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SKIET 합병 신고에 칼 빼드나… 금감원, ‘주주 설득 부족’ 정정 요구 검토

박지윤 기자 2026. 9. 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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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금감원)이 SK이노베이션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간 합병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 요구를 검토하고 있다.

2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SK이노베이션이 제출한 SKIET 흡수합병 관련 증권 신고서를 검토하면서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이행 여부와 주주 소통 과정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SK이노베이션과 SKIET 합병을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와 외부 전문가 검토는 이뤄졌지만, 주주들에게 합병의 명분을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금감원이 이 부분을 문제 삼아 정정 요구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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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위원회·외부검토는 갖췄지만
“주주 설득 명분 부족”… 정정 요구 유력
상법 개정 이후 조직개편 심사 강화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모습. /뉴스1

금융감독원(금감원)이 SK이노베이션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간 합병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 요구를 검토하고 있다. 특별위원회 구성이나 외부 전문가 검토 등 형식적 절차는 이행했지만, 합병의 당위성과 주주가치에 미칠 영향에 대한 설득 작업이 부족했다는 점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2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SK이노베이션이 제출한 SKIET 흡수합병 관련 증권 신고서를 검토하면서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이행 여부와 주주 소통 과정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SK그룹 차원의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추진되는 대형 거래인 만큼, 금감원은 이번 합병건을 더욱 엄격한 잣대로 검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 내부에서 SK그룹의 사업 구조 개편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합병 건을 엄격한 사안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 합병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 요구 조치를 내리는 것이 금감원 내부의 확정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번 심사의 배경에는 지난해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이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확대된 데 이어 법무부가 올해 2월 발표한 ‘기업 조직개편 시 이사의 행위 규범 가이드라인’이 자리 잡고 있다. 법무부 가이드라인은 계열사 간 합병이나 포괄적 주식교환 등에서 ▲특별위원회 설치·운영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 검토 ▲주주에 대한 충분한 정보 제공 등을 핵심적인 고려 사항으로 제시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IET는 합병을 앞두고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외부 전문가 검토 절차를 거쳤다. 하지만 양사는 지난 8월 26일 온라인 합병 설명회를 개최한 데 이어 오는 14일 주주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합병계약 체결과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에야 본격적인 대면 주주 소통에 나선다는 점에서 소통의 시점과 방식이 논란이 되고 있다.

◇ “형식은 갖췄지만 설득은 없었다”

증권업계에서는 금감원이 ‘주주에 대한 충실한 정보 제공’ 여부를 단순한 설명회 개최나 공시 이행 같은 형식적 절차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본다. 거래의 당위성과 명분을 명확히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주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설득했는지가 핵심 기준이라는 분석이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SK이노베이션과 SKIET 합병을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와 외부 전문가 검토는 이뤄졌지만, 주주들에게 합병의 명분을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금감원이 이 부분을 문제 삼아 정정 요구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합병 가액을 둘러싼 주주들의 문제 제기도 적지 않다. SKIET의 합병 가액은 주당 1만4783원으로, 2021년 상장 당시 공모가 10만5000원보다 85.9% 낮다. 지난해 8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당시 발행가인 2만8600원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다만 이번 합병 가액은 회사가 임의로 정한 가격이 아니라 상장사 간 합병에 적용되는 자본시장법상 기준 주가 산식에 따라 산정됐다. 합병 가액 산정 과정에서 별도의 할인·할증도 적용되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의 필요성으로 분리막 사업의 수익성 악화와 SKIET의 자체 자금 조달 여력 한계를 들고 있다. 양사 조직과 기능을 통폐합하고 SK이노베이션의 신용도를 활용해 금융 비용을 낮추면 연간 약 600억원의 EBITDA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합병 이후 2년 내 분리막 사업의 EBITDA 흑자 전환도 목표로 제시했다.

◇ 절차만으론 역부족… 금감원표 심사 기준 확산

주주들의 대응 수단에도 차이가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소규모 합병 방식으로 추진해 자사 주주에게 원칙적으로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지 않는다. 다만 발행 주식 총수의 20% 이상이 합병에 반대하면 소규모 합병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다. 반면 SKIET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관련 매수대금이 3500억원을 넘을 경우 합병계약을 해제하거나 조건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금감원이 주요 자본거래를 바라보는 잣대는 올 들어 한층 엄격해졌다. 현대지에프홀딩스와 이마트·신세계푸드 등 계열사 간 조직개편 과정에서도 금감원은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이행 여부와 주주에 대한 정보 제공이 충분했는지를 증권신고서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도록 요구했다. 한화솔루션의 대규모 유상증자에서도 조달 목적과 자금 사용 계획, 주주가치 영향 등에 대한 설명이 정정 요구의 주요 대상이 됐다.

이들 사례의 공통점은 특위 설치나 외부 전문가 검토 같은 형식적 절차만으로는 당국의 문턱을 넘기 어렵다는 점이다. 거래의 필요성과 주주가치에 미칠 영향을 구체적으로 입증하고 주주를 실질적으로 설득했는지가 금감원 심사의 핵심 잣대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감원이 정정 요구를 내리면 증권 신고서 효력이 정지되면서 합병 일정에도 변수가 생길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14일 주주 간담회를 열어 합병 취지와 기대 효과 등을 추가로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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