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기지개? 복통 신호일 수 있어요

황윤태 빌리브동물병원 대표원장 2026. 9. 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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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려동물이 '이 음식'을 먹어도 될까, '이런 행동'을 좋아할까.

그런데 반려동물이 평소 잘 먹던 사료를 거부하고 간식만 찾는다면 단순한 편식이 아닐 수 있다.

양쪽 다리 두께 다르면 관절 질환 의심반려견이 가슴을 바닥에 대고 엉덩이를 위로 올리는 기지개 자세를 취한다면 이 또한 통증 신호로 볼 수 있다.

작은 신호라도 발견했다면 주저 없이 수의사에게 전달하고 함께 원인을 찾아나가는 것이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지키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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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윤태의 동물병원 밖 수다] 신체 언어로 통증 알리는 반려동물… 편식과 한쪽 눈 찡그림도 질병 가능성

우리 반려동물이 ‘이 음식’을 먹어도 될까, ‘이런 행동’을 좋아할까. 궁금증에 대한 검색 결과는 언제나 불확실하다. 황윤태 수의사가 진료실에서 미처 다 전하지 못한, 반려동물에 관한 사소하지만 실용적인 팁들을 소개한다.

반려동물의 이상 행동을 잘 관찰해 수의사에게 정확히 설명해주는 것이 좋다. GETTYIMAGES
반려동물은 인간 언어를 쓰지 못한다. 통증이 발생해도 보호자에게 전달할 수가 없다. 그 대신 자신들만의 신체 언어로 표현하는데, 보호자가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치기 쉽다. 이 때문에 진단과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를 진료실에서 종종 접한다. 특히 반려동물은 낯선 이에게 아픔을 감추려는 본능이 있어 평소 다리를 절뚝이다가도 수의사 앞에만 서면 멀쩡히 걷곤 한다. 수의사가 단시간에 증상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려운 만큼 일상을 함께 보내는 보호자의 관찰이 매우 중요하다. 반려동물이 통증을 느낄 때 보내는 대표적 신호를 몇 가지 소개한다(표 참조).

식욕 감소, 그냥 넘기지 마세요

먼저 편식을 보자. "요즘 편식이 심해졌어요. 입이 짧아졌나 봐요"라고 말하는 보호자가 있다. 그런데 반려동물이 평소 잘 먹던 사료를 거부하고 간식만 찾는다면 단순한 편식이 아닐 수 있다. 통증이나 만성질환으로 식욕이 떨어졌을 때 이런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신체 이상으로 식욕이 감소하면 처음에는 맛있는 음식에만 반응하다가 결국은 간식마저 거부한다. 식욕 감소는 다양한 질환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라 이것만으로 특정 질환을 의심하기는 어렵다. 식욕이 떨어졌다면 다른 특이 증상은 없는지 주의 깊게 관찰해 수의사에게 알려주는 것이 좋다.

반려견을 바닥에서 들어 올리거나 목·등·엉덩이 등을 만졌을 때 갑자기 비명을 지르는 것도 예사로 넘겨서는 안 될 신호다. 평소 들은 적 없는 날카로운 비명을 지른 뒤 꼬리를 말아 내리고 의기소침한 채 구석에 숨거나, 소파·침대·계단 등을 오르내리기 불편해한다면 추간판 탈출증(디스크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국내에서 많이 키우는 몰티즈, 토이푸들, 닥스훈트 같은 견종에서 발병 빈도가 높다. 증상이 경미할 때는 간헐적인 통증 반응만 보이지만 중증으로 진행되면 극심한 통증과 보행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반려견의 디스크 질환이 의심되거나 관련 진단을 받았다면 2개월간 운동을 철저히 제한해야 한다. 특히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행동은 금물이다. 지나치게 푹신한 쿠션, 바닥이 단단하지 않은 이동 가방 사용 등도 증상을 악화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디스크 질환은 보통 진통제나 근이완제 등 약물로 치료하지만, 심한 통증이나 마비 증상이 나타나면 수술이 필요하다.

반려견이 사료를 한쪽 치아로만 씹는 것 또한 통증 때문일 수 있다. 치아 파절, 잇몸 종괴, 치수염, 치근단 농양 등이 대표적 원인이다. 사료를 먹는 모습은 수의사가 직접 관찰하기 어려운 만큼 평소 보호자의 관찰이 중요하다. 좌우 치아에 쌓인 치석 두께가 눈에 띄게 다르다면 오랫동안 한쪽으로만 씹었을 개연성이 크다. 치아를 활발히 사용할 경우 물리적 마찰로 치석이 덜 쌓이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쪽에 상대적으로 치석이 많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보인다면 치과 방사선 검사를 통해 치아와 주변 조직을 살펴봐야 한다. 전신마취가 필요해 심리적·비용적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증상이 지속된다면 검사를 고려해보자.

양쪽 다리 두께 다르면 관절 질환 의심

반려견이 가슴을 바닥에 대고 엉덩이를 위로 올리는 기지개 자세를 취한다면 이 또한 통증 신호로 볼 수 있다. 장기에 통증이 있으면 복부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려고 이러한 자세를 취한다. 반려견 배를 만졌을 때 몸에 힘을 주거나 평소와 달리 손길을 피한다면 즉시 동물병원을 찾아야 한다. 다만 자고 일어난 직후나 오랫동안 쉬다가 일어서면서 하는 정상적인 기지개와는 정확히 구분하자.

자고 일어나서 또는 한자리에 오래 있다가 일어선 뒤 특정 다리를 떨거나, 가볍게 절뚝거리다가 조금 걸으면 괜찮아지는 모습이 반복된다면 만성 관절염을 의심할 수 있다. 노령 반려동물의 경우 이를 단순 노화로 여기고 방치하기 쉬운데, 진통제나 관절 보조제, 관절강 내 주사, 최근 출시된 월 1회 투여 만성 관절염 주사제 등을 활용하면 활동성이 눈에 띄게 개선되기도 한다.

양쪽 다리 두께를 비교하는 것도 만성 관절 질환을 확인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오랫동안 한쪽 다리에 힘을 덜 주면 근육이 위축돼 반대쪽보다 가늘어진다. 네 발로 똑바로 선 상태에서 양쪽 다리의 같은 부위 두께를 비교하면 되는데, 손대중보다는 줄자나 실을 사용해 재는 것이 정확하다.

윙크하듯이 한쪽 눈을 찡긋거리는 행동은 눈이 아프다는 신호다. 목욕을 하거나 조경목 근처 길로 산책한 뒤 혹은 다른 반려동물과 놀고 난 뒤 이러한 증상을 보인다면 각막이 손상된 건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결막염이나 작은 이물질이 들어간 비교적 가벼운 문제뿐 아니라,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녹내장 같은 응급질환으로도 통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상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수의사의 진료를 받아보자.

이외에도 반려동물은 기력 감퇴, 공격성 증가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통증을 표현한다. 평소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면 가벼이 여기지 말고, 언제부터 어떤 상황에서 이상 행동을 보였는지 기록해두길 권한다. 특히 자고 일어났을 때만 보이는 증상이나 평소 걸을 때 이상 패턴, 기침하다가 쓰러지는 발작처럼 진료 중 보기 힘든 모습은 영상으로 찍어 수의사에게 보여주는 것이 좋다. 작은 신호라도 발견했다면 주저 없이 수의사에게 전달하고 함께 원인을 찾아나가는 것이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지키는 방법이다. 

황윤태 수의사는…2013년부터 임상 수의사로 일하고 있다. 현재 경기 성남 빌리브동물병원 대표원장, 한국동물병원협회 위원을 맡고 있다. 책 '반려동물, 사랑하니까 오해할 수 있어요'를 썼다.

황윤태 빌리브동물병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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