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 100세 시대와 AI 혁명: 장년의 ‘배움’이 삶의 존엄을 완성한다

충청투데이 2026. 9.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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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진 수명이 과연 축복이기만 할까.

하지만 AI가 기존 데이터를 순식간에 분석하고 최적의 답을 제시하는 시대에, 지식 축적형 교육은 노후의 삶을 보장해주지 못한다.

AI가 결코 다다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은 바로 깊은 공감과 비판적 사고, 그리고 고유한 삶의 궤적에서 나오는 통찰이다.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며 회고록을 쓰거나, 수십 년간 쌓아온 삶의 지혜로 지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 활동이야말로 AI 시대에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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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순 대전문인총연합회 명예회장

길어진 수명이 과연 축복이기만 할까.

기술이 인간의 생존을 늘려주는 속도만큼이나, AI가 가져오는 사회·산업적 대변혁은 길어진 노후에 대한 우려를 자아낸다.

직업적 소명이 끝난 이후 맞이하는 30~40년의 시간은 준비되지 않은 이들에게 막막한 고립의 시간이 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늘어난 삶의 '양'이 아니라, 그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하는 '질'의 문제다. 그 해답은 바로 장년 시대부터 시작되는 노년 학습의 완전한 패러다임 전환에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학습은 청년기의 취업과 장년기의 생계 유지라는 실용적 목적에 철저히 맞춰져 있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스킬 습득과 지식 암기가 공부의 전부였다.

하지만 AI가 기존 데이터를 순식간에 분석하고 최적의 답을 제시하는 시대에, 지식 축적형 교육은 노후의 삶을 보장해주지 못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선 '인간 존재의 가치를 찾아가는 배움'이다.

첫째,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 학습은 초고령 사회를 살아가는 장년층의 필수 생존 도구다. 디지털 기기와 AI는 노년의 삶을 위협하는 장벽이 아니라, 신체적·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게 해주는 강력한 조력자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지나온 삶을 기록하고, 디지털 헬스케어로 건강을 주도적으로 관리하며, 스마트 플랫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디지털 문해력을 갖춘 노년은 시대의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일상을 통제하는 자립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둘째, 인문학적 성찰과 창의적 학습으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AI가 결코 다다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은 바로 깊은 공감과 비판적 사고, 그리고 고유한 삶의 궤적에서 나오는 통찰이다. 철학, 역사, 미술, 글쓰기 등 마음의 결을 다듬는 인문학적 배움은 긴 노후를 정신적으로 풍요롭게 만든다.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며 회고록을 쓰거나, 수십 년간 쌓아온 삶의 지혜로 지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 활동이야말로 AI 시대에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특권이다.

셋째, 관계와 연대를 위한 공동체 학습에 참여해야 한다. 노년기 삶의 질을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은 경제적 빈곤 못지않게 찾아오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이다. 혼자 골방에서 하는 공부를 넘어, 배움의 장에서 타인과 교류하고 지혜를 나누는 '사회적 학습'이 필요하다. 함께 성장하는 학습 공동체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연대할 때, 노년의 삶은 비로소 존엄성을 얻는다.

100세 시대를 맞아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장년층에게 노년 학습은 단순히 남아도는 시간을 때우는 소일거리가 아니다.

AI라는 거대한 문명의 전환기 앞에서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내 삶의 주권을 지켜내는 가장 고결한 투자가 바로 배움이다.

지자체와 교육 기관 역시 기존의 단편적인 교양 강좌를 넘어 AI 시대에 발맞춘 체계적인 평생교육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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