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 모두 외면’ 용혜인, 여당서 자진사퇴론···“청문회 전에 본인 결단이 낫다”
송영길 “벼락출세하고 이중삼중 특혜”
민주당서도 부정적 기류 갈수록 강해져
“하락세인 국정 지지율에 기름” 우려도

성평등가족부 장관으로 내정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2일 여당 내부에서 나왔다. 장관·비례대표 의원 겸직이 부적절하다는 기류를 넘어 장관으로 적절하지 않은 인사라는 여론이 나오는 것이다. 용 내정자는 “청문회에서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용 내정자 발탁은) 갑자기 벼락출세하고 특혜를 이중 삼중 받은 것 아니냐”며 “민심이 수용하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물의 왕국을 보면 세렝게티 초원에 누떼들이 악어의 공격을 다 막기는 힘들다. 한 마리 희생되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용 내정자의 자진 사퇴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민주당 내에서는 장관직을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논란이 장기화할 경우 가뜩이나 하락 추세인 국정 지지율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초선 의원은 “당적이 다른 만큼 공개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만큼 청문회 전에 본인이 결단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국민 여론이 좋지 않아서 청문회에서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남편 논란 등은 본인이 정리하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에서는 용 의원이 장관을 하려면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발언도 계속됐다. 이연희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90년생 36살인데 젊은 정치인이 욕심이 너무 과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영배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2000년 김한길 장관 이후 모든 비례대표 입각자는 의원직을 버렸다”며 “비례대표직은 던지는 게 국민 눈높이에서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성평등 정책에 대한 전문성과 신뢰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를 받은 원민경 장관 지명 당시와 달리 여성계의 지지도 두텁지 않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가 지난달 31일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앞장서서 주장해 온 인사가 어떻게 약자의 안전권을 보장하겠느냐”고 비판 성명을 낸 데 이어, 녹색당도 이날 “편법 위성 정당으로는 성평등을 실현할 수 없다”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그럼에도 여권에선 용 지명자가 비례대표 의원직을 포기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기본소득당은 원내 의석이 1석뿐인 만큼 용 의원이 사퇴하면 정당 국고보조금 수령 등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기본소득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현재 당 입장에선 내정자 사퇴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용 의원 역시 지난달 31일 “소수정당의 어려움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며 의원직 유지 의사를 밝힌 상태다.
용 내정자를 향한 공격이 과도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 조국혁신당 의원은 “여당은 그간 지명이 된 인사에 대해 방어를 해줬는데 지금은 같이 공격하고 있지 않나”며 “소수정당 인사를 만만하게 본다고밖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용 내정자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며 장관·비례의원 겸직 논란을 의식한 듯 “많은 걱정과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제가 듣고 또 듣겠다”고 말했다. 의원직 사퇴 가능성에 대해서는 “청문회에서 말씀을 나누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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