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생태계' 접고 '글로벌 시장' 집중…미래에셋, 디지털자산 사업 재편 속도
홍콩서 토큰화 상장지수펀드 실험 본격화

미래에셋그룹이 디지털자산 사업의 무게중심을 자체 웹3 생태계 구축에서 글로벌 금융상품 유통으로 옮기는 모습이다.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홍콩에서 토큰화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놓은 가운데 디지털엑스의 경우 기존 웹3월렛 서비스 재편에 나섰다.
유명무실 웰렛 서비스 종료…그룹 통합 서비스 재정비 가능성
앞서 디지털엑스은 블록체인 개발사 오지스와 손잡고 이더리움 기반 레이어2 네트워크인 실리콘 레이어를 공동 개발했다. 레이어2는 기존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처리 부담을 줄이고 거래 속도와 비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 별도로 구축하는 확장형 네트워크다. 디지털엑스는 이를 기반으로 웰렛을 구축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실리콘 레이어는 사실상 실패 수순을 밟았다. 실리콘 스코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실리콘 레이어의 일일 전송량은 1000건 미만까지 줄어들었다. 사실상 블록체인이 작동하지 않는 데다 해당 개발사인 합작법인 하이드로우도 인원을 축소하는 등 사업 동력이 멈춰선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독자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식이 기술 개발만으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며 "네트워크의 가치는 참여자, 유동성, 개발자, 콘텐츠와 금융상품 등 복합적인 요소가 결합될 때 형성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웰렛 서비스 종료를 향후 그룹 내 디지털 지갑 서비스의 재정비 과정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자산 보관과 관리 기능을 분산 운영하기보다, 미래에셋이 구축 중인 디지털자산 지갑 인프라를 중심으로 통합 고도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디지털엑스 관계자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서비스 재개 관련해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며 "미래에셋과의 월렛 통합작업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디지털엑스가 가상자산 투자·거래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미래에셋그룹 고객을 위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 접점을 맡을 경우, 개인용 지갑은 그룹 금융상품과 연동되는 기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디지털엑스를 미래에셋 3.0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고 밝힌 만큼 단순한 가상자산 사업자로 키우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단순 거래 수수료 사업보다는 자산운용 역량을 결합해 디지털엑스를 증권-디지털자산 플랫폼을 잇는 인프라 사업자로 키우려는 전략에 가까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홍콩서 토큰화 첫발…차세대 먹거리 준비
토큰화 클래스는 기존 펀드 지분을 블록체인상 디지털 토큰 형태로 기록·표시하는 구조다. 토큰 1개가 펀드 지분 1좌와 일대일로 대응해 투자자는 기존 펀드에 대한 권리를 유지하면서도 해당 지분을 토큰 형태로 보유할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직접 운용하는 펀드를 토큰화해 유통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이에 앞서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은 지난 6월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하나의 모바일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는 '맵스(MAPS)'를 선보였다. 주식 투자를 넘어 가상자산까지 거래가 가능한 플랫폼을 해외에서 선제적으로 구축한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은 몇 년 전부터 기존 전통 금융 영역에서 힘을 빼고 토큰화를 추진했다"며 "여러 움직임들로 봤을 때 디지털자산기본법 출시에 맞춰 모든 글로벌 유통망을 이어놓겠다는 계획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종욱 기자 onebell@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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