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우주’ 한가운데 작은 붉은 점, 신기루 같은 ‘블랙홀 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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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2월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은 64억km 거리에서 보이저 1호가 촬영한 지구를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고 표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중심이 된 국제 연구진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으로 관측한 빅뱅 6억6천만년 후의 우주에서 별과 블랙홀의 특성을 함께 갖고 있는 새로운 유형의 천체 블랙홀 별(MoM-BH*-1)을 발견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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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6억6천만년 후 우주서 첫 발견
중심엔 블랙홀, 외곽엔 고밀도 가스층

1990년 2월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은 64억km 거리에서 보이저 1호가 촬영한 지구를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고 표현했다. 이후 이는 광활한 우주 속의 연약한 존재로서의 지구를 상징하는 말이 됐다.
2022년 7월 천문학자들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이 보내온 100억광년 이상 떨어진 거리의 우주 사진에서 주변보다 유난히 밝고 선명한 붉은색 천체들을 발견하고 이를 ‘작은 붉은 점’(little red dots, LRD)으로 명명했다. 태양보다 10만배 이상 더 큰 이 천체들은 제임스웹이 관측한 우주 초기 15억년의 공간 거의 모든 영역에서 발견됐다.
이후 이 미지의 천체의 정체는 천체물리학계의 가장 뜨거운 관심사 가운데 하나가 됐다. 지난 4년간의 탐구 끝에 마침내 이 천체를 ‘블랙홀 별’(Black Hole Star)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천체로 봐야 한다는 유력한 증거가 포착됐다. 블랙홀 별은 겉으로는 별처럼 보이지만 초고밀도 가스에 둘러 싸인 블랙홀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중심이 된 국제 연구진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으로 관측한 빅뱅 6억6천만년 후의 우주에서 별과 블랙홀의 특성을 함께 갖고 있는 새로운 유형의 천체 블랙홀 별(MoM-BH*-1)을 발견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블랙홀 질량은 태양 10만배, 전체 크기는 태양계
과학자들은 이 기이한 붉은 점을 블랙홀과 별이 결합된 형태, 즉 중심부 블랙홀의 에너지로 움직이는 엄청나게 밀도 높은 가스 구름으로 결론지었다. 논문의 제1저자인 로한 나이두 박사는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10만배에 달하는 거대한 블랙홀이 자리잡고 있고, 그 주변을 태양계 크기만 한 매우 두꺼운 가스층이 감싸고 있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별은 중심부의 핵융합 반응을 통해 빛을 내고, 일반적인 블랙홀은 원반 형태로 물질을 빨아들이며 성장한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블랙홀 별’은 초기 단계의 블랙홀이 극도로 빽빽한 수소 가스에 둘러싸여 마치 별의 표면(광구)처럼 에너지를 방출하는 형태를 띤다.
이번 연구는 애초 블랙홀을 찾으려는 목적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연구진은 초기 우주에서 형성된 가장 먼 은하를 찾는 ‘기적 또는 신기루’(MoM=Mirage or Miracle)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중, 주변의 다른 천체들보다 유독 붉고 밝은 점을 포착했다.
보통 우주에서 붉은빛이 관측되면 천체가 짙은 먼지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먼지는 붉은색 빛보다 푸른색 빛을 더 잘 흡수하고 산란시키기 때문에 천체가 붉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붉은 점의 빛 스펙트럼을 분석한 결과, 먼지 때문이 아니라 극도로 밀도가 높은 가스 덩어리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게다가 수소와 헬륨 외의 다른 금속 원소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또 특정 파장 이하 영역에서는 빛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는 별의 대기에서 밀도가 높은 가스가 광자를 흡수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구상성단 속 별들이 병합해 생긴 것으로 추정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그동안 제임스웹의 심우주 관측 사진에 수없이 등장한 ‘작은 붉은 점들’의 정체를 밝히는 유력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다른 천체들은 이 천체만큼 밝지는 않다.
나이두 연구원은 “이 블랙홀 별들은 초기 우주에는 도처에 존재했지만 현재는 거의 사라졌다”며 “특히 우리가 관측한 블랙홀 별은 빛이 주변 은하를 완전히 압도하고 있어 순수한 형태의 블랙홀 별빛을 볼 수 있는 희귀한 사례”라고 말했다.
나이두 연구원은 블랙홀 별은 초기 우주에 존재했던, 태양 질량의 수만배에 이르는 거대한 별들의 병합으로 생겨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또 이 거대한 별들은 구상성단이라는 별 무리 속에서 작은 별들이 빠르게 충돌하여 형성되었을 것이라고 부연설명했다.
*논문 정보
A gas-enshrouded and gas-reddened black hole at cosmic dawn. Nature(2026).
https://doi.org/10.1038/s41586-026-10846-4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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