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 증세’ 29일 만에 백기…“‘저항하면 정부 물러나’ 확신 심어줘”

박수지 기자 2026. 9. 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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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기본공제 금액을 현행 12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한 것은, 실거주 여부에 따라 크게 벌어지는 세 부담 격차를 완화해달라는 더불어민주당 요구를 어느 정도 반영한 '절충안'으로 해석된다. 다만 '실거주 원칙'을 천명하며 주택 소유자 가운데 상위 1%에게 적용되는 종부세 부담을 늘리는 개혁안마저 사실상 백기를 든 모양새여서, 공정 과세를 위한 정부의 개혁 동력이 크게 꺾이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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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주 1주택’ 종부세 기본공제 12억 유지
공정 과세 개혁 동력 차질 우려
1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매물 정보. 연합뉴스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기본공제 금액을 현행 12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한 것은, 실거주 여부에 따라 크게 벌어지는 세 부담 격차를 완화해달라는 더불어민주당 요구를 어느 정도 반영한 ‘절충안’으로 해석된다. 다만 ‘실거주 원칙’을 천명하며 주택 소유자 가운데 상위 1%에게 적용되는 종부세 부담을 늘리는 개혁안마저 사실상 백기를 든 모양새여서, 공정 과세를 위한 정부의 개혁 동력이 크게 꺾이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26년 세제개편안’을 보면,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9억원으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한 지 29일 만이자, 지난 23일 민주당이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비거주자 차등을 없애달라고 요구한 지 불과 9일 만이다. 현재 1주택자는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12억원의 기본공제를 인정하지만, 정부는 앞으로 실거주는 14억원, 비거주는 9억원으로 차등을 두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정부안 수정은 전날 저녁께 긴급하게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까지도 부동산 관련 세제는 정부 원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한 뒤 국회에서 논의를 거쳐 수정안을 마련하는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고 한다. 전날 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밝힌 사의를 이재명 대통령이 전격 수용한 것과 때맞춰, 국무회의 의결을 앞둔 정부 세제개편안에도 큰 변동이 있었던 셈이다. 부동산 악재로 인한 민심 이반을 달래기 위해 정책 컨트롤타워를 교체하는 것과 동시에 여당의 세 부담 완화 요구를 수용한 모양새로 읽힌다.

이 밖에 이날 의결된 세제개편안은 비거주 부부 공동명의 1주택도 각각 6억원씩 12억원 공제받는 것으로 변경해, 기존 개편안(4억원씩 8억원 공제)보다 공제액을 늘렸다. 아울러 재산세·종부세 등 보유세 납부액이 전년 대비 150%를 넘지 않도록 한 세 부담 상한도 현행을 유지하기로 했다. 애초 한도를 200%까지 높여 세 부담 체감도를 끌어올리려 했는데, 이 역시 ‘유턴’한 셈이다.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당은 더 큰 폭의 세 부담 완화 방안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이날 “당은 1주택자 종부세 기본공제에 거주 여부에 따른 차등을 두지 않는 방안을 포함해, 세 부담 우려가 과도하게 확산하지 않도록 하는 여러 보완 의견을 꾸준히 제기해왔다”며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필요한 사항을 보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여당의 요구에 따라 불과 며칠 만에 정부안이 되물림한 것을 두고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현동 배재대 교수(경영학)는 “공정 과세라는 정책 목표를 상정했다면, 어려움이 있더라도 국민을 설득하며 가야 하는데, 한마디 설명도 없이 물러섰다”며 “강하게 저항하면 후퇴한다는 확신을 시장에 심어준 점은 특히 정부의 개혁 동력을 크게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전국 주택 소유자(개인) 1597만6천명 중 종부세 납부 대상자는 3% 정도에 그치고, 1가구 1주택 납부자는 전체의 1% 수준이었다는 점 역시 정부 입장에서 아픈 대목이다.

한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는 현행대로 만기 무제한 연장, 연 납입한도 미사용분 이월 혜택을 유지하기로 했다. 실효성 논란이 일었던 ‘주가누르기 방지법’은 정부 원안대로 의결한 뒤, 국회 심사 과정에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수지 김윤주 김채운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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