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문제 풀고, 풀이 묻고…교실 속 달라진 공부 풍경

조정민 기자 2026. 9.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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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한테 풀이만 알려달라고 하면 저한테 남는 게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은 어떻게 그런 발상을 했는지도 같이 물어봐요."

이날 만난 학생들의 스마트폰에서도 AI와 함께 공부한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조 군은 "친구들이 AI로 수행평가나 과제를 쉽게 끝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조금 억울하고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며 "학습 보조도구로서는 유용하지만 AI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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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의존하는 아이들]
[르포] AI 시대 고교 현장 가보니
30명 중 21명 학습·과제에 AI 사용
모르는 개념 재설명·기출문제 제작도
답변 그대로 베껴 수행평가엔 부작용
대전 동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만난 학생들의 스마트폰에는 AI와 함께 공부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사진=조정민 기자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AI한테 풀이만 알려달라고 하면 저한테 남는 게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은 어떻게 그런 발상을 했는지도 같이 물어봐요."

1일 대전 동구의 한 고등학교. 2학년 최다온 군은 스마트폰 속 생성형 인공지능(AI) 대화창을 넘겨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대화창에는 시험공부를 하며 주고받은 질문이 줄줄이 남아 있었다. 모르는 문제를 찍어 풀이를 요청하고, 이해되지 않는 개념은 다시 쉽게 설명해달라고 했다.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만들어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생성형 AI가 학생들의 일상적인 학습 도구로 자리 잡으면서 교실의 공부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해 필요한 정보를 찾아다니던 데서 나아가 AI에 직접 질문을 던지고, 원하는 답을 얻을 때까지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날 만난 학생들의 스마트폰에서도 AI와 함께 공부한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시험공부를 하다 모르는 문제를 입력해 풀이를 요청하거나 개념을 다시 설명해달라고 하는 질문이 이어지는 방식이었다. AI에 시험 대비 문제를 직접 만들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창작이 필요한 과제에서는 아이디어를 얻고, 수학 문제에서는 정답보다 풀이 방향을 묻는 등 저마다 AI를 활용하는 방법도 달랐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지역 중·고교생들에게 물어본 결과에서도 AI 활용은 낯선 일이 아니었다. 30명 가운데 21명이 공부나 학교 과제에 생성형 AI를 '거의 매일' 또는 '일주일에 여러 번' 사용한다고 답했다.

활용법도 제각각이었다. '유치원생도 이해할 수 있게 개념을 설명해달라고 한다', '어떤 개념을 적용해야 할지 몰라 풀이 방향을 묻는다', '기출문제와 비슷한 문제를 만들어달라고 한다'는 답이 나왔다.
대전 동구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생성형 AI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조정민 기자

그러나 AI가 학습을 돕는 수준을 넘어 과제와 수행평가 자체를 대신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었다.

같은 학교 2학년 조우현 군은 "같은 반 학생 상당수가 AI가 만든 답변을 별다른 수정 없이 과제나 수행평가에 활용하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교사가 AI 사용을 금지해도 몰래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이다.

조 군은 "친구들이 AI로 수행평가나 과제를 쉽게 끝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조금 억울하고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며 "학습 보조도구로서는 유용하지만 AI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달라지는 공부 환경은 교사에게도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종필 2학년 학년부장은 "수행평가의 틀을 잡거나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이미 익숙한 일이 됐다"고 설명했다.

평가의 고민도 달라졌다. 완성된 결과물만 보는 것보다 학생이 AI를 어떤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활용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는 수행평가를 할 때 학생들이 AI를 거의 다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며 "평가를 하는 교사 입장에서는 AI를 그냥 결과물만 얻으려고 썼는지, AI와 같이 뭔가를 만들려고 썼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해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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