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이름은 진격거 '미카사', 시위엔 '원피스 깃발'...인니인 삶에 스며든 日애니[동남아 돋보기]

김준석 2026. 9. 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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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만난 32세 여성 아스트리드씨는 최근 태어난 딸에게 '미카사'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의 열렬한 팬인 남편이 작품 속 캐릭터 미카사처럼 딸이 강한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은 이름입니다.

아스트리드씨처럼 인도네시아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이름을 자녀에게 붙이는 부모들이 꾸준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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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日애니 캐릭터로 이름 짓는 인니
우즈마키·노비타·사스케 인기
MZ세대 부모...日애니, 삶의 일부
시위에서도 '원피스 깃발' 휘날려
진격의 거인 오피셜 콘서트 포스터 /사진=뉴스1
【하노이(베트남)·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준석 특파원·아울리아 마울리다 함다니 통신원】지난달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만난 32세 여성 아스트리드씨는 최근 태어난 딸에게 '미카사'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의 열렬한 팬인 남편이 작품 속 캐릭터 미카사처럼 딸이 강한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은 이름입니다. 아스트리드씨는 "딸이 디즈니 공주처럼 왕자에게 의지하기보다 자신의 힘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강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습니다.

아스트리드씨처럼 인도네시아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이름을 자녀에게 붙이는 부모들이 꾸준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카사'뿐 아니라 '나루토', '사스케', '루피' 등 일본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 이름이 실제 현지인의 이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단순히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캐릭터가 지닌 성격과 가치관까지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부모들의 생각이 이름에 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네이버웹툰 나루토 대표 이미지. 네이버웹툰
'우즈마키' 가장 많아...'짱구'에서 따온 이름도
인도네시아 내무부 주민등록청이 2026년 상반기 주민등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같은 이름을 가진 주민들이 다수 확인됐습니다.

가장 많은 이름은 '우즈마키'로 190명이었습니다. '우즈마키 나루토'에서 따온 이름으로 추정됩니다. 이어 '도라에몽'의 주인공 '노비타'가 181명, '나루토'의 '우치하 사스케'에서 따온 '사스케'가 158명, '나루토'가 157명, '우치하'가 152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원피스'의 주인공 'D. 루피'와 같은 이름을 가진 주민도 79명이었습니다. 이 밖에 '짱구는 못말려'의 일본명에서 따온 '신짱'이 65명, '보루토' 60명, '원피스'의 등장인물 '우솝' 37명, '이누야샤' 23명, '도라에몽' 16명, '도라에몽'의 등장인물 '스네오' 8명 등이 확인됐습니다.

만화 원피스에 등장한 해적기가 인도네시아에서 정부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게양된 모습. (사진=BBC) 2025.8.7 /사진=뉴시스
삶의 일부가 된 일본 만화...시위대는 '원피스 깃발' 들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영향력이 강해진 배경에는 오랜 TV 방영 역사가 있습니다. 1990년대부터 RCTI와 Indosiar 등 현지 지상파 방송을 통해 '도라에몽', '드래곤볼', '나루토', '원피스' 등이 꾸준히 방영됐습니다. 당시 일요일 아침 만화를 보며 자란 세대가 이제 20~30대 밀레니얼·Z세대 부모가 되면서 일본 애니메이션은 이들에게 단순한 외래 문화가 아닌 성장 과정의 일부로 자리 잡았습니다.

일본 만화의 영향력은 이름을 넘어 사회·정치적 영역에서도 나타납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는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정부 부패와 실업, 예산 삭감 등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원피스'의 해적기(졸리 로저)를 내걸거나 관련 벽화를 그리는 일이 확산했습니다. 시민과 학생들은 권위주의에 맞서는 '원피스'의 세계관에 자신들의 현실을 투영해 국기 대신 해적기를 내걸며 불만을 표현했습니다.

BBC 등 외신도 '원피스' 속 루피 일행이 억압적인 세계정부와 부패 세력에 맞서는 설정이 실업과 세금 인상, 정치권 부패 등에 직면한 인도네시아 청년들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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