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써라, 안 쓰면 자리 없어진다”…기업 ‘아날로그 문화’ 경고한 손정의

이유섭 특파원(leeyusup@mk.co.kr) 2026. 9. 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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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니다. AI를 쓰는 기업이 안 쓰는 기업의 일을 빼앗는 것이다."

손 회장은 "일반 직원이 수행하는 반복 업무는 100개 안팎에 불과하지만, 앞으로는 100조개의 AI 에이전트가 24시간 쉬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고 통신하며 업무를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손 회장은 강연에서 "전 세계 GDP는 계속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일자리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며 "AI를 우군으로 삼아 진화한 '슈퍼 기업'이 변화를 거부하고 정체된 회사의 일을 빼앗아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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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뱅 강연서 공개한 통찰 화제
“14년뒤 AI가 GDP 20% 차지”
연 800조엔 인프라 투자 구상
‘투자 대비 수익률’ 목표 제시
“100조개 에이전트, 인간 대체”
“인공지능(AI)이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니다. AI를 쓰는 기업이 안 쓰는 기업의 일을 빼앗는 것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던진 강렬한 일침이다. 올해 7월 열린 ‘소프트뱅크 월드 2026’에서의 손 회장 강연이 지난 1일 소프트뱅크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면서 그의 미래 통찰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손 회장이 제시한 2040년의 미래가 주목받았다.

100조 에이전트·10억 로봇 시대
손 회장이 제시한 14년 뒤의 모습은 ‘2040년 인공슈퍼지능(ASI) 이코노미’다. 그는 “2040년에는 세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20%를 AI 산업이 차지하게 되며, 이는 연간 7000조엔(약 6경원) 규모의 거대한 시장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만약 영업이익률이 50%에 육박한다면 매년 3500조엔의 이익을 내는 슈퍼 기업들이 속속 탄생하고, 이들이 세계 시가총액의 80%를 독식할 것이라는 파격적인 전망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AI 거품론에 대해서도 “비행기나 자동차를 타보지도 않은 사람이 기술을 비난하는 것과 같은 몰상식한 ‘구문’”이라며 “나는 아침에 눈뜰 때부터 잘 때까지 AI를 쓰기 때문에 20%라는 수치가 얼마나 현실적인지 확신한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거대 시장을 지배할 핵심 동력으로는 100조개에 달하는 ‘AI 에이전트’와 10억대의 ‘휴머노이드’가 제시됐다. 손 회장은 “일반 직원이 수행하는 반복 업무는 100개 안팎에 불과하지만, 앞으로는 100조개의 AI 에이전트가 24시간 쉬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고 통신하며 업무를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능의 교류 방식이 ‘인간 기반’에서 완전히 ‘AI 에이전트 중심’으로 이동한다는 뜻이다.

동시에 AI 에이전트가 휴머노이드에 탑재되면 노동시장의 근본적 축이 바뀐다. 10억대의 휴머노이드는 24시간 가동되는 특성상 인간 30억명에 해당하며, 사람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한 작업 능력까지 감안하면 100억명분의 노동을 담당하게 된다. 즉, 인류 역사상 최초로 육체노동의 주역이 인간에서 휴머노이드로 넘어가고, 사람은 자신이 가장 열정을 느끼고 감동하는 일에만 전념하는 ‘슈퍼 휴먼’으로 진화한다는 구상이다.

손 회장은 강연에서 “전 세계 GDP는 계속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일자리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며 “AI를 우군으로 삼아 진화한 ‘슈퍼 기업’이 변화를 거부하고 정체된 회사의 일을 빼앗아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 800조엔 인프라 투자해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AFP = 연합뉴스]
이를 뒷받침할 AI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에도 파격적인 구상을 내놓았다. 손 회장은 2040년에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3테라와트(TW)에 달하고, 연산 능력은 현존하는 최첨단 칩을 수천 배 뛰어넘는 10의 30제곱 단위인 ‘퀘타플롭스(QFLOPS)’급에 도달할 것으로 보았다.

이를 위해 매년 5조달러(약 800조엔)에 달하는 거액의 투자가 매년 이어져야 한다는 계산이다. 손 회장은 “800조엔이라는 금액이 터무니없어 보일 수 있지만, 연간 7000조엔의 매출과 3500조엔의 이익이 창출된다면 이 같은 인프라 투자 비용은 충분히 회수하고도 남는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손 회장은 미래에 기업들이 추구해야 할 새로운 경영 지표로 ‘ROA’를 재정의했다. 기존 자산수익률(Return on Assets)이 아닌 ‘AI 투자 대비 수익률(Return on AI)’을 뜻한다. 그는 “최고경영자(CEO)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세세한 지시가 아니라 회사 안에서 ‘AI, AI, AI’를 끊임없이 외치며 조직 전체를 드라이브하는 것”이라며 “AI에 투자한 비용 대비 생산성이 얼마나 향상되었는지 ROA를 측정하고, 3년 내 리턴이 올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면 사활을 걸고 전면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업계 2위, 3위에 머물러 있는 기업이라도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회사 체질을 완전히 전환한다면 단숨에 판도를 바꾸고 1위로 역전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며 “과거 5000년의 진화를 뛰어넘는 100년의 거대한 변혁기 앞에서 이전의 성공 방식이나 선배들 조언에 갇히지 말고 모든 기존 상식을 리셋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AI 시대에 겸손은 덕목 아냐
소프트뱅크. [AFP = 연합뉴스]
손 회장은 전통적인 일본식 경영 미학을 정면으로 타격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일본 기업 경영자들은 취임 인사에서 인화나 조화를 최우선으로 내세우지만, 미국 경영진 중 이를 언급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아무리 사람이 화목하게 지내도 배가 산으로 가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듯이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조화가 아닌 비전과 전략”이라고 잘라 말했다.

특히 일본 특유의 겸손하고 내향적인 리더십 문화에 대해 날 선 비판을 가했다. 그는 “과거 구름 위에 있던 일본 대기업들이 지금 잇따라 무너지고 있다”며 “얌전하고 겸손한 사장은 리더가 아니다. 리더는 ‘내가 선두에 서서 세계 1등이 될 테니 나를 따르라’고 외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2등, 3등에 안주하며 1위로 역전하겠다는 각오조차 없는 사람이 CEO를 맡아서는 안 된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경영진의 무책임하고 안주하는 태도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손 회장은 보통의 전문경영인들이 5년 남짓한 임기만 채우고 물러나는 현실을 지적하며 “14년 뒤의 미래를 자기 일처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 경영자는 무책임하다”고 단언했다.

비전이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10~15년 뒤의 구체적인 계획과 숫자를 바탕으로 미래를 선명하게 그린 뒤 거기서부터 역산해 오늘 해야 할 일을 계산해 내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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