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부경장 “실종 성인 대부분 귀가…별로 신경 안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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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실종된 장모 씨(37) 사건을 '교통사고 사망'으로 허위 종결한 제주서부경찰서 부모 경장(34·구속)이 멀쩡히 살아있는 다른 실종자 15명에 대해서도 '사망'으로 자체 종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부 경장이 제주서부서 실종팀에서 근무한 지난해 3월 10일부터 올해 7월 23일까지 종결한 298건 가운데 허위로 종결한 실종자 25명의 사건도 추가로 밝혀내 곧 추가로 송치할 방침이다.
허위 삭제 및 종결 배경에 대해 부 경장은 조사에서 "(장애인이나 치매 노인이 아닌) 일반 성인은 대부분 귀가하기 때문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안일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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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15명은 살아있는데도 ‘사망’ 입력
“미종결시 챙겨야 할 일 많아 부담됐다”

● 허위 종결 실종자 25명 추가 확인
1일 제주경찰청은 직무 유기와 공전자기록위작 등 혐의로 부 경장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부 경장에겐 장 씨와 60대 남성에 대한 실종 신고를 5월과 7월 각각 접수한 뒤 통화도 하지 않은 채 “연락이 닿았다”며 허위로 종결한 혐의가 적용됐다. 두 사람은 지난달 말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부 경장이 제주서부서 실종팀에서 근무한 지난해 3월 10일부터 올해 7월 23일까지 종결한 298건 가운데 허위로 종결한 실종자 25명의 사건도 추가로 밝혀내 곧 추가로 송치할 방침이다. 부 경장은 이 중 15명은 살아 있는데도 장 씨 사건처럼 교통사고 사망이나 ‘변사’ 등 사망 코드를 입력해 전산 목록에서 삭제했다.
다른 10명의 경우 부 경장은 60대 남성 사례처럼 전화조차 걸지 않고선 ‘소재 발견’ 등 사유를 입력해 사건을 해제(실종 상황 종료)했다. 60대 남성의 가족은 첫 신고부터 자살 우려를 언급했지만 부 경장은 통화를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부 경장이 허위 입력을 통한 사건 처리를 빈번하게 해왔던 것이다.
또 부 경장은 신고 내용을 신경 쓰지 않고 사건을 허위 종결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제주청은 브리핑에서 ‘10건 중 자살 등 신변 위험 신고가 있었냐’는 물음에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밝히겠다”고 했다. 다만 추가로 파악된 25명은 모두 신변이 확인됐다. 경찰은 부 경장이 실종수사팀 근무 이전에도 실종 사건을 종종 다뤘던 것으로 확인해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허위 삭제 및 종결 배경에 대해 부 경장은 조사에서 “(장애인이나 치매 노인이 아닌) 일반 성인은 대부분 귀가하기 때문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안일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 그는 “미종결시 챙겨야 할 일이 많아 사건 인계에 대한 부담감으로 종결했다”고도 했다. 부 경장은 조사 초기 혐의를 부인하다가 이후 진술을 거부했고, 자신의 휴대전화 및 업무용 전화의 통화 내역과 피해자들의 사망 시점 등 증거를 제시하자 그제야 입을 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프로파일링 결과 부 경장이 업무 부담과 피로를 주장하다가 무책임한 태도와 결합해 범행에 이르렀다고 추정했다.
● 실종 은폐 25건, 상급자 책임은?
이처럼 부 경장이 장 씨와 60대 남성 사건 외에도 25건의 사건을 임의로 은폐했지만 상급자들은 이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제주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관계자는 “부 경장이 장 씨와 60대 남성을 종결 처리하고 나서 형식적으로나마 내부 보고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대기 발령 중인 전현직 제주서부서장, 형사과장, 실종팀장에 대한 입건 및 책임 소재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경찰은 부 경장의 성향을 허위 종결의 원인으로 꼽았다. 경찰은 “(부 경장이) 야간 1인 출동 때 다른 지원요청을 하는 것에 회피적으로 대처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건이) 미결 업무로 남으면 다음 날 근무자에게 사건을 넘기는 것이 1인 근무상 여러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이 1일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수사기관의 불송치 결정이 내용상으로 부당할 경우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공소청의 핵심 과제”고 말했다고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법무부가 준비한 수사 준칙 개정과 관련해 사건 암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문한 것으로 풀이 된다.
이 대통령은 경찰 개혁과 관련해선 “우물물을 흐리는 아주 소수의 미꾸라지 같은 존재가 있는데 그 몇몇 때문에 성실하게, 충실하게 일하는 대부분 경찰의 명예가 손상되고 자긍심이 훼손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대부분이 부패하고 무능하고 무책임한 행위를 했다면 그 조직이 살아남았을 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복 입은 시민들’에게는 추석 명절이 더 힘들 때”라며 격려했다.
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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