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체 172구 중 상당수 '물린 흔적'..직영 보호소 무슨 일이
◀ 앵 커 ▶
장흥군이 직접 운영하는 동물보호센터의
심각한 관리 실태가 드러났습니다.
160마리가 넘는 동물들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채 뒤엉켜 있는 한편,
센터 냉동고에서는 개와 고양이 사체
170여 구가 무더기로 발견됐는데요.
대부분 어린 강아지였고,
상당수가 다른 개에게 물려 죽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정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코를 찌르는 악취를 따라가자
동물보호센터가 나타납니다.
160여 마리의 개와 고양이들이
좁은 공간에 뒤엉켜 살아가고 있습니다.
밥그릇에는 파리가 들끓고,
시설 곳곳에는 각종 기물이
어지럽게 방치돼있습니다.
보호 중인 동물들의 상태도 좋지 않습니다.
시력을 잃고 배회하는 개부터
기생충에 감염된 개체,
다른 개에게 물려
생명이 위태로운 어린 강아지도 발견됐습니다.
센터 안쪽 냉동고를 열었습니다.
이 안에서 나온 개와 고양이 등 사체는
모두 172구.
대부분 태어난지 몇 주 되지 않은
새끼 강아지였고, 상당수는 다른 성견에게
물려 죽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INT ▶ 송정은 광주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어린 강아지들이 태어나자마자 교상(물림)으로인해 이렇게 생명을 바로 잃거나 다쳤던 문제들이 (안타깝다) 다툼이 많은 이유는 먹이라든가 사육환경이라든가 밀집정도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동물보호센터 운영지침'은
어리거나 임신한 동물,
건강이나 공격성에 문제가 있는 동물은
분리해서 보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보호소 안에서 번식까지 이뤄졌고,
태어난 새끼들이 다른 성견에 물려죽는 일이
반복되고 있었던 겁니다.
동물 관리뿐 아니라
기본적인 행정 절차도 멈춰 있었습니다.
보호동물의 정보와 현황은 관련 시스템에
등록해야 하지만, 지난 6월 이후 이 센터에서는
관련 정보를 단 한 건도 갱신하지 않았습니다.
이 기간 구조돼 센터로 들어온 동물은
주인이 온라인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입양으로 연결될 기회도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 INT ▶ 박민희 동물구조단체 '유엄빠' 대표
"'이러한 개를 어디서 발견했습니다'라고 공고를 올리면 시민들이 그걸보고 찾을 수 있어야 되잖아요. 근데 여기는 그런 시스템이 전무하기 때문에 이곳에 들어오는 순간 동물은 그냥 죽어야만 나갈 수 있는 곳이었던 것 같아요"
◀ st-up ▶
“문제는 이곳이 민간에 위탁된 보호소가 아니라, 장흥군이 직접 운영하는 직영보호소라는 점입니다.”
장흥군은 센터의 이런 상황을
일부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센터 냉동고에는
폐사한 동물들이 계속 쌓이고 있었지만,
주말이면 외부 자원봉사자들을 받아
동물 돌봄 활동도 이어졌습니다.
장흥군 관계자는 운영상의 미흡을 인정했습니다.
◀ INT ▶ 장흥군 관계자
"보호소에서 운영하는데서 이렇게 좋지 못한 모습들을 보여드려서 대단히 송구하게 생각하고요. 현재 지금 남아 있는 개체들을 구분해서 관리하기 위한 시설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날 현장에 동행한 동물보호단체는
다치거나 임신한 동물들을
안전한 장소로 옮기는 한편,
담당자를 동물학대 혐의로 고발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