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지지율 붕괴’ 반등의 필요조건[오남석의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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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人事)는 곧 메시지'라는 말이 있다. 8·30 개각부터 9·1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사퇴 발표에 이르기까지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는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이 대통령은 당초 이번 개각에서 세제 개편 등 부동산정책과 관련 있는 재정경제부·국토교통부 장관을 교체하면서도 청와대 경제라인은 그대로 두고, '검수완박'(검사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주도하고 자신의 재판 관련 공소취소 의원모임 대표를 지낸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법무부 장관에 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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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우려만 남긴 8·30 개각
김용범 전격 교체로 반전 맞아
정책기조 변경 가능성에 주목
지지율 붕괴 원인에 해법 있어
검수완박 등 명쾌한 정리 필요
수정 아닌 정책실패가 ‘지는 것’
‘인사(人事)는 곧 메시지’라는 말이 있다. 8·30 개각부터 9·1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사퇴 발표에 이르기까지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는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이 대통령은 당초 이번 개각에서 세제 개편 등 부동산정책과 관련 있는 재정경제부·국토교통부 장관을 교체하면서도 청와대 경제라인은 그대로 두고, ‘검수완박’(검사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주도하고 자신의 재판 관련 공소취소 의원모임 대표를 지낸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법무부 장관에 지명했다. 또, 여성단체들의 우려와 반대를 무시하고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를 두 손 들어 환영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을 성평등가족부 장관에 지명했다. 과연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속절없이 무너지는 와중에 이뤄진 개각인지, 정말 끝까지 가겠다는 건지 의심하게 하는 내용이었다. 민심이 떠나든 말든 정책기조 변경 없이 내 갈 길을 가겠다는 선언으로 읽혔다.
이런 면에서, 이틀 뒤 전해진 김 전 실장 사퇴 소식은 적어도 ‘그 정도는 아닌가’ 하고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효과는 거둘 것 같다. 김 전 실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으로 증시를 도박판으로 만들었다는 비판,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과세 강화로 비거주 1주택자까지 투기꾼 취급했다는 비판의 정점에 선 인물이다. 여당 내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 사이에서도 그의 경질 필요성이 거론됐다. SNS 등을 통해 이재명 정부 핵심 정책 방향과 철학을 설파해온 그가 교체되는 것은 정책기조 변경 가능성을 보여준다. 김 전 실장 사표가 하루 만에 수리돼 그가 2027년도 정부 예산안과 세제 개편안 심의·의결이 이뤄진 1일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이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실제로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완화하는 쪽으로 세제 개편안이 일부 수정 의결됐다.
이 대통령과 정부가 여당인 민주당의 목소리를 적극 수용한 결과이지만, 이 정도론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긴 쉽지 않을 것 같다. 지난 4월까지 60%대 후반을 유지하던 국정 수행 지지율이 40% 안팎으로 추락한 과정을 되짚어보면 이 대통령이 추가로 해야 할 과제가 보인다. 대통령 지지율이 주저앉기 시작한 시점은 민주당이 4월 30일 ‘조작기소특검법’을 발의한 직후다. 이를 계기로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논란이 불거졌다. 5월 광주 여고생 살해사건(장윤기 사건), 8월 제주 실종 여성 허위종결 사건 등이 이어지면서 통제받지 않는 경찰 권력에 대한 국민적 우려와 분노가 확산했다. 7월 말에는 이 대통령 연임 개헌 논란이 돌출했고, 8·3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일부 강성 지지층에나 지지받을 법한 공소취소, 검수완박, 연임 개헌, 부동산정책 논란이 잇달아 터지면서 민심의 불안과 피로가 누적된 것이다.
여론조사 및 정치 전문가들은 흔히 국정 수행 지지율 40%를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더 무너지면 국정 운영과 정책 수행에 심각한 장애를 피할 수 없다는 의미다.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너무 많이 나간 것은 주워 담고,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모호한 상황을 명쾌하게 정리하는 작업을 더 미룰 수 없는 이유다. 물론 이를 주도해야 하는 사람은 이 대통령이고, 공동운명체로서 뒷받침해야 하는 것은 여당인 민주당이다.
이 과정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정책기조 변경과 수정이 ‘밀리는 것’ ‘지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정책은 한 번 발표하면 한 글자도 바꾸지 못하는 금과옥조가 아니다. 오히려 자존심을 세우려다 정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국민 다수에게 피해를 유발하는 게 ‘지는 것’이다. 민주당의 정신적 지주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치인은 서생(書生)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함께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이와 일맥상통한다. 실용주의 정부를 내건 이재명 정부라면 더 좌고우면하지 말아야 한다. 이 대통령은 1일 국무회의 발언을 통해 자신이 이미 해답을 알고 있음을 보여줬다. “정부의 안이 언제나 옳은 것도 아니고, 또 완벽할 수 없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각 부처는 합당한 지적과 제안이 있다면 입법과 예산에 충실히 반영해 달라.” 이제 남은 건 실행이다.

오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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