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은 한다만… 걱정만 앞선다

23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하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는 최근 한국이 절대 강세를 보여온 종목이다. FIFA(국제축구연맹)가 정한 의무 차출 대회가 아닌 탓에 유럽 클럽들이 소속 선수의 출전을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일본을 비롯한 주요 경쟁국은 정예 전력을 꾸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당수 참가국은 2년 뒤 올림픽을 내다보고 21세 이하 유망주를 중심으로 대표팀을 구성한다.
반면 한국은 금메달에 병역 특례 혜택이 걸려 있어 해외파는 물론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까지 총동원한다. 시즌이 한창인 유럽 구단들도 소속 선수가 병역 문제를 해결하면 시장 가치가 올라가는 만큼 당장의 전력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아시안게임 참가를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대회에서는 손흥민과 황의조 등 국가대표 간판 공격수들이 나선 가운데 황희찬과 김민재 등 대형 신예들이 뒤를 받쳤고, 2022 항저우 대회에선 이강인을 중심으로 백승호와 설영우 등 성인 대표팀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이 금메달을 합작했다. 이처럼 매 대회 최정예 전력을 꾸린 한국은 2014 인천 대회부터 3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대회 4연패(連覇)를 노리는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1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첫 소집 훈련을 갖고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갔다. 이번 소집에는 양현준(셀틱), 엄지성(스완지시티), 배준호(스토크시티) 등 해외파를 제외한 국내파 14명이 모여 호흡을 맞췄다. 해외파 선수들은 소속팀 일정을 소화한 뒤 일본 현지에서 합류할 예정이다.
‘금메달은 따놓은 당상’으로 여겨지던 아시안게임이지만,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 이민성호는 지난 1월 U-23 아시안컵 4강전에서 두 살 어린 선수들로 팀을 꾸린 일본에 0대1로 패한 데 이어 3위 결정전에서도 베트남에 승부차기 끝에 무릎을 꿇었다. 키르기스스탄과의 6월 친선 경기에서는 상대 선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하고도 0대1로 지면서 이민성 감독의 경질설까지 불거졌다.

이민성 감독의 지도력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팀의 중심을 잡아줄 확실한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대회에 비해 유럽 무대에서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 잡은 해외파가 눈에 띄지 않고, 와일드카드로 발탁된 양현준과 엄지성, 이기혁(강원)도 다소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북중미 월드컵에서 성인 대표팀이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보며 한국 축구에 큰 상처를 남긴 터라, 자존심 회복이라는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이민성 감독은 이날 훈련을 앞두고 “그동안 아시안게임에 초점을 맞춰 조직력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며 “부족한 부분을 철저히 보완한 만큼 좋은 경기력으로 반드시 금메달을 따오겠다”고 말했다.
조 편성은 나쁘지 않다. 한국은 4개 조 가운데 유일하게 3팀으로 구성된 D조에 속해 4팀이 경쟁하는 다른 조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다. 3팀 중 2위 안에만 들면 8강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다. 다만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강호들을 잇달아 상대해야 해 방심할 수는 없다.
토너먼트에 오르면 더욱 만만찮은 상대들이 기다리고 있다. 연령별 대표팀 육성에 공을 들여온 우즈베키스탄과 베트남 등이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특히 오이와 고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올해 초 U-23 아시안컵 우승 멤버 대부분이 이번 대회에 나선다. 개최국의 이점까지 등에 업은 일본이 한국의 4연패 도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이민성호는 4일까지 국내에서 훈련한 뒤 6일 일본 나고야로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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