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약가 인하에 바이오시밀러 ‘훈풍’⋯관건은 가격 경쟁력
전문가 “낮아진 약가만큼 치열해질 가격 경쟁은 변수”

거세지는 미국의 약가 인하 드라이브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이 현지 시장 입지를 넓히는 데 힘을 실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 인하에 따른 가격 경쟁 심화 가능성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는 최근 9개 중견 제약사와 최혜국대우(MFN) 약가 협약을 추가 체결했다. MFN은 미국의 처방약 가격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국민 소득이 미국의 60% 이상인 국가의 가장 낮은 약가를 기준으로 맞춰 약제비 부담을 줄이는 정책이다.
이번 협약으로 MFN 참여사는 기존 17곳에서 26곳으로 늘었으며, 미국 브랜드 의약품 시장의 약 89%를 차지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약가 인하 기조가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고가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는 저가 바이오시밀러의 사용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내 바이오시밀러의 비용 절감 효과도 확인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는 2015년 이후 누적 약 562억달러의 의료비를 절감했으며, 2024년 한 해에만 약 202억달러의 절감 효과를 냈다. 바이오시밀러 평균 판매가격도 출시 시점의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보다 약 50% 낮다.
미국 정부의 정책 환경도 바이오시밀러 활용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미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를 통과한 ‘바이오시밀러 신속 접근법’은 바이오시밀러 허가 과정에서 비교임상 효능시험 등의 절차를 줄이는 내용이다.
함께 통과된 ‘바이오시밀러 규제완화법’은 FDA 허가를 받은 바이오시밀러를 오리지널 의약품과 상호교환 가능한 제품으로 간주해 별도의 상호교환성 입증 부담을 없애는 것이 골자다. 여기에 바이오시밀러와 관련 원료가 의약품 관세 대상에서도 제외되면서 개발·허가부터 시장 진입까지 가격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전문가들도 이 같은 정책 기조에 따라 국내 기업의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공략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본다. 다만 전반적인 약가 인하가 바이오시밀러의 가격 경쟁에 미칠 영향은 변수로 꼽힌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미국이 바이오시밀러 이용을 촉진하는 정책을 펴고 있어 사용 확대 방향은 분명하다”면서도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이 낮아지면 바이오시밀러 가격도 함께 낮아질 수밖에 없어 가격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MFN 참여 기업의 제품 가운데 자사 바이오시밀러와 직접 경쟁하는 품목이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안겸비 기자 hugm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