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째…이 대통령 SNS에서 날 선 언론 비판이 사라졌다

정철운 기자 2026. 9. 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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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날 선 언론 비판이 사라졌다.

미디어오늘이 이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X' 계정을 확인한 결과 특정 언론 비판 게시글은 지난 7월13일이 마지막이었다.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조폭과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장영하 변호사에 대해 지난 3월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하자 이 대통령은 "아무 근거없는 이재명 조폭연루설을 확인도 없이 무차별 확대 보도한 언론들이 이런 판결이 나는데도 사과는커녕 추후정정보도 하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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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3일 조선일보 기사 비판 이후 '잠잠'…대언론 소통 변화일까
"조작방송" 규정하고 특정 언론·보도 겨냥했던 거침없는 과거와 대조적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날 선 언론 비판이 사라졌다.

미디어오늘이 이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X' 계정을 확인한 결과 특정 언론 비판 게시글은 지난 7월13일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사격한 총, 병사들은 본 적도 없다? 조선의 왜곡>이란 오마이뉴스 기사를 인용하며 “사실에 기초한 보도가 아니라 조작에 기초한 정치적 공격은 언론으로서 온당한 태도가 아니다”라며 조선일보를 겨냥했다. 이후 50여일이 흐른 지금까지 이 대통령의 특정 언론 비판은 눈에 띄지 않는다.

언론을 다루더라도 표현 방식에서 미묘하게 달라진 모습도 보인다. 이 대통령은 2일 <820조 성장 중심 슈퍼 예산, '양극화 완화' 더 보강해야>란 2일자 한겨레 사설을 공유하며 “안타깝지만 지금은 전 정권이 만든 성장보릿고개라 일단 성장 회복에 더 주력해야 한다. 만족하긴 어렵겠지만 복지확대에도 애쓰고 있다”며 “이제 1년이 지났을 뿐이니 좀 더 시간을 주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비교적 차분한 어조로, 반박이 아닌 해명에 가깝다.

8월30일엔 “일부 언론이 정부가 금융을 조인다면서 대출총량을 증액한 것이 정책 엇박자라고 비난하지만, 주택공급 증가를 위한 금융 확대, 청년 등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 증액은 유효하고 해야 할 핀셋 정책”이라고 썼는데 여기서도 '일부 언론'이란 표현을 쓰는 등 신중한 단어 선택이 눈에 띄었다. 8월13일엔 매일경제 8월12일자 <꼼수상속 잡다가…가업승계 막아설판> 기사를 공유하고 “이번 개편안에서 탈락한 업종에 속한 사업자들도 반발하는 모양새다. 택시·버스 운송업이나 마트·병원·약국 등이 추가로 제외됐기 때문이다”라는 기사의 한 대목을 인용했는데 “이런 업종에 수백억씩 상속세 감면 계속하는 게 공정할까요?”라고만 적었다.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문장도 절제하는 모습이다.

이는 과거 언론을 향한 이 대통령의 거침없던 게시글과 사뭇 다르다. 앞서 이 대통령은 5월21일 서울경제TV 유튜브 콘텐츠 <중국인 서울 강남 아파트 944채 기습 매수…다주택자 던진 물량 싹쓸이>를 인용하며 “혐중 선동 재료로 사용될 수 있게 의도적으로 만든 가짜뉴스 기사”라고 쏘아붙인 뒤 “명색이 경제언론인데 혐중을 부추겨 나라와 국민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겠죠?”라고 적었다. 2월1일엔 <'10억 벌면 8억 토해내라' 날벼락...혼돈의 시장, 다주택규제 10가지 부작용>이란 제목의 파이낸셜뉴스 기사를 공유하며 “언론이라면서 대체 왜 이렇게까지 망국적 투기를 편드는 것인가?”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6월13일엔 <기사 2000건으로 90억 챙긴 '선행매매' 기자 등 2명 구속>이란 제목의 KBS 기사를 공유하며 “패가망신하는 주가조작 이제 그만하고 정론직필하는 정상적 언론인으로 돌아가기 바란다”고 적었고 3월22일엔 “언론의 자유가 언론의 특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썼다. 4월12일엔 “사욕을 위해 국익을 훼손하는 자들을 매국노라 부른다. 국익을 포함한 공익추구가 사명인 정치와 언론 영역에서도 매국 행위는 버젓이 벌어진다”며 언론계전체를 겨냥하기도 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를 겨냥한 이재명 대통령의 X 게시물.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조폭과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장영하 변호사에 대해 지난 3월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하자 이 대통령은 “아무 근거없는 이재명 조폭연루설을 확인도 없이 무차별 확대 보도한 언론들이 이런 판결이 나는데도 사과는커녕 추후정정보도 하나 없다”고 비판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자신의 조폭연루설을 내보낸 SBS '그것이알고싶다'를 “조작방송”으로 규정했고, 동아일보가 대장동 의혹 보도로 2023년 한국신문상을 수상한 것을 두고선 수상 취소를 요구했다. 이렇듯 연일 언론을 향해 거침없이 날을 세웠던 모습과 최근 모습은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한국일보는 지난달 28일 <李, SNS도 생중계도 줄였다…지지율 하락에 '대국민 소통' 변화?> 기사에서 “이 대통령의 게시글 수는 6월 78회, 7월 81회였으나, 이달 들어 27일까지 31회(오후 6시 기준)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글쓰기 방식도 미묘하게 달라졌다”며 유사 사례에서 과거엔 “패가망신 주가조작 이제 그만하라”고 적었지만 최근엔 “주식시장 불법거래 안 됩니다”로 표현이 부드러워졌다고 지적했다. 언론 관련 비판 게시글이 줄고 수위도 낮아진 듯한 모습은 이러한 '대국민 소통' 변화의 결과일 수 있다.

지난 1년, 기자들은 이 대통령의 SNS에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한국기자협회가 창립 62주년을 맞아 지난 7월21일부터 29일까지 기자 16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언론·미디어 정책 및 행보에 대해 47.4%가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는데, 부정적으로 평가한 기자들(770명)은 가장 큰 이유(중복 응답)로 '대통령 개인 SNS를 통한 특정 매체 비판 등에 따른 언론 전반 위축'(77.3%)을 꼽았다. 집권 2년차를 맞은 이 대통령이 이러한 언론계 여론을 인식하고 SNS를 줄이라는 참모진의 조언을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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