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통시장 랩소디] ⑤ 인천종합어시장, 바다 내음 물씬…“제철 수산물 잡숴 보세요” <끝>

정혜리 기자 2026. 9. 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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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어기 풀린 꽃게 한가득…10월엔 축제
선어도·소매부·활어부 등 7개 구역 운영
시어머니 이어 26년째 꽃게 장사 상인도
500곳에 1000여명 종사 '국내 대표 시장'
지난 8월28일 인천 제물포구 인천종합어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수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바다 내음 사이로 상인들의 목소리와 손님들의 발걸음이 오가는 곳. 인천 제물포구 연안부두 인근에 자리한 인천종합어시장에는 바다와 사람의 시간이 겹겹이 쌓인 정겨운 짠내가 배어 있다.

지난 8월28일 찾은 인천종합어시장은 낮 시간대부터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과 이들을 맞이하는 상인들로 활기를 띠었다.

"있을 때 잡숴요", "오징어는 안 필요하실까?" 하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시장 안에 울려 퍼지고, 점포 사이론 얼음포대를 수레가 바쁘게 지나갔다.

수조마다 금어기 풀린 꽃게가 한가득 담겨 있었고, 마찬가지로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전어와 생새우 등도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양손 가득 비닐봉지나 스티로폼 상자를 든 사람들은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팔딱팔딱 뛰는 새우를 바구니에 모아 담으며 "한 마리 담으면, 세 마리가 나간다"고 살갑게 말을 건네는 상인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묻어났다.▲바다와 함께 시작된 시장

지난 8월28일 인천 제물포구 인천종합어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수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인천종합어시장은 수도권 수산물 도매시장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곳으로 꼽힌다.

그 뿌리는 1902년 제물포구(당시 중구) 신포동 어시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1931년 제물포구 북성동 해안가 매립지로의 이전을 거쳐 1975년 연안부두 일대에 문을 연 인천종합어시장은 이후 50년 넘는 세월 동안 인천을 비롯해 수도권 등지에 수산물을 공급해왔다.

특히 서해안 인근 연안에서 인천 어민들이 직접 잡아올린 수산물부터 원양산, 수입산까지 다양한 품목을 취급한다. 시장은 선어도·소매부, 활어부, 건어부, 젓갈부, 패류부, 냉동수산부 등 7개 부서가 구역별로 정비돼 있어 원하는 수산물 종류에 따라 시장을 둘러보고, 또 여러 수산물을 한데서 구매할 수 있다.

약 500개의 점포, 1000여명의 종사자가 이곳 어시장을 지키고 있다. 평일에는 하루 평균 2000~3000명이, 주말이면 2만~3만명의 발길이 이어질 정도로 인천을 넘어 국내 대표 수산물 시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처럼 인천종합어시장은 수산물이 모이고 흩어지는 유통 공간인 동시에, 연안부두의 풍경을 이루는 한 축이기도 하다. 가을 꽃게 철이면 바다와 시장이 맞닿은 이곳만의 풍경도 이어진다. 매년 10월에는 연안부두 꽃게 축제가 열려 판매부터 시식, 경매, 공연 등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싱싱함이 오가는 삶의 터전…오래된 이름, 새로운 내일

장순상회를 운영하는 박월란 대표가 꽃게를 들어 보이고 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바다에서 올라온 싱싱한 수산물이 매일같이 모여드는 곳. 이곳을 거친 수산물은 시민들의 식탁으로 향한다. 수산물이 오가는 자리에는 오랜 세월 한 곳을 지켜온 상인들의 시간도 함께 쌓여있다.

시장에서 '장순상회'를 운영하는 박월란(57) 대표는 "시어머님께서 장사하시던 그 자리에서 26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며 "인천종합어시장은 규모가 큰 시장인 만큼 새로운 물건이 매일같이 들어오고, 또 싱싱하다. 좋은 물건 찾으시는 분들은 이곳으로 오셔라"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오랜 세월만큼 시장 곳곳에는 세월의 흔적도 남았다. 노후한 시설을 개선하고 부족한 주차 공간을 해소하는 등 시장의 불편을 덜기 위한 노력도 이어진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전통시장 주차환경개선사업에 선정되면서 지난해에는 435면 규모의 공영주차장이 준공됐다.

변화하는 소비 흐름에 발맞추려는 노력도 이어진다. 온라인으로 소비 방식이 바뀌는 흐름에 맞춰 수산물 종합쇼핑몰을 구축하는 등의 시도다.

이제 시선은 새로운 100년을 향한다.

시설 노후화와 현재 입지가 안고 있는 공간적 한계는 시장이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에 인천종합어시장협동조합은 시장 이전사업을 역점 과제로 삼고, 미래를 위한 터전 마련에 앞장서고 있다.

유기붕 인천종합어시장사업협동조합 이사장 "100년 역사 큰 자부심…공간 확보돼야 더 발전"

낡은 시설 문제…연안항 물양장 매립지 이전 추진

유기붕 인천종합어시장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저희 인천종합어시장이 가진 첫 번째 특장점은 역사성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부서별로 정비가 잘 되어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한 울타리 안에서 젓갈, 동태, 활어 등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죠."

유기붕(사진) 인천종합어시장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인천종합어시장의 강점으로 오랜 역사와 전통, 그리고 다채로운 수산물 라인업을 꼽았다.

특히 오랜 세월 시장을 지켜온 상인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시장의 또 다른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유 이사장은 "3, 4대가 가업을 이어가는 상인들도 있고, 하인천 어시장 시절부터 100년의 역사를 이어오며 명맥을 지키고 있는 것에 상인들도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저 또한 조합장으로서 시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느낀다"고 전했다.

다만 오랜 역사만큼 시설의 노후화로 인한 안전·환경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조합이 인근 연안항 물양장 매립지로의 어시장 이전을 추진해 온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8월28일 시민들이 인천 제물포구 인천종합어시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유 이사장은 "그간 인천종합어시장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명맥을 잘 유지해왔는데 이를 더 성장시키기 위해선 환경과 공간이 확보되어야 한다"며 "그래야만 어느 쇼핑몰과 비교해서도 뒤지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시장은 상업이 주목적이지만, 시장으로 인해 인프라도 구축되고 사람들이 하나의 관광 코스로서 방문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의 인천종합어시장은 소비자가 와서 머무를 수 있는 쉼 공간,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 등이 갖춰지지 않다 보니 그 부분이 가장 아쉽다"고 덧붙였다.

유 이사장은 시장이 수산물 구매를 비롯해 다양한 경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해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남겼다.

그는 "시민들이 찾아오셔서 쾌적함을 느낄 수 있게 하고, 또 원산지, 저울 등을 정확하게 표시하는 것은 필수"라며 "물건을 구매하며 만족감을 느끼는 것에 더해 함께 앉아 음식과 커피도 나눌 수 있는 친근한 공간을 만들고,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그런 만큼 어시장 이전은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혜리·변성원 기자 hy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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