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회생법원, 개인회생 1개월 내 개시 목표…‘선면책’도 시행

전재용 기자 2026. 9. 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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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충분한 사건 불필요한 보정 줄여 신속 처리
파산 장기화 땐 절차 종료 전 면책…채무자 재기 지원
▲ 기업과 개인의 회생·파산 사건을 전담하는 대구회생법원이 개원한 가운데 한 시민이 법원 앞을 지나고 있다. 경북일보 DB

대구회생법원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개인채무자의 신속한 경제활동 복귀를 돕기 위해 개인회생과 개인파산 절차를 대폭 간소화한다.

법원은 개인회생 사건의 처리기간을 단축하는 '개인회생절차 신속개시 제도'와 파산절차가 장기화할 경우 면책결정을 먼저 내리는 '개인파산 선면책 제도'를 1일부터 시행한다.

'개인회생 신속개시'는 제출자료가 충분하고 재산·채무관계와 신청 경위 등에 특별한 위험요인이 없는 사건을 대상으로 한다. 법원은 해당 사건에 대한 기본심사를 실시하고 개시 여부 판단에 필요한 사항은 확인하면서도 이미 제출된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추가 자료를 반복해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자산과 보험, 자동차, 소득, 부양가족, 주거비 등의 자료도 모든 사건에 일률적으로 추가 제출을 요구하기보다 사건별 상황에 따라 필요한 경우에만 보완을 요청한다. 이를 통해 채무자의 서류 발급·제출 부담을 줄이고 회생위원과 재판부가 실질적인 쟁점에 집중하도록 해 개인회생 개시결정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법원은 기본적인 서류가 갖춰지고 특별한 위험요인이 없는 사건의 경우 신청일로부터 가급적 1개월 이내 개시결정을 목표로 뒀다. 제도 시행 이후 여러 사건에서 조기 개시결정이 이뤄졌는데, 최근에는 신청서 접수 후 5일 만에 개시결정이 내려진 사례도 나왔다.

다만, 신속처리가 모든 사건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법원은 정당한 이유 없이 장기간 보정에 응하지 않거나 금지·중지명령의 효과만을 이용하면서 절차를 지연시키는 등 제도 남용이 의심되는 사건에 대해서는 개시신청 기각이나 금지명령 취소를 비롯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법원은 면책 여부에 대한 심사가 충분히 이뤄졌다면 파산절차가 끝나기 전에 면책허가결정을 내리는 '개인파산 선면책 제도'를 시행한다. 부동산 경매나 채권 회수, 부인권 관련 절차 등으로 재산 환가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경우 채무자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로 파산절차가 장기화하고 면책과 복권까지 늦어져 경제적 재기를 가로막는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사건이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선면책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면책불허가사유에 대한 조사와 채권자의 이의 여부 확인 등 법률이 정한 면책절차가 완료돼야 한다. 아울러 채무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절차가 지연됐거나 추가적인 조사·협조가 필요한 사건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선면책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파산절차 자체가 종료되지는 않는다. 파산관재인은 재산 환가와 채권조사, 배당 등의 절차를 계속 진행하고 법률상 비면책채권 역시 그대로 유지된다.

대구회생법원 관계자는 "개인회생·파산절차에서 신속성은 단순히 사건처리 일수를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채무자가 다시 일상과 경제활동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기를 앞당기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속한 처리가 가능한 사건은 적극적으로 조기에 처리하는 한편, 충분한 조사가 필요한 사건은 면밀히 심사해 신속성과 공정성을 함께 확보하겠다"며 "선면책 제도 역시 채무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파산절차가 장기화돼 새로운 출발이 늦어지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