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천-윤갑근 유착’ 오보로 손배 소송 졌던 JTBC, 5년 만에 2심에서 뒤집혀

‘김학의 별장 성접대 사건’의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대구고검장 출신 윤갑근 변호사의 유착 의혹을 보도한 JTBC에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1심 판결이 5년 만에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2심 법원은 당시 보도 과정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지적하면서도 의혹을 제기할 만한 충분하고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1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고법 민사13-1부(재판장 백강진)는 지난달 28일 윤갑근 변호사가 2019년 JTBC와 손석희 전 사장, 임모 기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심의 피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했다.
JTBC는 2019년 3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사건을 보도하며 윤중천씨가 윤 변호사와 여러 차례 식사를 하고 골프를 치는 등 친분이 있었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했다. 윤중천씨의 운전기사가 과거 윤씨 별장을 드나든 법조인 중에 한명으로 윤 변호사를 지목했다는 내용도 보도했다. 윤 변호사는 대구고검장 출신으로 김학의 사건 1·2차 수사 과정에서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와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등 지휘라인에 있었다.
이에 대해 윤 변호사는 “윤중천과 골프를 친 적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일면식도 없다”며 3억원대 손배 소송을 제기했다. 2021년 1심 재판부는 원고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여, 손 전 사장 등 피고들이 공동으로 윤 변호사에게 7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보도의 공익성과 공직자에 대한 감시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JTBC가 충분한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채 유착 의혹을 사실에 가까운 형태로 전달했다는 이유였다. 특히 윤중천씨가 법정에 직접 나와 윤 변호사를 알지 못한다고 증언한 점 등을 근거로, 윤씨 운전기사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나 5년 만에 나온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JTBC가 자료 수집 과정에서 수사기관 등이 제공한 자료에 주로 의존해 수사 진행 상황을 평면적으로 전달했고, 취재 과정에서 언론인에게 요구되는 사실 확인을 위한 충분한 노력을 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진상조사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이 객관적인 자료에 의해 최종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해당 보도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당시 언론으로서 의혹을 제기할 만한 충분하고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다면 사후에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윤 변호사는 JTBC 보도와 별개로 자신과 윤중천씨의 유착 의혹을 공식적으로 제기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관계자들을 상대로도 2019년 5월 5억원대 손배 소송을 냈다. 국가와 정한중 당시 검찰과거사위원장 대행, 김학의 사건 주심위원이었던 김용민 변호사(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조사 실무를 담당한 이규원 검사 등이 대상이었다.
이 사건은 1심에서부터 청구가 기각됐고, 2심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JTBC 사건과 같은 재판부인 서울고법 민사13-1부는 과거사위의 발표에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관계자들이 의혹을 언론에 유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손배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6111154001
https://www.khan.co.kr/article/202110081609011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임현경 기자 hyl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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