번져 영화 포스터 같은 사진을 만들기 좋다. 촬영을 끝낸 뒤 노포나 LP바에 들르면 하루가 자연스럽게 마무리된다.

서울 사진 잘 찍는 비결은 비싼 카메라가 아니라 타이밍이다. 오전의 궁궐, 한낮의 철공소 골목, 오후의 물빛, 저녁의 성곽, 밤의 네온. 같은 도시인데 시간만 바꿔도 전혀 다른 서울의 얼굴을 볼 수 있다. 하루 종일 걷고 나면 사진폴더에는 서울 다섯 곳이 아니라, 다섯 개의 서울이 저장된다.

[여밤시] 여행은 밤에 시작된다. 캐리어를 열고, 정보를 검색하고, 낯선 풍경을 상상하며 잠 못 드는 밤. 우리들의 마음은 이미 여행지를 향해 출발하고 있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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