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글로비스 협력사 노조 잠정합의⋯ 현대차 78조 생산라인 ‘숨통’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부품 공급과 물류를 책임지는 핵심 하청 노조가 2026년도 단체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현대차 정규직 노사의 임금협상 최종 가결에 이어 완성차 생산라인을 일거에 멈춰 세울 수 있는 ‘마지막 뇌관’으로 꼽히던 사내 물류망 리스크까지 해소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연간 매출 78조원대에 이르는 현대차 핵심 생산라인이 전면 셧다운의 위기에서 벗어나며 완전 정상화의 숨통을 텄다.
2일 브릿지경제가 단독 입수한 잠정합의서와 취재를 종합하면 금속노조 울산지부 현대글로비스울산지회와 협력사협의회는 전날 밤 ‘2026년 단체교섭 잠정 합의서’에 최종 서명했다. 현대글로비스울산지회는 현대차 울산공장 전 라인에 부품을 실시간 서열·공급하는 하청 노동자 약 1400명이 주축이다. 이들이 일손을 놓을 경우 현대차 완성차 조립 공정이 즉각 마비되는 핵심 급소 공정이다.
잠정합의서에 따르면 노사는 최대 쟁점이었던 단체협약 제34조(고용안정)와 관련해 “회사와 조합은 조합원의 고용과 관련된 사항은 본 단체협약의 관련 규정에 의거 합의한다”고 명시했다. 통상 사측이 요구하는 단순 ‘협의’를 넘어 노조의 동의가 필수적인 ‘합의’로 못을 박았다. 울산공장 재건축과 생산라인 재편 과정에서 고용 불안을 호소해 온 하청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안전장치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임금은 기본급 6만9600원(시급 290원) 인상과 함께 일시금 총 750만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일시금은 타결 시 생산성향상금과 특별격려금 300만원, 추석 전 생산장려격려금 250만원 외에 오는 12월 말 ‘고용안정 지원금’ 명목으로 200만원을 추가 지급한다. 연말 울산 1·4공장 생산라인 재편 국면에서 빚어질 현장 동요를 차단하겠단 조치다.
복리후생과 취약 근로자 보호 조항도 대기업 정규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단협 제60조에 따라 제헌절을 유급휴일로 신설했고, 제65조에는 배우자의 유산·사산 시 5일(유급 3일)의 특별휴가를 부여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중증질환자의 휴직 연장권 보장과 함께 휴직 중 퇴직 시 ‘휴직 전 3개월간 평균임금’으로 퇴직금을 산정하도록 명문화해 장기 치료 환자의 퇴직금 삭감 불이익도 원천 차단했다.
현대차는 이날 정규직 노사의 임금협상 타결에 따라 한국거래소에 울산공장 등 전 사업장의 자동차 제조·정비 및 판매 부문 ‘생산재개’를 공시했다. 공시에 명시된 해당 생산 부문의 2025년 별도 기준 매출액은 78조7668억원이다. 현대차는 이른바 물류 노조의 잠정합의에 따라 생산 불확실성은 사실상 완전히 걷히게 됐다. 모트라스와 유니투스 등 현대차의 핵심 협력사 생산 자회사들도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속속 도출하고 있다. 노조는 조만간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올해 교섭에 최종 마침표를 찍는다.
현대차는 파업 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내고 하반기 생산 회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파업 여파로 국내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41.1% 급감하는 등 충격을 받았다. 올해 정규직 노조의 총 60시간 파업으로 발생한 생산 차질만 약 5만5200대, 피해액은 2조3000억원에 달한다. 부품·물류 사내하청으로 번지던 연쇄 파업의 고리를 끊어낸 현대차는 하반기 글로벌 판매 목표인 415만8300대 달성을 위한 만회 생산에 전사적 역량을 쏟아부을 방침이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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