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수급자 35%만 ‘빈곤 노인’
OECD “한국, 한정된 재원을 많은 노인에게 너무 얇게 분산”

정부가 지난 1일 기초연금 개편안을 공개했지만, 65세 이상 노인의 70%에게 무조건 기초연금을 주는 기준을 그대로 유지해 가난하지 않은 노인에게도 연금을 지급하는 ‘기초연금 살포’의 맹점을 바로잡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기초연금 수급자 중 가난하지 않은 노인이 더 많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
김만수 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올 2월과 2023년 발표한 두 편의 논문에서 “노인실태조사 분석 결과, 기초연금 수급자 중 소득·자산 측면에서 빈곤하지 않은 노인 수가 빈곤 노인보다 2배가량 많았다”고 밝혔다. 노인실태조사는 복지부가 3년마다 1만명 안팎의 노인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규모가 가장 크고 신뢰성이 높은 법정(法定) 노인 조사다.
이 논문에 따르면, 2020년 정부의 노인실태조사 참여자(1만97명) 가운데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은 6465명이었다. 그런데 이 중 64.3%(4155명)가 전체 노인 중위 소득의 50% 이상에 해당되는 ‘비(非)빈곤 노인’, 즉 가난하지 않은 노인이었던 것이다. ‘중위 소득(소득 순으로 줄 세웠을 때 중간 소득) 50%’는 국내외 연구 기관에서 빈곤 여부를 나누는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 중위 소득 50% 미만에 해당되는 ‘빈곤 노인’은 35.7%(2310명)로 나타났다.

특히 기초연금 수급자 상위 10%의 순자산은 평균 5억5629만원으로 나타났다. 하위 10% 순자산(232만원)보다 240배 많았다. 가구주가 20·30대인 가구의 평균 순자산(2억1950만원)보다 2.5배 많음에도 불구하고 기초연금을 수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 기초연금에 대해 “한정된 재원을 많은 노인에게 너무 얇게 분산한다”며 “가장 도움이 필요한 노인에게 정확하게 타깃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인의 70%에 기초연금을 뿌리다 보니 정작 형편이 어려운 노인은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재정학회는 올 2월 “지금처럼 노인 70%에게 무조건 기초연금을 줄 경우 2035년 투입 예산은 49조700억원으로 올해보다 1.8배 급증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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