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방치된 동물들…‘보호소’ 아닌 ‘생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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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찾은 장흥군 안양면의 장흥 동물보호센터는 입구 인근에서부터 '컹 컹' 개 짖는 소리로 시끄러웠다.
보호소 안으로 들어서자, 단독주택 앞마당 수준의 좁은 공간에 100여마리 넘는 개들이 뒤섞여 무섭게 짖고 싸우고 있었다.
윤희순 동물단체 리패밀리 대표는 "이번 문제는 하루 이틀 만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열악한 시설과 관리 인력 부족, 개체 분리 미흡 등이 장기간 누적되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보호소에서 해야 할 기본적인 관리만 제대로 이뤄졌더라도 개들끼리 물어뜯고 죽는 상황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장흥군이 책임지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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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시설·허술한 관리에 개체 분리 안돼 스트레스로 공격성 심화
서로 물어뜯어 폐사·병사 반복…군, 뒤늦게 확인 172마리 폐사체 수거
사체 훼손·포식된 정황도…동물단체 “장흥군 책임지고 대책 마련해야”


보호소 안으로 들어서자, 단독주택 앞마당 수준의 좁은 공간에 100여마리 넘는 개들이 뒤섞여 무섭게 짖고 싸우고 있었다. 장흥군 직원과 동물단체 관계자들이 달려가 개들을 떼어놓았지만, 곧바로 다른 곳에서 개들이 서로 물어뜯으며 싸우는 장면이 반복됐다.
군 직영 보호소로 믿기 민망할 정도로 전혀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연면적 309.49㎡(93여평) 공간에 문이 제대로 달린 견사는 15개 안팎에 불과한데 160마리에 가까운 개가 모여 있었다.
현재 보호소에 남아 있는 개체 수는 성견 124마리와 생후 2~6개월 된 어린 개 34마리, 고양이 1마리 등 총 159마리다. 또 보호소 내 녹이 심하게 슬고 잡초까지 무성하게 자라난 건물에서는 오물이 썩는 듯한 악취가 풍겼고 날벌레도 곳곳에 들끓고 있었다. 개들도 몸 곳곳의 털이 빠지고 질병이 도진 듯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모습이 확인됐다.
최근 동물보호단체들은 이곳 장흥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동물에 대한 개체 점검과 분리·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고발했다.
보호소 관리가 부실해 내부에서 개들끼리 물어뜯어 죽이는 사고가 반복됐으며, 폐사한 개의 사체가 훼손되거나 다른 개에게 포식된 정황까지 확인됐다는 것이 이들 주장이다. 보호 중인 개가 수백마리에 달하는데 암수나 성향, 크기 등에 따른 분리·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약한 개체가 공격받고, 사료도 제대로 공급 안 돼 다른 개의 사체를 뜯어먹는 상황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실내에 마련된 냉동고를 가 보니, 처참했던 부실 관리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곳 냉동고에는 보호센터 직원들이 지난해 7월부터 폐사한 동물들의 사체를 보관해 놓고 있었다. 바닥에는 개 사체로부터 흘러나온 오물과 개들끼리 싸우다 흘린 혈흔 등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장흥군이 지난달 31일부터 뒤늦게 현장을 확인한 결과, 이날 하루에만 냉동고, 견사 등지에서 개 166마리, 고양이 6마리 등 172마리의 폐사체를 수거했다.
서로 물어뜯어 교상을 입은 개 2마리는 동물병원으로 이송됐고, 임신 가능성이 있거나 높은 공격성을 보이는 등 별도 관리가 필요한 개 20여마리도 분리 조치됐다.
장흥군은 지난 2019년 보호소를 직영한 이후, 임시 시설인데다 수용 규모 등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등 이유로 보호소 포화 상태를 방치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보호소는 옛 남도대학교 부지를 활용해 마련된 곳으로, 과거 자동차학과 교육시설동으로 사용되던 폐건물을 활용해 임시보호센터 형태로 운영해 왔다.
해마다 새로 입소한 개체 수는 2019년 270마리, 2020년 267마리, 2021년 263마리, 2022년 225마리, 2023년 202마리, 2024년 115마리, 2025년 114마리 등이었다.
2024년까지는 분기별에 한 번꼴로 인도적 조치(안락사)가 진행됐지만 지난해 7월부터는 안락사도 시행되지 않아 160마리 안팎까지 늘어나게됐다는 것이 장흥군 설명이다.
보호소가 심각한 포화 상태에 다다랐음에도 장흥군은 인력 지원조차 인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보호소에서 근무하는 관리 인원은 공무직 1명과 기간제근로자 1명 등 2명 뿐이며, 두 명 모두 동물 관련 자격증이나 전문성을 갖춘 인력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공무직 직원은 유기동물 신고가 접수될 시 포획부터 구조, 보호소 인계 후 관리까지 전부 떠맡고 있으며, 시설에 상주해 있는 직원은 기간제 근로자 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직 직원 등은 지난 2023년부터 지속적으로 조직 개편 및 인력 증원을 요구해 왔으나, 장흥군은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 담당과 팀장과 직원 등은 그동안 포화된 보호소 현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흥군은 “업무 특성상 매우 고된 일이어서 지원자 자체가 많지 않은 데다 현실적으로 동물 관련 자격이나 전문성을 별도 요건으로 요구하기도 어렵다”고 해명했다.
동물단체들은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난 상황에서도 암수와 성향, 크기 등에 따른 분리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보호동물들이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암수구분·성견과 자견이 분리되지 않은 채로 밀집돼있고, 사료 역시 개별적으로 분리해 급여하지 않고 여러 개체가 한꺼번에 먹는 방식이어서 상대적으로 약한 개체가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하고 개체 간 경쟁과 공격성이 더욱 심해졌다는 게 단체 측 설명이다.
윤희순 동물단체 리패밀리 대표는 “이번 문제는 하루 이틀 만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열악한 시설과 관리 인력 부족, 개체 분리 미흡 등이 장기간 누적되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보호소에서 해야 할 기본적인 관리만 제대로 이뤄졌더라도 개들끼리 물어뜯고 죽는 상황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장흥군이 책임지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흥 글·사진=윤주은 기자 yu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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