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富에 만족 못하고 폭군 돼… 내가 오판”

뉴욕=곽도영 특파원 2026. 9. 2.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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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부자가 되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세계적인 정치 석학인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74)가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오판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밝혔다.

후쿠야마 교수는 1989년 논문 '역사의 종말'을 발표하며 세계 정치학계의 스타로 부상했다.

당시 후쿠야마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를 통해 계속 권력을 유지하느냐 또한 세계 민주주의의 주요 변수라고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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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종말’ 저자 후쿠야마 교수
회고록 출간 앞두고 공개 언급
1992년 책에선 “富 축적에만 관심”
“민주주의 위협하는 인물될 줄 몰라”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부동산 사업가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제적 야망만 실현하고 정치 권력을 추구하지 않을 것으로 여겼던 자신의 과거 생각이 ‘오판’이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밝혔다. 스탠퍼드대 제공
“트럼프가 부자가 되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세계적인 정치 석학인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74)가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오판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밝혔다.

후쿠야마 교수는 8일 회고록 ‘마지막 인간의 영역에서(In the Realm of the Last Man)’ 출간을 앞두고 지난달 31일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폭군(Tyrant)이 되기보다는 단순히 엄청난 부자가 될 것이라고만 여겼다며 “내가 미처 몰랐던 건 그저 부유해지는 것만으론 그에게 충분치 않았다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정계에 뛰어든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인물이 될지는 몰랐다는 의미다.

후쿠야마 교수는 1989년 논문 ‘역사의 종말’을 발표하며 세계 정치학계의 스타로 부상했다. 그는 자유주의와 공산주의의 싸움에서 자유주의가 승리했으며 이념 투쟁의 역사 또한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 논문을 발전시킨 1992년 저서 ‘역사의 종말과 최후의 인간’에서는 당시 미국 뉴욕의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부(富)를 축적하는 데만 관심이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NYT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의 성공으로 평화와 번영을 누리다가, 그것에 싫증 나면 그것을 파괴하려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시 권위주의, 갈등, 전쟁으로 빠져드는 이런 순환적인 시스템 속에 갇히게 될 운명인 것 같다”며 “그러다 또 지쳐서 ‘아, 다시 자유민주주의로 돌아가야 하나’라고 말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이번 신간에선 우리 시대의 ‘마지막 인간들’이 너무나 불안해진 나머지 대중영합주의(포퓰리스트) 선동가들에게 넘어갔다고 진단했다. 그가 표현한 마지막 인간들은 안락함을 중시하고, 여기에 안주하는 유형의 인물들을 의미한다.

후쿠야마 교수는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 일간지 키이우인디펜던트 기고문에서 최근 10년간 세계의 자유민주주의가 급격히 후퇴했다고도 지적했다. 또 두 개의 강력한 권위주의 국가인 러시아와 중국이 자국 내 탄압을 강화하고 전 세계에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고 우려했다. 당시 후쿠야마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를 통해 계속 권력을 유지하느냐 또한 세계 민주주의의 주요 변수라고 지목했다.

뉴욕=곽도영 특파원 now@donga.com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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