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파업·신차 대기 수요에 내수 '휘청'.. 8월 판매 급감
그랜저·싼타페 등 주요 차종 판매도 내수 부진 못 피해
해외 판매 8.5% 감소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하락세
노사 갈등 장기화와 신차 대기 수요가 실적 회복 변수

내수 시장에서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데다 해외 판매까지 감소하면서 글로벌 판매 역시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신차 출시를 앞둔 대기 수요까지 겹치면서 생산과 판매가 동시에 위축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1일 올해 8월 국내 3만4333대, 해외 25만4241대 등 세계 시장에서 총 28만8574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전체 판매량은 14.2% 감소했다. 특히 국내 판매 감소폭이 컸다. 국내 판매량은 지난해 8월 5만8350대에서 올해 3만4333대로 41.1% 줄었다.
차종별로 살펴보면 세단은 그랜저 5931대, 쏘나타 3105대, 아반떼 1462대 등 총 1만922대가 판매됐다. 그랜저가 세단 판매를 이끌었지만 내수 시장 전반의 위축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레저용 차량을 포함한 RV는 싼타페 3596대, 팰리세이드 1812대, 아이오닉 5 1372대 등 총 1만810대가 팔렸다.
상용차 시장에서도 감소세가 나타났다. 소형 상용차는 포터 4224대, 스타리아 2184대 등 총 6503대가 판매됐으며 중·대형 버스와 트럭은 1553대에 그쳤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80 1460대, GV70 1406대, GV80 1240대 등 총 4545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해외 판매는 25만4241대로 지난해 8월보다 8.5% 감소했다. 국내 판매 감소폭보다는 작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도 판매 부진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부담이 커졌다. 현대차는 주요 시장의 수요 흐름과 함께 생산 일정 변화, 신차 출시를 앞둔 구매 대기 심리가 판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실적에서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른 부분은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이다. 생산량이 줄어들면 영업 현장에서 차량을 판매하고 싶어도 공급 가능한 물량 자체가 부족해질 수 있다.
인기 차종의 출고 일정이 길어지면 소비자의 구매 결정이 늦어지고, 일부 소비자는 경쟁 브랜드로 이동할 가능성도 커진다. 신차 출시를 앞둔 대기 수요까지 겹치면서 기존 모델의 판매가 위축되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은 생산 차질이 판매 감소에 그치지 않고 부품업체와 물류업체 등 연관 산업으로 영향을 확산시키는 구조다.
특히 완성차 생산이 일정 기간 흔들리면 협력사의 가동률과 매출에도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현대차처럼 국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기업의 생산 차질은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사 갈등을 둘러싼 비용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임금과 근로조건을 둘러싼 협상은 노동자의 권익과 직결되지만, 장기간 생산 차질이 이어질수록 기업의 판매 기회와 협력사의 경영 여건에도 부담이 커진다. 노사가 협상 과정에서 생산 차질에 따른 파급효과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의 8월 판매 실적은 파업과 신차 대기 수요가 맞물리면서 내수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흔들릴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향후 노사 갈등이 해소되고 생산이 정상화되더라도 줄어든 판매 물량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할지가 핵심 과제로 남았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기와 소비심리 변화가 이어지는 만큼 생산 안정성과 신차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