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안전벨트 미착용' 지적한 비전문가의 방송 발언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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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박위씨가 열차에서 휠체어 리프트로 내려오다 사회복무요원 발에 걸려 넘어진 사건 관련해 박씨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거세다.
JT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사건반장' 지난달 24일자 방송에서 박지훈 변호사는 "박위씨 본인의 문제도 있는데 안전벨트를 안 했다"며 "휠체어가 저렇게(앞을 향해) 내려오면 안 되고 반대쪽으로(뒤로) 내려와야 되는데 직진으로(앞으로) 내려오는 모습이다"라고 한 뒤 "본인도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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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사건반장' 박지훈, 박위 사건 휠체어 안전벨트 미착용등 지적
휠체어 이용자들 "안전벨트 더 위험" "뒤로 못내리고 내려서도 안돼"
"비전문가 출연, 부정확한 내용 전달, 잘못된 이해 확산 안타까워"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유튜버 박위씨가 열차에서 휠체어 리프트로 내려오다 사회복무요원 발에 걸려 넘어진 사건 관련해 박씨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거세다. 박씨가 당시 영상을 CCTV로 공개했다는 이유인데 박씨는 영상을 내렸지만 장애인에 대한 비난과 혐오가 도를 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비전문가가 방송에 나와서 휠체어 이용에 대해 잘못된 내용까지 전하면서 이에 대한 반박이 나오고 있다.
JT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사건반장' 지난달 24일자 방송에서 박지훈 변호사는 “박위씨 본인의 문제도 있는데 안전벨트를 안 했다”며 “휠체어가 저렇게(앞을 향해) 내려오면 안 되고 반대쪽으로(뒤로) 내려와야 되는데 직진으로(앞으로) 내려오는 모습이다”라고 한 뒤 “본인도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휠체어 이용자, 후진 탑승해야 할까?
하지만 휠체어 이용자들은 해당 방송에서 지적한 두 가지 내용이 모두 잘못된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김영웅 한국장애인식개선교육원장은 지난 1일 미디어오늘에 “휠체어를 탄 채로 직접 승하차를 해보면 좋겠다”며 “열차에서 리프트로 오를 때 후진해서 가는 게 어떤 걸 의미하는지 글로 다 전달이 안 된다”고 했다. 김 원장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뒤로 내리는 게 더 위험하며 뒤로 내릴 수도 없고 내려서도 안 된다”고 경고했다. 열차 승하차를 위한 수직형 리프트 이용시엔 승차 때나 하차 때 모두 진행방향을 바라보고 타고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경사로가 제대로 펼쳐졌는지, 바닥면까지 완전히 내려왔는지, 역무원·사회복무요원 등이 경사판을 붙잡은 손이나 올려 둔 발이 바퀴에 걸리진 않는지, 자신의 휠체어가 리프트에 반듯하게 탑승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앞을 보고 이용해야 한다”며 “하차시에도 같은 안전상 이유로 앞으로 보고 타야 하며 열차 내 승하차 공간이 좁아 휠체어가 회전할 수 없을 뿐더러 열차에서 리프트 탑승 시 지상과 연결되는 경사판을 뚫고 추락할 더 큰 위험이 있어 절대 뒤로 내려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동행인이 함께 타고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김 원장은 “수직형 리프트는 휠체어 이용자 1인이 타기에도 좁아 더 위험하다”고 했다.
휠체어 안전벨트 착용은 왜 위험한가?
박 변호사는 사건반장에서 박씨가 앞으로 탑승한 것을 지적했는데 전문가들은 이를 반박했다. 차미경 작가는 자신의 사고 경험담을 SNS로 공개했다. 차 작가는 교통사고 당시 전동휠체어에 묶여 있지 않아서 부상이 덜했다고 했다. 그는 “커다란 청소트럭이 내 뒤를 덮쳤을 때 나는 전동휠체어에서 튕겨나가 바닥에 떨어졌고 전동 휠체어는 박살이 났는데 만약 내가 전동휠체어 안전벨트에 묶여 있었더라면 나와 휠체어가 모두 박살이 났겠다”고 썼다.
또한 그는 “길을 가다 뜻밖에 작은 턱 앞에서 무방비 상태로 휠체어가 뒤로 뒤집히는 바람에 부상을 입는 소소한 사고를 여러번 경험했는데 그 때문에 뒤로 넘어지는 것에 대한 공포가 각인돼 수동휠체어를 탈 때 만큼은 정면 운행을 절대 고집한다”며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은 그 사람 나름의 경험에서 축적된 자기만의 운행 방식이 있고 박위씨도 그만의 방식으로 휠체어를 움직였을 텐데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한 피해자인 그에게 '왜 안전벨트를 안 했느냐, 왜 뒤로 내려왔어야지 앞으로 내려왔냐'고 하는데 사안에 부합하지도 않고 문제 해결에 아무 쓸모 없는 무의미한 비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차 작가는 박씨에 대한 과한 비난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그는 “휠체어에 몸을 묶고 다니든 말든, 앞으로 내리든 뒤로 내리든 그것은 타인이 강요하거나 강제할 사안이 아니고 휠체어는 타는 당사자가 제일 잘 아는 자기 몸과 같다”며 “김경훈 선생 지적처럼 '어느 방향으로 내려와도 안 넘어지게 만드는 게 설계고 한 방향으로만 내려오라고 하는 건 설계의 실패를 이용자에게 떠넘기는 것'에 불과한 비난일 뿐”이라고 했다.
김 원장 역시 “휠체어 안전벨트는 자동차와 달리 의무사항이 아니며 그로 인해 모든 제품에 장착돼 있지도 않다”며 “세상 누구도 모든 의자에 앉을 때마다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로 휠체어 이용 때마다 안전벨트를 착용한다는 건 큰 불편을 초래한다”고 설명한 뒤 “이슈가 된 사고에서도 만일 안전벨트에 몸이 묶인 상황 상태로 전복됐으면, 이용자가 흴체어에 깔리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원장은 “이용 중 본의 아니게 뒤집힌 휠체어에 깔리는 끔찍한 상황을 항상 대비하고 긴장해야 하는 장애인들에게 '안전벨트 했나'라고 묻는 것도 큰 스트레스”라며 “휠체어 이용자가 안전벨트 미착용한 것을 사고 원인의 일부처럼 지적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잘못된 내용으로 인한 비난 대신 재발방지 논의해야
비전문가가 출연해 방송에서 잘못된 내용을 전하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김 원장은 “장애인 편의시설 관련 이슈에 해당 분야 전문가가 아닌 이가 출연해 실질적 현실과 사실을 정확히 모르고 잘못된 이해를 사실처럼 전달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차 작가도 이번 박씨 사건과 관련해 “비난과 혐오가 도를 넘어 이젠 정말 그가 콧구멍 두 개인 것도 혐오스럽다 하겠더라”라며 “무의미한 비난에 열 올릴 시간에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방향의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최근 박씨에 대한 비판기사 내지 박씨를 키워드로 넣은 관련 보도가 지속되고 있다. <[단독] 박위, 흔적 지우다 꼬리 밟혔다…'공익 저격' 자숙 중 삭제 작업>(OSEN, 9월2일), <[단독] 코레일 “박위 'KTX 70% 할인' 사실 아냐... 애초에 없는 제도”>(일간스포츠, 8월31일), <용산고 동창들 '박위 학폭' 논쟁…“4주 상해, 소년원 갔다” vs “선한 친구”>(뉴스1, 8월30일) 등 박씨를 공격하는 내용의 단독 보도를 내거나 온라인에서 떠도는 얘기들을 모아 입증되지 않은 내용을 기사로 전하고 있다.
관련해 홍윤희 사단법인 '무의' 이사장은 지난달 27일자 한국일보 칼럼에서 “며칠 동안 오로지 그 '대응 방식'에만 초점을 맞춘 기사가 쏟아질 일인가. 사람이 다칠 뻔한 사건인데 왜 재발 방지엔 아무도 초점을 맞추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발 이런 분석을 보고 싶다”며 “유럽 어딘가의 기차 경사로는 더 완만하다는데 우리나라도 이렇게 만들 순 없는가. 발로 밟으면 낙상위험이 높아지는데 사람이 안 밟고도 안정적으로 작동하게 할 순 없는가. 리프트 조작 교육은 균일한가. 왜 역무원 아닌 사회복무요원이 이 일을 맡고 있나”라고 했다.
홍 이사장은 “논란을 부추기는 건 언론”이라며 “기관사 댓글 한 줄을 긁어 철도공사 공식 입장인 듯 사람들이 오해하도록 쓰는 대신, 리프트가 어떻게 작동하고 매뉴얼은 무엇을 규정하는지 더 많은 취재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자폐아 어머니가 '휠체어를 탄 당신은 취업이라도 하지만 내 아이는 그렇지 못할 수 있다'는 댓글을 남겼다는 보도는 더 부적절하다”며 “탑승 지원이라는 본질에서 갑자기 장애 정도에 따라 취업에 차이가 난다며 논리가 훅 점프한 발언을 기사에 그대로 담는 건 싸움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규정한 뒤 “전형적인 장애인 갈라치기”라고 했다.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언론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홍 이사장은 박씨 비난 기사들을 두고 “이제 그만하자”며 “이번 사건이 남기는 게 있다면 부디 '누가 잘못했나' 식의 휘뚜루마뚜루 비난 말고, '재발 방지는 이렇게'라는 솔루션이 남기를. 더 나아가 실제 현장 변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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