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모아도 답이 안 보이는데"…2030 내집마련 어떻게 하나요?

김민우 기자 2026. 9. 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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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 임대료 오르고 39세 이하 주택 보유율 27.7%로 하락
현 정부 들어 주담대 총액한도·생애최초 LTV 등 강화
장래소득 반영 장기모기지·도심 주택 공급 등 제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청년 내집마련 가능한가 -청년이 묻고 전문가들이 답하다'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제공=뉴스1


"부모님의 도움 없이 자신의 월급으로 생활하는 청년들이 과연 저축하고 내 집 마련과 결혼 계획을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서울에 사는 30대 김기선씨는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청년, 내집마련 가능한가'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울에서 청년을 대상으로 중개업을 해온 김씨는 월세와 관리비 부담이 함께 커지면서 청년들이 종잣돈을 모으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의 주거 사다리는 월세와 집값, 대출이라는 세 겹의 장벽에 막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청년가구의 90%인 115만 가구가 임차로 거주하고 있다. 서울 원룸 임대료는 2015년 49만원에서 지난해 80만원으로 올랐다. 월세가 소득과 저축을 잠식하면서 전세나 자가로 옮겨갈 기반마저 약해진 셈이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지난해 39세 이하 청년층의 거주주택 보유율은 27.7%에 그쳤다. 관련 통계가 개편된 2017년 이후 처음 30%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8월 셋째 주까지 7% 넘게 오른 데 이어 넷째 주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청년들이 돈을 모으는 동안 목표로 삼은 집값은 더 빠르게 달아나는 구조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강화된 대출 규제도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수도권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생애최초 구입자의 주택담보비율(LTV)을 80%에서 70%로 낮췄다. 같은 해 10월에는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시가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4억원으로,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줄였다. 여기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금리의 하한도 1.5%에서 3.0%로 높였다.

정부는 가계부채와 집값 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참석자들은 기존 DSR 규제에 총액한도까지 겹치면서 현금 자산이 부족한 청년이 더 큰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20대 박준환씨는 "현금이 충분한 사람은 대출 규제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지만, 생애최초 주택을 구입하는 청년과 신혼부부는 대출이 막히는 순간 선택지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정부의 주택정책을 한마디로 규정하면 '주거 폭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주택정책은 단순히 집의 문제가 아니라 삶 전체와 연결돼 있다"고 비판했다.

정책 변경이 청년의 장기적인 자금계획을 흔든 사례도 제시됐다. 윤석열 정부서 시행했던 '뉴:홈' 나눔형·선택형 사전청약자들은 2022년 사전청약 당시 안내받은 전용 모기지 조건이 본청약 과정에서 달라졌다며 반발해왔다. 이후 일부 조건은 복원됐지만, 모기지신용보증(MCG) 적용과 방공제 문제로 추가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우려는 남아 있다.

뉴:홈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안진필씨는 "어렵게 규제를 딛고 서면 또 다른 규제가 저희를 밀어 걷어찬다"며 일률적인 규제 대신 실거주자와 투기 수요를 구분하는 정책을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임대 지원에 머물지 않고 청년이 자산을 축적해 첫 집을 살 수 있는 이동 경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 이사장은 "사람들이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이유는 소득 증가 속도보다 집값 상승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라며 "좋은 부동산 정책의 가장 기본은 시장의 충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진 경기부동산중개법인 이사는 재건축 아파트 일부를 청년용 소형 임대공간으로 공급하고, 청년이 자산을 모은 뒤에도 부족한 부분은 공공의 매칭지원이나 공유지분으로 보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장 대표는 "정치가 할 일은 구호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이날 나온 청년과 전문가의 의견을 당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국민의힘은 오늘 주제에 대해 '반드시 가능합니다'라는 정책 답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정책위는 3일부터 청년정책기획단 모집에 들어가 청년들의 주거·일자리 문제를 정책에 담을 계획이다.

김민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