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종 ‘알코올경화술’...개원가서 ‘난소 보존’ 치료 발전

김현기 기자 2026. 9. 3.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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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아이여성의원 조정현 원장, 10년 넘게 1700례 임상 경험 축적
임신 계획 고려한 난소조직·난포 손상 최소화 치료 전략 초점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가임기 여성의 난소기능을 지키기 위한 자궁내막종 보존 치료가 개원가에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장기간 축적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병변 제거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향후 임신 가능성까지 고려해 난소 손상을 최소화하는 치료 술기가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궁내막종의 내용물을 제거한 뒤 의료용 알코올로 병변을 경화시키는 '알코올경화술'이다. 개원가에서 10년 넘게 약 1700례의 임상 경험이 축적되면서 가임기 여성의 난소조직과 난포를 최대한 보존하기 위한 치료 선택지로 활용되고 있다.

사랑아이여성의원 조정현 원장<사진>은 최근 의학신문과 만나 자궁내막증의 병태생리와 거대 자궁내막종 치료 경험을 소개했다.
사진=의학신문 김현기

자궁내막증은 자궁 밖에 자궁내막과 유사한 조직이 존재하면서 만성적인 염증과 통증, 난임 등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과거에는 월경혈 역류가 주요 발생기전으로 설명됐지만 최근 상피세포가 중간엽세포의 특성을 획득하는 '상피-중간엽 전이(EMT)'와 섬유화 등이 병변의 침습과 지속에 관여한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TGF-β와 저산소증, 에스트로겐, PDGF 등도 이러한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정현 원장은 "가임기 여성에서는 병변의 크기만으로 수술 여부를 결정하기보다 난소 예비력과 임신 계획, 악성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치료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며 "자궁내막증에 따른 염증과 산화스트레스, 유착 등은 난포 성숙부터 난자와 정자의 기능, 수정·배아 발달 및 착상에 이르기까지 생식 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 원장은 난소에 발생하는 자궁내막종의 경우 치료 자체가 난소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임기 여성에서 치료전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조 원장은 "자궁내막종을 수술로 박리하는 과정에서 정상 난소조직과 난포가 함께 제거될 수 있고, 지혈을 위한 전기소작이나 수술 후 유착·섬유화 역시 난소 예비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양측 난소에 병변이 있거나 이미 난소 예비력이 떨어진 여성이라면 치료 선택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난소기능 보존이 중요한 환자에서는 알코올경화술을 하나의 선택지로 고려할 수 있다는 게 조 원장의 판단이다.

조 원장에 따르면 알코올경화술은 질식초음파 유도하에 자궁내막종 내부의 내용물을 흡인하고 생리식염수로 세척한 뒤 의료용 알코올을 주입해 병변 내부의 분비세포를 경화시키는 방식이다. 병변을 절제하지 않고 주변 난소조직과 난포를 최대한 보존하는 데 목적을 둔다.

조 원장이 2014년부터 축적한 알코올경화술 경험은 약 1700례다. 대부분 1~3회 이내 시술이 이뤄졌으며, 이 가운데 약 1500례가 30~40세 가임기 여성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실제 임상에서는 일례로 경화술 이후 난포가 관찰되고 시험관아기 시술을 거쳐 임신으로 이어지거나 자궁내막종으로 난포 관찰에 어려움을 겪었던 환자에서 두 차례 경화술 이후 난포가 다수 관찰됐다는 것.

조 원장은 "큰 자궁내막종의 경우 한 차례에 끝내기보다 환자 상태에 따라 여러 차례로 나눠 시행하는 방식도 활용하고 있다"며 "임상 경험을 토대로 알코올경화술 이후에도 난소 예비력을 나타내는 지표를 추적하면서 난소기능 보존 여부를 관찰해 왔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경화술 이후 난포나 배아 발달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는 사례들을 경험했지만, 임신 성공에는 연령과 난자·정자 상태, 자궁 환경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특정 시술이 임신율을 얼마나 높이는지를 단순하게 수치화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거대 자궁내막종도 '크기'보다 악성 위험 먼저 평가
사진=의학신문 김현기

다만 무조건 보존적 치료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알코올 누출에 따른 복강 자극과 통증·유착을 비롯해 난소출혈, 골반염이나 난관난소농양 등의 합병증 가능성이 있어 환자 선정과 시술 과정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조 원장은 "7cm 이상의 거대 자궁내막종에서는 악성 가능성을 우선 배제해야 한다"며 "단순히 종양 크기만으로 수술 여부를 결정하기보다 단기간의 성장 속도와 초음파상 내부 형태를 살피고 필요할 경우 CT·MRI, ROMA 등 난소암 위험평가를 종합해 치료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영상검사와 난소암 위험평가에서 악성 의심이 낮고 향후 임신을 원하는 여성이라면 난소기능을 보존하는 치료법을 선택지에 포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 원장은 전문적인 치료기술의 발전이 반드시 대형병원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 히 했다. 개원가 역시 특정 분야를 지속적으로 진료하며 충분한 임상 경험을 축적한다면 환자에게 필요한 전문 술기를 발전시키고 치료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는 것. 실제 조 원장은 그동안 개원의 학술대회 등을 통해 거대 자궁내막종의 보존적 치료 경험을 공유해 왔다.

조 원장은 "개원가에서도 전문성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치료 술기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자궁내막종 역시 단순히 병변을 제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임기 여성의 수태능력과 난소기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치료 방향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