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탈락했나…‘서울대 10개’ 놓친 경북대, 평가기준 논란 속 대학간 격차 확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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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역 거점국립대를 서울대 수준으로 육성하겠다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의 첫 지원 대상에서 경북대학교가 탈락했다.
경북대 대학본부 관계자는 "이전의 재정지원 사업과는 평가 지표의 결이 상당히 달랐다"며 "대학의 역량도 평가 요소에 들어가지만, 국토공간 대전환 전략과의 정합성, 지역 여건과 준비도, 관계부처 정책과 얼마나 잘 연계되는지, 앞으로 발전 가능성 등이 중요하게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북대가 선정 대학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후속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대구·경북 지자체와 지역 기업·연구기관 간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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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초광역권’ 선정 구조 속 부산대와 경쟁…“평가 공정성 공개해야” 정치권 반발
대구시 “선정 대학 분석·추가 재정 확보 공조”…경북대도 내부 혁신과 경쟁력 강화 과제

정부가 지역 거점국립대를 서울대 수준으로 육성하겠다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의 첫 지원 대상에서 경북대학교가 탈락했다. 결과 발표 직후 지역에서는 "정부가 애초부터 대구·경북을 배제한 게 아니냐"는 불만 섞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지역 산업 경쟁력과 인재 양성을 함께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국가균형성장 전략에서 대구·경북이 잇따라 선택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경북대 탈락은 향후 지역의 미래성장산업 연구·교육 인프라 구축과 우수 교원·학생 확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실상 한 자리 놓고 경쟁한 경북대·부산대
교육부는 지난 1일 '2026년 서울대 10개 만들기 패키지 지원대학'으로 부산대와 전남대, 충남대를 최종 선정했다. 선정 대학에는 올해부터 대학당 약 700억 원 규모의 재정이 투입되며, 2030년까지 지원이 이어진다. '5극3특' 성장엔진 산업과 AI 분야를 연계해 학부부터 대학원, 연구소까지 지원하는 방식이다.
전국 9개 거점국립대 가운데 3곳만 집중 지원하는 사업인 만큼, 영남권에서는 부산대와 경북대가 사실상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경북대는 대구·경북의 전략산업과 연계한 피지컬 AI 융합교육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연계한 모바일AI공학전공 확대와 피지컬AI 융합 단과대학 신설, 엔비디아·HD현대로보틱스 등과의 제조 AI 협력 등이 주요 내용이다. 허영우 경북대 총장도 반도체·로봇·모빌리티 등 지역 성장산업과 대학·연구기관·기업을 연결하는 혁신모델 구축 구상을 밝혀왔다.
반면 부산대는 조선해양·기계시스템·항공우주 등 동남권 산업 기반을 활용한 혁신제조 융합대학 구축을 비롯해 대기업 계약학과와 대규모 AI대학 신설, 양산캠퍼스 산업 AI 전환 연구캠퍼스 조성 등을 제시했다.
이에 정부는 부산대의 계획이 동남권 산업 기반과 연계되는 동시에 '남부 해양 수도권' 발전전략과도 맞닿아 있어 실현 가능성과 지역 파급효과가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학 자체 경쟁력뿐 아니라, 정부의 초광역 발전전략과 지역 산업 육성 구상과의 연계성에서 부산대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경북대 대학본부 관계자는 "대학본부뿐만 아니라 실제 계획서를 작성한 해당 학과 교수들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다"면서 "계획서도 잘 작성됐고, 대학의 강점을 충분히 어필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평가기준 놓고 'TK 패싱' 논란
경북대 탈락 이후 지역에서는 선정기준과 평가 과정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초광역 발전전략과의 연계성이 경북대에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면서 'TK 패싱' 논란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정부는 초광역권 발전 구상에서 수도권을 '글로벌 경제·문화 수도권', 중부권을 '행정·과학 수도권', 남부권을 '에너지·해양 수도권'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대구·경북의 산업·공간 전략이 상대적으로 뚜렷하게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것이다.
경북대 대학본부 관계자는 "이전의 재정지원 사업과는 평가 지표의 결이 상당히 달랐다"며 "대학의 역량도 평가 요소에 들어가지만, 국토공간 대전환 전략과의 정합성, 지역 여건과 준비도, 관계부처 정책과 얼마나 잘 연계되는지, 앞으로 발전 가능성 등이 중요하게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인선 의원(국민의힘·대구 수성을)도 교육·연구 분야의 전문적 판단보다 정책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국가대표 거점국립대학을 선정하는 사업이라면 무엇보다 대학과 교육·연구에 대한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평가가 전제돼야 한다"며 "평가위원 구성과 선정기준, 대학별 평가 결과 등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글로컬대학 평가에서 경북대와 부산대가 B등급을 받은 반면 이번에 선정된 전남대는 C등급, 충남대는 D등급을 받았다는 점도 논란의 근거로 거론된다. 다만 평가 목적과 지표가 다른 만큼 등급만으로 이번 선정의 공정성을 단정하기는 어렵고, 실제 평가기준과 대학별 점수 차이를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북대·부산대 격차 확대 우려… 대구시 "재정 확보 공조할 것"
지역 대학가에서는 이번 탈락으로 경북대와 부산대의 경쟁력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대가 2030년까지 대규모 재정 지원을 받게 되면서 연구·교육 인프라 확충과 우수인재 확보 등에서 경북대보다 유리한 기반을 갖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북대가 선정 대학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후속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대구·경북 지자체와 지역 기업·연구기관 간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지컬 AI와 반도체·로봇·모빌리티 등 지역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산·학·연 협력을 확대하고, 이를 정부의 후속 사업과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탈락을 지역 차별 문제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가 공동 추진한 '국가연구소(NRL 2.0)' 사업에 이어 이번 사업에서도 탈락한 만큼, 대형 국책사업에 대응할 수 있는 경북대의 연구역량과 사업기획 능력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의 한 교수는 "경북대와 지역사회는 이번 결과를 단순히 외부 요인으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경북대의 경우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대학의 기획과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연구역량과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경북대와 함께 정부의 추가 지원 가능성에 대비한 후속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시는 대경권 대학이 추가 지원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권역별 추가 선정과 재정 지원을 교육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다.
김성진 대구시 대학인재혁신과장은 "경북대와 후속 대응 방안을 협의한 뒤 대경권 대학을 추가 선정하고, 예산을 지원해 달라는 요구를 연말까지 교육부에 전달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앵커사업과 공유대학 등 현재 경북대가 추진 중인 사업이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김명규 기자 km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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