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도 용혜인에 우려 전달···민주 “청문회 전 후보 사퇴해야···버티면 10% 떨어질 것”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 문제를 놓고 여권 내 부정적 기류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에서도 “국민 눈높이를 살펴야 한다”는 우려의 뜻을 전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는 압박이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일단 인사청문회에서 용 후보자의 소명을 들어보자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용 후보자에게 의원 겸직에 대한 부정적 민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30 세대, 젊은 여성층을 겨냥했던 용 후보자 지명이 오히려 이들의 이탈을 가속화하는 아니냐는 우려의 분위기가 청와대 내부에 적지않다고 여권 관계자는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용 후보자의 결단을 압박하고 있다. 송영길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장관을 시키는데 국회의원까지 계속하겠다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욕심”이라며 “‘동물의 왕국’을 보면 세렝게티 초원에서 누 떼들이 개울물을 건너갈 때 악어 떼의 습격을 다 막기는 어렵다. 지나가다 한 마리는 희생되는 경우도 있다. 민심이 수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재 의원도 MBC 뉴스에서 “장관을 하고 싶으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는 게 낫다”며 “젊은이답게 과감한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조국혁신당 비례대표직을 사퇴한 이해민 청와대 AI 미래기획수석비서관 사례를 들며 용 후보자 결단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여당내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영배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통령 지지도가 20·30대 여성층에서 하락세를 보이는 것을 거론하며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그것을 해결해야 하는 입장인데 오히려 악화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돼 당에서도 굉장히 걱정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연희 의원도 MBC에서 “기본소득당을 지켜야 되는 일이 중하면 장관직 제안을 거절했어야 하고, 장관직을 수행하고 싶으면 의원직을 사퇴하는 게 맞다”고 했다.
외견상 둘 중 하나를 택하라는 압박이지만, 여당 내에선 용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전에 후보자 사퇴를 하는 게 그나마 최선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만에 하나 의원직을 버리고 장관을 택하더라도, 용 후보자 개인은 청문회를 거치며 탈탈 털릴 것이고 이재명 정부 국정지지율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한 관계자는 “용 후보자가 장관을 포기하면 (지지율이) 5% 떨어지고, 의원직을 포기하면 10% 떨어진다”고 했다.
당사자인 용 후보자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청문회 전에라도 의원직과 장관직 중 하나를 선택할 생각은 없냐’고 기자들이 묻자 “청문회 과정이 국민과 소통하는 과정이기에 청문회를 잘 준비하며 제 생각을 잘 정리하고 전달해 드리겠다”고만 했다.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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