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수주 훈풍···LFP 양극재로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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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수요 둔화로 2년 넘게 부진했던 국내 양극재 업체들이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에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수주를 늘리면서 비중국산 양극재를 먼저 확보하려는 경쟁도 시작됐다.
LG에너지솔루션도 2027년 이후 LFP 양극재 조달처를 국내 기업으로 넓힐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SDI에 이어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발주가 나오면 국내 LFP 양극재 시장은 복수 업체가 경쟁하는 구도로 바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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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재 44만~45만t···국내 공급능력은 절반 이하
美 탈중국 규제에 엘앤에프·포스코퓨처엠 등 수혜 기대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전기차 수요 둔화로 2년 넘게 부진했던 국내 양극재 업체들이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에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수주를 늘리면서 비중국산 양극재를 먼저 확보하려는 경쟁도 시작됐다. 배터리 셀에서 시작된 ESS 훈풍이 양극재 수주로 번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SK온은 미국 네오볼타파워에 2027년부터 2031년까지 ESS용 LFP 배터리 셀 9GWh를 공급한다. 계약금액은 약 1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양사는 SK온이 9GWh의 셀을 추가 공급하고 네오볼타가 이를 팩으로 만들어 SK온에 납품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추가 계약이 성사되면 협력 규모는 18GWh로 늘어난다.
삼성SDI도 미국 인디애나주 스타플러스에너지 공장에 ESS용 LFP 생산라인을 늘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글로벌 ESS 시스템통합 업체와 3년간 LFP 셀을 공급하는 계약을 조율 중이다. 메리츠증권은 공급처로 중국 선그로우를 지목했다. 본계약 체결 목표 시점은 올 4분기다. 스타플러스에너지가 보유한 4개 라인 가운데 ESS용 LFP로 전환되는 라인도 당초 2개에서 3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 3년 뒤 양극재 44만~45만t 필요
배터리 3사의 ESS 증설은 양극재 주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메리츠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의 북미 LFP 생산능력이 올해 약 70GWh에서 2027년 약 129GWh, 2028년 193~195GWh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LG에너지솔루션 120GWh, 삼성SDI 60GWh, SK온 15GWh 안팎을 합산한 수치다.
LFP 배터리 10GWh를 생산하려면 양극재 약 2만3000t이 필요하다. 이 비율을 적용하면 3사의 양극재 수요는 올해 16만1000t에서 2027년 29만7000t, 2028년 44만~45만t으로 증가한다.
국내 업체들의 증설 계획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의 2028년 LFP 양극재 생산능력은 엘앤에프 6만~9만t, 피노 5만t, 포스코퓨처엠 5만t 등이다. 세 회사를 합쳐도 16만~19만t으로 배터리 3사 예상 수요의 절반에 못 미친다. 증설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더라도 모든 생산능력을 북미 ESS용으로 돌릴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급 여력은 더 줄어든다.

◇ 중국산 싸도 세액공제 놓치면 손해
LFP 양극재는 중국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중국 상주리원에서 LFP 양극재를 조달해왔다. 중국산은 가격과 생산 규모에서 앞서지만 미국에 공급할 ESS에는 그대로 쓰기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은 올해부터 중국산 비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에 적용하는 관세를 25%로 올렸다.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45X)와 청정전력투자세액공제(48E)에도 금지외국기관(PFE) 관련 요건을 추가했다. 중국 기업이 만든 소재와 부품의 원가 비중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배터리 제조사와 ESS 사업자가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는 구조다.
양극재는 LFP 셀 제조원가의 약 30%를 차지한다. 값싼 중국산 양극재를 쓰더라도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와 투자세액공제를 놓치면 전체 비용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 규제가 강화될수록 셀뿐 아니라 양극재와 전구체의 생산지와 기업 지배구조까지 따져야 한다.

◇ 엘앤에프 선점···포스코퓨처엠도 양산 채비
수주 경쟁에서는 엘앤에프가 앞섰다. 엘앤에프는 지난 3월 삼성SDI와 1조6000억원 규모의 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었다. 2027년부터 2029년까지 공급하고 이후 3년간 추가 공급할 수 있는 선택권도 포함됐다. 생산능력은 올해 3만t에서 내년 상반기 6만t으로 늘어난다. SK온과도 LFP 양극재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포스코퓨처엠은 포항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라인 일부를 LFP용으로 전환해 올해 말부터 공급할 예정이다. 포항 영일만산업단지에는 피노, 중국 CNGR과 합작해 LFP 양극재 전용 공장도 짓고 있다. 2027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해 생산능력을 연간 5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다만 미국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합작사의 중국 지분과 전구체 원산지가 PFE 규정을 충족하는지 입증해야 한다.
LG에너지솔루션도 2027년 이후 LFP 양극재 조달처를 국내 기업으로 넓힐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SDI에 이어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발주가 나오면 국내 LFP 양극재 시장은 복수 업체가 경쟁하는 구도로 바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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