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훈련장 없어 ‘키즈풀’ 빌려쓰는 구조대

김화영 기자 2026. 9. 3.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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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민간 수상구조대원입니다."

백사장에서 약 100m 떨어진 해상에 홀로 떠 두 팔로 물을 내리치며 허우적대는 시늉을 하자 20대 구조대원이 빠른 속도로 헤엄쳐 다가왔다.

대원 20여 명은 물에 빠진 사람과 구조대원 역할로 나뉘었다.

하루 임금이 9만5000원 수준이라 숙련된 구조대원을 충분히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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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상구조대 훈련 공간 부족… 파도-해파리로 야외 취소 잦아
해운대구 훈련비 연간 300만 원… 대원 100명 2~3차례 비용 그쳐
공공 수영장 정기 대관도 어려워
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민간 수상구조대원이 인명 구조 훈련을 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고 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도움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민간 수상구조대원입니다.”

1일 오전 9시 반경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약 100m 떨어진 해상에 홀로 떠 두 팔로 물을 내리치며 허우적대는 시늉을 하자 20대 구조대원이 빠른 속도로 헤엄쳐 다가왔다. 그는 빨간 막대 형태의 구조용 튜브를 건넨 뒤 기자를 튜브에 의지하게 하고 해안까지 끌고 나왔다.

기자는 이날 여름철 국내에서 가장 많은 피서객이 몰리는 해운대해수욕장의 안전을 책임지는 민간 수상구조대 훈련에 참여했다. 이안류 등에 휩쓸린 피서객을 구조하는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었다. 대원 20여 명은 물에 빠진 사람과 구조대원 역할로 나뉘었다. 기자는 구조 대상자 역할을 맡았다.

● 파도·해파리로 훈련 취소… “실내 공간 절실”

육상 훈련은 수상 훈련보다 강도가 더 높았다. 대원들은 백사장에서 누워 다리 들어올리기, 팔 벌려 높이뛰기, 해변 전력 질주 등을 반복했다. 훈련은 2시간 동안 이어졌다.

11년째 민간 수상구조대를 이끄는 서민정 구조대장은 “기초체력을 기르려는 목적도 있지만 육상에서 체온을 높여둬야 낮은 수온의 바다에서 오래 견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 수상구조대는 해수욕장이 폐장하는 이달 15일까지 해운대해수욕장에 배치돼 피서객 안전을 맡는다. 망루에서 해상을 감시하다 수영 미숙으로 사고가 발생하면 바다에 뛰어들어 인명을 구조한다. 과거 해양경찰이 담당했던 업무지만 해수욕장 관리 책임이 지방자치단체로 넘어간 2015년부터 매년 여름 민간 수상구조대가 배치된다.

문제는 이들이 실내 훈련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대부분 훈련을 야외에서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운대·송정해수욕장에 배치된 대원 100명은 모두 수상구조사 등 전문 자격을 갖췄지만, 실제 바다에서 사람을 구조한 경험이 없는 신입 대원이 적지 않다. 하루 임금이 9만5000원 수준이라 숙련된 구조대원을 충분히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자격을 갖춘 대학생을 선발해 교육한 뒤 현장에 투입하는 경우가 많은 것.

4, 5월경 선발된 대원들은 주로 바다에서 훈련하는데 수온과 파도 등 기상 여건에 따라 훈련이 취소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7년째 근무 중인 정광현 씨(31)는 “여름에도 바닷속은 잠수복을 입어도 추워 장시간 훈련하기 어렵다”며 “수온이 너무 높으면 해파리가 많아지고, 파도가 높은 날에는 위험해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 지원금으론 부족… “부산 전역 수영장 물색해야”

구조대원들은 100여 명의 대원을 교관이 한눈에 살피며 구조 동작을 반복 숙달하려면 실내 수영장 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 단장은 “구조 영법으로 요구조자에게 빠르게 접근하고 안전하게 끌고 나오는 동작을 실내에서 반복해 익힌 뒤 바다에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해운대구의 공공 수영장은 이들에게 정기 대관을 하지 않고 있다. 김주현 해운대구 해수욕장운영팀장은 “기존 강습 일정이 잡혀 있고, 휴관일에 개방하려면 기계실 등의 인력이 추가로 출근해야 해 대관이 어렵다는 게 수영장들의 입장”이라고 했다.

해운대구는 구조대의 수영장 훈련비로 연간 300만 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대원 100명이 2∼3차례 훈련하면 소진된다. 사설 수영장은 1인당 입장료가 1만 원을 넘고, 레인 대관료도 시간당 약 20만 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수심 1.2m 이상인 일부 사설 수영장도 안전사고 가능성과 일반 이용객 불편 등을 이유로 단체 대관을 꺼리고 있다. 이 때문에 구조대는 수심이 1m도 안 되는 어린이용 수영장을 빌려 훈련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민간 수상구조대 운영을 책임지는 지자체가 안정적인 훈련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조우정 한국해양대 해양스포츠학과 교수는 “공공 수영장은 수익도 중요하지만 본래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는 시설”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구조대가 충분히 훈련할 수 있도록 공간을 우선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운대구가 운영하는 수영장에만 한정하지 말고 부산 북항마리나 수영장 등 다른 공공 수영장을 활용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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