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잊혀진 재난대응 시스템, 사고는 반복될 수 있다

심형식 기자 2026. 9.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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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일이다. 충북 청주시의 한 구청에서 직원간 갈등이 발생했다.

비슷한 사례로 인사사고가 발생한 후 만들어진 재난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 15년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재난대응시스템은 무뎌졌고 똑같은 행동이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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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식 충북본사 편집국장
심형식 충북본사 편집국장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얼마 전 일이다. 충북 청주시의 한 구청에서 직원간 갈등이 발생했다. 야간에 당직사령을 맡은 직원이 쓰러진 나무를 치우라고 시켰다고 한다. 지시를 받은 직원은 소관 업무가 아니라고 했다. 의견이 오가는 과정에서 감정이 격해져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고 한다. 해당 사항은 청주시의 감사가 진행 중이다.

감사 결과가 나오면 당사자들의 잘잘못은 가려질 것이다. 적절한 인사조치를 통해 공직기강을 바로잡는 계기도 될 것이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따로 있다. 비슷한 사례로 인사사고가 발생한 후 만들어진 재난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통합청주시 출범 전인 2011년 8월 사천동 율량천 인근 산책로에서 수령 30년 된 느티나무가 쓰러졌다. 쓰러진 날자는 일요일인 14일이었다. 청주시 공무원이 현장을 간 일자는 이틀이 지난 16일이었다. 현장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쓰러진 나무가 지나가던 행인을 덮친 것이다. 애초 청주시의 대응이 늦었던 것은 시가 관리하는 가로수가 아닌 자연에서 자란 나무라는 이유였다.

당연히 난리가 났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청주시의 초동 조치가 빨랐다면 그 행인이 살 수도 있었다는 점이다. 이례적으로 청주시는 유족에게 보상을 했다. 그리고 당직근무자 근무 철저, 민원발생 즉시 현장 출동 및 응급조치, 당직근무자 특별교육 실시, 주말 상설 기동 보수반 운영 방안 강구 등의 대책이 마련됐다. 이번에 발생한 사고는 당시와 닮았다. 다행히 인사사고가 없었던 것은 운(運)의 영역이었다. 사고가 발생한 지 15년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재난대응시스템은 무뎌졌고 똑같은 행동이 반복됐다.

오송참사가 발생한 지 3년이다. 14명의 귀중한 인명이 사망했다. 사고 후 많은 개선이 이뤄졌고 대비책이 마련됐다. 전국 곳곳에 지하차도 진입차단시설이 설치됐다. 침수 위험 시 통제 기준도 대폭 강화됐다. 정기적인 점검과 함께 안전 대비 담당자도 지정됐다. 재난대응시스템은 분명히 한 발 더 나아갔다.

사회적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은 사람이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다. 좋은 시스템을 구축했더라도 운영하는 사람이 잊으면 시스템은 가동되지 않는다. 그래서 조직의 역량이 중요하다. 개인이 아닌 재난대응 조직의 예방, 대비, 대응, 복구의 위기관리 시스템이 톱니바퀴 돌 듯 가동돼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쓰러진 나무를 누가 치우느냐를 놓고 발생한 공직사회의 갈등을 단순히 '부서간 칸막이', '공직기강' 차원에서만 보지 말아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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