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원유 200만 배럴 실은 한국 선사의 초대형 유조선, 호르무즈서 공격 받아

이철민 기자 2026. 9. 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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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현과 기관실, 평형수 탱크에 로켓 세발 맞아
사우디 국적의 유조선과 8분 간격으로 피격
미국이 안전하다던 오만쪽 항로 이용하다가
트럼프는 “알다시피 해협은 우리가 장악…매우 상태 좋다”

사우디산 원유를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초대형 유조선(VLCC)인 한국에 본사를 둔 ‘세네갈 프로스페리티’ 호와 사우디 선적의 유조선이 1일 오전 1시30분(이란시간. 한국시간 1일 오전7시)에 로켓 공격을 받았다고, 영국의 해사(海事)무역기구(UKMTO)와 해사 관련 업체들이 1일 밝혔다.

두 유조선은 모두 호르무즈 해협 남쪽의 오만 영해를 지나는 항로를 통과하고 있었다. 이 항로는 미국이 걸프만의 원유가 세계 시장으로 계속 수송될 수 있도록 새로 설정한 것으로, “완전히 개방돼 있으며 미군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주장해온 항로다.

미국 주도의 다국적 해군 연합체가 운영하는 합동해상정보센터(JMIC)는 “세네갈 프로스페리티호의 선원들은 오만 당국에 의해 모두 구출됐으며, 인명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오어진

해상 보안 정보 및 위험 평가사인 밴가드 테크(Vanguard-Tech)에 따르면, 라이베리아 선적 유조선인 ‘세네갈 프로스페리티(Senegal Prosperity)’가 오만 해안 인근에 로켓 세발에 피격했다. 이 유조선은 좌현과 기관실, 밸러스트 탱크(ballast tank)에 로켓을 맞았다고, 이 업체는 밝혔다.

그리스의 민간 해상 보안평가사인 마리스크스(Marisks)는 이보다 8분 앞서 사우디 선적 선박인 시드르(Sidr)호도 여러 발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마리스크스는 “거의 동시에 발생한 이번 사건들은 오만 항로 내 위협 환경이 한층 더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만 항로가 확실하게 보호되거나 위험이 낮은 통로라는 어떠한 가정(假定)도 더욱 약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격받은 선박인 두 선박은 며칠 전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아이마 항에서 각각 원유 200만 배럴을 실었다.

이 중 ‘세네갈 프로스페리티’호는 선박 등록(선적)은 라이베리아로 돼 있지만, 소유주와 운항사는 본사가 서울에 있는 시노코르 해운(Sinokor Maritimeㆍ장금長錦상선)이다. 선박 안전 인증기관인 뷰로 베리타스(Bureau Veritas)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이 유조선이 한국의 시노코르 해양(Sinokor Maritime) 계열사가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사우디 선적 시드르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해운사인 바흐리(Bahri)가 소유하고 운항한다.

이번 공격은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다시 격화되면서 일어났다. 이란은 미국이 8월30일 호르무즈 해협에 위치한 이란의 기뢰 부설 로켓 발사대가 있는 라라크 섬을 공격한 데 대한 보복으로 31일 요르단의 미군 기지 두 곳을 공격했다.

이어 이날 밤 두 유조선에 대한 공격이 발생했다.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세력은 없었지만, 이란은 전쟁이 시작된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력을 과시하기 위해 유조선을 비롯한 에너지 수송 선박들을 지속적으로 공격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8월25일 다른 전력의 지원을 받은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 실(Navy SEALs) 이 호르무즈 해협의 모든 기뢰를 제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어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도 영상 메시지에서 호르무즈 해협 내 “국제적으로 인정된 선박 통항로에서 이란이 설치한 기뢰를 제거했다”고 작전 성과를 발표했다.

또 선박들은 추적하기 힘들게, 현재 야간에 트랜스폰더(transponder)를 끈 상태로 해협을 통과한다.

그러나 이란은 8월29일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던 쿠웨이트 유조선 부르간(Burgan) 호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8월 들어서만 12척 이상의 선박이 공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31일에도 기자들에게 “호르무즈 해협은 매우 좋은 상태다. 알다시피 우리가 장악하고 있다”며 “미국이 매일 밤 평균 30척의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해협은 개방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양 분석업체 윈드워드(Windward)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8월 30일 걸프만을 드나든 선박은 10척에 그쳤다.

한편,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1일 미국이 ‘6월 합의’를 준수한다면 이란도 즉각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페제시키안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이 참석한 키르스탄의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앞서 언급한 양해각서에 따른 미국의 약속 이행이 재개된다면, 이란 이슬람공화국도 즉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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