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ㆍLS일렉트릭 뜬다⋯AI가 불붙인 수요 [찐코노미]

이은지 PD 기자 2026. 9. 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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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전력망과 변압기, 전문 인력 부족이 맞물리면서 준공 지연과 금융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강정수 블루닷AI 연구센터장은 1일 유튜브 채널 이투데이TV '찐코노미'(연출 이은지)에 출연해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의 공급망 병목과 앤스로의 기업공개(IPO)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를 분석했다.

강 센터장에 따르면 미국에서 2026~2027년 인허가를 확정받은 데이터센터는 1000개가 넘는다. 단일 시설의 전력 소비량이 서울시 전체 사용량에 육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까지 잇따르면서 기존 인프라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전력 부족이다. 송전망 증설과 원전 건설은 주민 반발과 소송 등으로 장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커 데이터센터 내부에 발전 설비를 구축하는 현장 가스터빈 방식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이에 지멘스와 GE, 두산에너빌리티 등 주요 기업의 주문 물량은 2030년까지 찬 것으로 전해졌다.

변압기 공급난도 이어지고 있다. LS일렉트릭을 비롯한 국내 전력기기 기업이 수혜를 보고 있지만 구리선 부족과 용접공ㆍ배관공 등 숙련 인력난까지 겹치면서 공급 기간은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메타와 구글은 필요한 건설 인력을 직접 확보하기 위해 자체 교육 아카데미까지 운영하고 있다.

강 센터장은 로봇과 자율주행 등 현실 공간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가 본격화하면 데이터센터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현재의 거대언어모델(LLM) 시장을 뛰어넘는 슈퍼 사이클을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전력과 기자재, 인력 등 물리적 인프라가 성장 속도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AI 과잉 투자 논란의 핵심으로는 수요 감소보다 금융 구조의 불일치를 꼽았다. 빅테크 기업들은 자체 자금뿐 아니라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받아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문제는 기자재와 인력 부족으로 당초 2년이던 공사 기간이 3년 6개월 이상으로 늘어날 경우다. 준공이 지연되면 금융 비용이 불어나 일부 SPC나 시공 법인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부도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강 센터장은 이 같은 문제가 빅테크 기업의 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다만 일부 시공 법인의 부도 소식만으로도 투자 심리가 위축돼 금융시장에서 공황 매도(패닉셀)가 발생하는 등 단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앤스로픽 IPO와 관련해서는 시장에서 거론되는 2조달러 규모의 기업가치를 두고 고평가 가능성을 제기했다. 앤스로픽이 흑자 전환과 높은 연환산매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비용과 가격 경쟁이라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성능 메모리 가격을 올리면서 AI 모델 운영 원가는 상승하고 있다. 반면 오픈AI의 가격 인하 경쟁과 저렴한 중국 오픈소스 모델로의 이용자 이탈로 앤스로픽이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가격을 계속 인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강 센터장은 앤스로픽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면 모델 개발과 API 공급을 넘어 기업용 AI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장 가능성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AP나 세일즈포스 등 기존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와 구체적인 매출 창출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찐코노미' 화면 갈무리.(이투데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