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빌딩 숲 속 ‘자연의 향기’[금주의 B컷]

문재원 기자 2026. 9. 2. 20:1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하늘공원에서 마주한 도심의 여백


서울 강변북로를 달리다 보면, 상암동 하늘공원 부근 길가에 높게 솟은 나무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빠르게 지나가는 차창 너머를 보며 늘 저곳의 풍경이 궁금했습니다. 가을비가 내린 지난달 28일 드디어 그곳을 찾았습니다.

비밀의 정원 입구 같은 하얀 철문을 지나자, 하늘로 곧게 뻗은 나무들이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하늘공원 메타세쿼이아 길입니다.

나무만큼 길게 뻗은 길에는 보랏빛 맥문동이 피어 고즈넉한 정취를 더했습니다. 나무 그늘에서 주로 자라는 맥문동은 5~6월에 연한 자주색 꽃을 틔워 이맘때쯤 만개합니다.

궂은 날씨에도 공원을 찾은 나들이객들은 빗방울을 머금은 꽃을 보며 풍경을 만끽했습니다.

길 한편에는 맥문동 사이에 앉아 포즈를 취하는 붉은 원피스 차림의 한 시민이 있었습니다. 연보랏빛꽃, 짙은 녹음과 대비되며 시선을 끌었습니다.

울창한 나무들이 늘어선 이 길은 참 신기합니다. 불과 몇m 밖은 쉴 새 없이 차들이 달리는 도로인데, 이곳에선 차들의 소음이 한풀 꺾여 들립니다. 코끝을 스치는 바람 냄새도 다릅니다. 카메라 뷰파인더에 눈을 대고 길을 가만히 보다 보면,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아득한 숲속에 들어온 듯합니다.

사진·글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